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SK 핸드볼코리아리그가 남자부 두산, 여자부 인천체육회의 우승을 끝으로 42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 지었다.
리그가 열리기 전 당초 예상은 남자부는 두산이 윤경신과 박중규가 빠져나가며 전력이 약화된 반면 다른 팀들이 대학 졸업 신인 선수들과 군 제대 선수들을 적절히 영입하며 상승효과를 가져와 5개 팀이 물고 물리는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였고, 여자부는 서울시청이 다크호스가 될 거라는 몇몇 감독의 예상은 있었지만 아무래도 전통의 강호인 인천체육회와 원더풀 삼척이 강세를 보이지 않겠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막상 리그가 시작되자 남자부는 모든 이들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두산의 독주 체제로 한 시즌이 이어졌다. 두산은 윤경신과 박중규가 빠져나갔음에도 그래도 이재우, 정의경, 박찬영, 임덕준 등이 런던올림픽에 출전하며 남자부 최강자다운 면모를 보였다. 특히 이재우는 윤경신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한 설움을 한방에 날려 보내며 최고 선수의 자리에 올랐다. 정규리그 MVP, 남자부 개인 득점 1위, 베스트 7, 챔피언 결정전 MVP까지 2012년은 이재우에게 있어 잊히 못할 한 해가 될 듯하다. 그 외에 이동명, 오윤석, 송인준, 나승도 등 국가대표를 거친 선수들 또한 자기 자리에서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해내며 역시나 준 국가대표 팀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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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부는 1라운드에서는 서울시청의 매서운 기세가 여자부 전체 판도를 통째로 뒤흔들며 깜짝 1위에 올랐고 역사와 전통의 대구시청이 김진이라는 특급 신인의 영입과 국가대표 주희 골키퍼의 눈부신 활약 속에 지난 시즌 6위에서 일약 2위까지 수직 상승을 했다. 두 팀의 기세에 당초 우승 후보로 지목되었던 인천체육회와 원더풀 삼척은 3, 4위에 그쳤다.
하지만, 올림픽을 마치고 2라운드에 접어들면서 원더풀 삼척과 인천체육회는 역시나 강팀의 본색을 들어내며 1, 2위로 정규리그를 마쳤고 챔피언 결정전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특히 여자부 우승을 차지한 인천체육회는 김온아가 부상으로 시즌을 통째로 날리며 어려움이 예상됐으나 리그 시작을 앞두고 조효비가 극적으로 합류하며 전력 손실을 최소화했고 류은희가 올림픽을 통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며 팀의 중심으로 확실히 자리 매김했다. 류은희는 챔피언 결정전 2차전에서 막판 대활약으로 자칫 넘어갈 뻔했던 우승의 추를 인천체육회쪽으로 돌려놓으며 이제 여자 핸드볼에 ''류은희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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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모든 경기는 끝났다. 이제는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할 때다. 2012 시즌을 돌아보면 2012 시즌은 한국 핸드볼에 있어 여러 가지 면에서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제일 큰 의미는 핸드볼 전용경기장이라는 내 집 안방에서 일정을 치른 첫 시즌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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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핸드볼코리아리그는 잠실 학생체육관, 인천 도원체육관, 용인 실내체육관, 대구 실내체육관을 돌아가며 리그를 치렀고 챔피언 결정전은 광명 실내체육관에서 치렀다. 말 그대로 이리저리 떠돌아가며 리그를 치른 셈이다. 하지만, 2012 시즌은 2011년 10월 핸드볼인들의 숙원과도 같았던 핸드볼 전용 경기장이 완공되며 남의 집이 아닌 우리 집 안방에서 리그의 대부분 일정을 소화했다. 향후 핸드볼코리아리그는 SK 핸드볼 전용경기장이 주경기장이 되어 리그가 이어질 것이고 그 시작은 2012 시즌이다.
