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시즌이 1편에서처럼 많은 결실이 있었던 한 시즌이었다면 해결해야 할 숙제도 함께 안겨 준 한 시즌이기도 하다.
여전히 외면 받고 있는 현실... 그리고, 인프라 구축
런던 올림픽 이후 달라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사람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현재 핸드볼의 현실이다. 남녀 챔피언 결정전 2차전이 벌어진 마지막 날은 1층은 꽉 찼고 2층도 드문드문 관객이 자리하는 등 3,000 여명의 팬이 경기장을 찾았지만 평소에는 그렇지 못 했다.
여자 대표팀 강재원 감독이 런던 올림픽에서 4강 패배의 원인으로 꼽은 가장 큰 이유는 인프라였다. 올림픽 4강전은 3층까지 있는 대규모의 경기장에서 열렸고 만여 명의 관중이 꽉 들어찬 가운데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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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내뿜는 함성과 열기는 국내리그에서는 전혀 느껴보지 못한 분위기의 그것이었다. 그런데, 그 수많은 관중들이 우리의 상대 국가를 일방적으로 응원하고 우리 대표 선수들에게는 야유와 비아냥거림으로 일관했을 테니 선수들이 몸으로 느꼈을 중압감은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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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럼에도 예전처럼 비관적이지만은 않은 것은 꾸준히 관중이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활약하다 국내로 복귀한 장소희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일본이 지금은 핸드볼 인기가 있는 편인데 처음 일본에서 활동할 때는 그렇지 않았다. 팬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고 그 결실이 지금에 이른 것이다. 우리나라도 더 나아지리라 본다. 관중보다 선수들이 더 많은 상태에서 경기를 했던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아니지 않은가?”라고 말하며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내다보았다.
중고등학교의 방과 후 학교 클럽스포츠 활동에 핸드볼이 끼어 있는 것도 핸드볼의 대중화의 한 요소로 여겨진다. 핸드볼이 인기가 없는 이유 중 하나는 여타 종목과는 다른 생소한 룰에 있다. 핸드볼을 지켜보다 보면 심판의 휘슬이 왜 불리는지 공격권이 왜 바뀌는지 모른 채 경기를 지켜볼 때가 많다. 하지만, 학교 클럽스포츠 활동을 통해 보다 쉽게 핸드볼을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이러한 점을 해소하려 하고 있고, 실제로 후반기에 경기장을 찾은 학생팬들 에는 학교 클럽 스포츠 활동을 통해 핸드볼을 접하고 그로 인해 경기장을 찾았다는 학생들이 있었다.
스타 선수가 있어야...
스타마케팅도 관중을 늘릴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스포츠는 모르나 선수가 좋아서 경기장을 찾고 그러다보니 스포츠 마니아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스포츠팬들 사이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올 해 프로야구는 박찬호의 국내복귀로 박찬호가 등판하는 경기는 전국 어느 구장을 막론하고 매진 사례를 이루기도 했다. 런던올림픽에서 핸드볼이 더한 감동을 주었음에도 올림픽 후 방송사들에서는 여자 배구 선수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았다. (물론 핸드볼의 경우 국내리그의 재개로 선수들이 경기 외적인 활동을 소화할 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것은 김연경이 갖은 스타성 때문이었다.
그런 면에서 핸드볼은 여전히 스타 선수의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핸드볼 하면 여전히 윤경신을 떠올리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런던올림픽에서 류은희의 활약은 핸드볼에 있어서 가뭄의 단비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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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은희는 핸드볼인들이나 핸드볼팬들로부터는 이미 스타로 자리 매김 했지만 국민들 앞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릴 기회가 없었는데 올림픽이 그 역할을 했다. 여자부의 경우 올림픽 이전에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나 팬들의 관심이 온통 김온아에게 쏠려 있었다. 대표팀 출정식에서 류은희를 향한 언론의 인터뷰는 한 건도 없었다. 하지만, 류은희는 런던올림픽에서 여자핸드볼의 미래임을 스스로 증명해 보였고 후반기 들어 이는 고정 팬의 증가로 이어졌다.
