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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윤경신 국가대표 은퇴식

작성자
Handballkorea
등록일
2012.09.24
조회수
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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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SK 핸드볼코리아리그 챔피언 결정전이 끝난 후 우리는 한 사람을 떠나보냈다. 이미 언론에도 많이 알려진 바와 같이 이날은 대한민국 핸드볼의 아이콘 윤경신 선수의 22년간의 국가대표 생활을 마무리 짓는 국가대표 은퇴식이 있었다. 명성 그대로 많은 취재진들이 몰려 그의 가는 길을 함께 안타까워했고 축복해주었다.
 
17살이던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그는 아시안게임 6차례 올림픽 5차례를 태극마크가 달린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특히 그에게 마지막 올림픽이었던 런던올림픽에서는 기수장으로 선발되어 개회식에서 대한민국 국기를 들고 선수단을 이끄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많은 스포트라이트와 수많은 기록을 갖고 있는 그지만 올림픽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그의 활약 속에 조 1위로 예선을 통과했던 베이징올림픽에서는 8강에서 스페인에 발목을 잡히며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했고 주위의 만류 속에서도 올림픽 메달 하나만을 보고 출전 의지를 불태웠던 런던올림픽에서는 5전 전패라는 기록으로 씁쓸히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이 더 아쉽다고도 했다. 그리고,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태극마크는 내 몸의 일부다. 선수로 태극마크를 반납하지만 완전히 떼어내지는 않겠다. 국가대표 지도자로서 할 일이 분명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실제로 이날 보통 은퇴식에서 거행되는 유니폼 반납식은 없었다.

SK 최태원 회장의 공로패 전달을 시작으로 진행된 이날 은퇴식에는 그가 걸어온 발자취를 느낄 수 있게 많은 인사와 선후배들이 참석했다. 먼저 지금의 그를 있게 한 어머님께서 함께 자리했고 그의 은사 유재충 전 국가대표 감독도 자리했다. 그의 모교인 경희대 선수들도 함께 자리했고 그가 실업 선수로 몸담았던 두산의 이상섭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도 그의 마지막을 축하해주었다.
 
그리고, 이날의 깜짝 이벤트... 그의 등번호 77번을 새긴 빨간색 티셔츠를 입은 서포터즈들이 좌석으로 77번 모양을 그려 깜짝 선물을 했다.
 
서포터즈들에 감사의 마음으로 윤경신은 온 몸으로 하트를 날려 보내기도 했고 강남스타일에 맞추어 즉석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그에게 앞으로의 바람을 적은 종이비행기를 날려 보내기도 했다. 한 팬은 오래오래 남아서 핸드볼이 발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어달라고 했다.
 
그는 자필로 적어 내려간 편지를 통해 비록 국가대표 선수로는 은퇴하지만 공부하는 지도자가 되어 자리한 많은 분들게 실망시켜드리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한국 핸드볼이 발전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아들과 아내에게 함께 해주지 못한 데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앞으로는 윤경신 선수가 아닌 보통 사람 윤경신으로서의 삶도 충실할 것임을 약속했다. 내내 차분히 말을 이어가던 그의 목소리가 이제는 진짜 마지막이라고 느낀 듯 살짝 떨려왔고 나오려던 울음도 애써 참아내는 눈치였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에서 마지막 나온 이름은 김종하 대핸핸드볼협회 명예 회장의 이름이었다. 비록 오늘의 주인공은 그였지만 핸드볼 원로에 대한 예의도 잊지 않는 인간다운 면을 발견할 수 있었다.
 
김종하 명예 회장은 어쩌면 핸드볼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던 어린 시절 그가 핸드볼을 할 수 있었던 이유였을 지도 모르겠다.


한 서포터즈가 들고 있던 것처럼 그는 핸드볼의 ‘윤경申’이었다.
 
이제 전설로 기억될 그 이름이지만 그는 어쩌면 지금보다도 더 바쁜 시간을 보낼 지도 모르겠다. 원소속팀 두산과 계약이 만료된 그는 신생팀이 생겨난다면 선수로서의 생명은 이어갈 뜻도 밝혔다. 그리고, 한국 핸드볼의 미래를 걱정하며 유소년 핸드볼에 대한 필요성도 역설했다. 독일과 한국의 연계를 통해 핸드볼 꿈나무들을 어릴 때부터 독일로 보내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윤경신 선수가 아닌 지도자 윤경신으로서의 발걸음은 벌써 시작됐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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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핸드볼협회 차병기 객원기자 : jan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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