고정 팬의 증가 또한 2012 시즌을 의미 있게 만들었다. 리그가 시작된 전반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리그가 있는지도 리그가 열리고 있는 지도 몰랐다. 경기장을 찾는 사람들 대부분은 팀 관계자들이나 지인, 가족, 친구들이었다. 하지만, 런던올림픽에서 변함없는 활약으로 온 국민에 감동을 선사하며 그러한 선수들의 노력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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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여자 선수들의 인기는 올림픽 전후로 급변했다. 그 중에서 류은희의 인기는 단연 압권이었다. 후반기 리그 운영 중 달라진 점이 있다면 경기 후 승리 팀 선수들의 팬 사인회가 열리는 것이었는데 9월 8일 인천체육회의 경기 후 류은희, 조효비, 김선화의 팬 사인회에는 수백 명의 팬들이 몰려 급기야 진행 요원이 통제해야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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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8일 경기 후 팬사인회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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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체육회 경기가 있는 날이면 플래카드를 들고 와 응원하는 팬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들의 응원과 함성소리는 비록 인기스포츠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들이 내뿜는 열기는 수만 관중 못지않았다.
핸드볼 서포터즈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핸드볼 서포터즈는 협회가 야심차게 준비 중인 프로젝트로 2020년까지 7만 서포터즈를 구성한다는 원대한 포부아래 2012년 6월 첫 발을 내디뎠다. 올림픽 기간 동안 열띤 응원으로 단체응원전을 주도한 핸드볼 서포터즈는 후반기 리그가 열리는 동안에도 하루도 빼먹지 않고 경기장을 찾아 응원 문화를 주도하며 경기장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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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올림픽 국민응원전 당시 모습 |
올림픽이 열리기 한 달 전에 결성된 탓에 준비 과정이 미흡했던 핸드볼 서포터즈는 이제 보다 체계적인 서포터즈로 거듭나기 위해 제 살 도려내기에 나섰다. 과연 핸드볼 서포터즈가 어떤 모습으로 재탄생할 지도 관심거리다.
리그를 정착시키기 위한 협회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우선 협회가 2008년 전부터 이어오고 있는 인터넷 생중계는 이번 시즌에도 챔피언 결정전 포함 전 경기가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 됐다. 지난 경기들은 협회 홈페이지만 다시 볼 수 있던 것에서 유투브를 통해서도 다시보기 서비스를 이용 가능하도록 했다.
심판회의를 통해 오심을 최소화하려는 노력도 엿보였다. 경기가 열리기 전 실시된 심판회의를 통해 전 심판진들이 전날 경기에 대한 비디오 분석에 함께 참여하며 일관성 있는 경기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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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연속 경기의 두 번째 경기를 기존의 시간대에서 30분 앞당겨 경기를 치름으로써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귀가 시간을 돕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후반기 리그부터는 승리 팀에 한해 팬 사인회가 경기장 관중석 뒤편에서 열려 팬과의 거리를 보다 가까이 가고자 노력했다.
이러한 협회의 노력과 함께 그동안의 팀별 전력 불균형에서 벗어나 치열한 경쟁 구도가 펼쳐진 것도 2013 시즌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웰컴론 코로사가 막판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거머쥐는 대반전 속에 남자부는 팀별 두 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도 최하위 팀마저 플레이오프행 티켓이 가시권에 놓이는 등 두산을 제외한 4개 팀이 물고 물리는 초접전의 순위싸움이 펼쳐졌다. 여자부는 더해서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플레이오프행 티켓이 뒤바뀌는 극적 반전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덧붙여 2013 시즌부터 여자부에서 선 시행될 신인 드래프트제도는 팀별 전력 균형을 이루는데 더욱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리그 막판 매서운 고춧가루를 뿌려대며 고춧가루 부대 노릇을 톡톡히 한 경남 개발공사는 드래프트 순위에서 선순위에 놓인 만큼 좋은 신인을 영입한다면 2013 시즌 돌풍의 팀으로 거듭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2012 SK 핸드볼코리아리그 결산 ②에서 계속...
[대한핸드볼협회 차병기 객원기자 : jan35@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