조효비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조효비는 올림픽에서 대표팀에서 유일하게 핸드볼 베스트 7에 이름을 올리며 그 존재감을 알렸다. 스페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경기 종료 부저와 함께 마지막 속공을 연결하던 장면은 팬들의 뇌리에 영원히 기억될 명장면으로 꼽힌다. 그런 까닭일까? 리그 후반기부터 현장에서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기투표에서 조효비는 남녀 통틀어 1위 자리에 올랐다.
그 외 핸드볼 아카데미 등을 통한 유망주 발굴 사업이 지속적으로 전개하며 스타 선수 발굴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런가 하면 그러한 선수들을 해외 연수 등 좀 더 폭 넓고 체계적으로 선수를 키워내야 한다는 지적도 일선에서는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여전한 팀 간 전력 불균형
팀 간 전력 불균형도 이제는 심각하게 고려해볼 문제다. 인천과 삼척은 핸드볼의 성지로 많은 핸드볼 선수들이 두 지역을 통해 자라고 성장했다. 그러다보니 두 지역을 연고로 하고 있는 팀들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인천체육회와 원더풀 삼척이 전통의 강호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에 반해 경상도와 전라도의 영호남 지방은 핸드볼의 불모지나 다름없다. 올 시즌 여자부 순위를 보면 5위부터 8위까지가 모두 영호남 지방 팀들이다.
핸드볼협회에서는 이러한 팀 간 불균형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자부의 경우 2013 시즌부터 남자부의 경우 2015 시즌부터 신인 선수 계약에 대해서 전면 드래프트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제는 드래프트를 거치지 않은 경우 실업 선수로 활약할 수 없게 됐다. 드래프트제에 대해서 느끼는 체감 온도가 지역별로 혹은 일선 지도자 및 학부모와 실업 관계자들이 많이 다른 만큼 드래프트제의 성공 여부는 국내리그의 활성화에 막대한 영향을 주리라 본다. 뿐만 아니라 프로화를 목표로 진행 중인 핸드볼협회의 사업에서도 신인 드래프트제는 필수불가결한 것이어서 성공적인 안착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팬을 위한 일정과 경기 시간대...
마지막으로 시즌 일정과 경기 시간은 신중히 고려해 볼 문제다. 국내 최대 인기 스포츠인 야구와 축구는 봄에 시즌을 시작해 가을에 시즌을 마감한다. 그에 반해 농구와 배구는 가을에 시작해 겨울을 거쳐 봄에 시즌을 마친다. 농구와 배구가 겨울에 시즌이 열리는 것은 야구와 축구의 화제성을 피하기 위함도 한 이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농구장을 찾는 팬 중에는 야구가 시즌을 끝내고 볼 스포츠가 없어 농구장을 찾는 팬들도 상당수 있다. 여자 농구의 경우 여름리그와 겨울리그로 나누어 시즌을 치렀으나 지금은 여름리그가 폐지된 상태다. 이런 이유로 핸드볼도 리그가 열리는 일정을 고정화할 필요성이 있지 않나 한다.
1주일 사이에 휴식 타임이 없이 치러지는 일정도 고려해 볼 문제인 듯하다. 축구는 주말에 한 경기, 그리고, 수요일에 한 경기를 치르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야구와 농구의 경우 월요일을 휴식일로 잡고 있다. 남자 프로농구의 경우 몇 년 전 월요일과 금요일을 휴식일로 정했지만 팬들의 혼란만 야기해 다시 월요일만 쉬는 것으로 고정화한 상태다. 이처럼 일정을 고정화시키게 되면 오늘 경기가 열리는지 안 열리는지 팬들이 쉽게 각인이 되어 팬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한다.
경기가 열리는 시간도 고려해 봤으면 싶다. 야구는 평일에는 오후 6시 30분 주말에는 오후 5시로 고정되어 있다. 농구의 경우 평일 오후 7시 주말에는 오후 2시, 4시다. 기존에는 주말 경기를 오후 3시, 5시에 진행했으나 두 번째 경기가 너무 늦게 끝난다는 지적 아래 이번 시즌부터는 한 시간씩 당겼다. 핸드볼은 낮에 경기를 해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다는 불평이 있는 만큼 보다 팬들이 즐길 수 있는 시간대를 고민해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된다.
[대한핸드볼협회 차병기 객원기자 : jan35@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