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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전노장 오성옥, 베이징을 부탁해”

작성자
HandballKorea
등록일
2007.06.27
조회수
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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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구 엄마. 좀 도와줘~!” “성민이 엄마(임오경)한테 부탁하시죠. 선생님.”

마치 선생님의 얌통머리 없는 부탁에 학부모들이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좀 더 들어보면 그게 아니다. “너희들이 빠지면 이번 대표팀은 불안하단 말이야. 올림픽은 나가야 할 거 아닌가!” 선생님은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임영철 감독, ‘승구 엄마’는 백전노장 오성옥(35)이다.

오스트리아 히포방크에서 뛰고 있는 오성옥은 지난 25일 오랜만에 옛 동료들을 만났다. 이달 초 유럽 리그가 끝나 국내에 들어왔는데 마침 인천에서 국제실업핸드볼대회가 열려 경기장을 찾았다. 인천 도원체육관 스탠드에 도란도란 앉아 얘기꽃을 피우는 모습이 마치 여고 동창 모임 같았다.

오성옥은 지난 90년 대전 동방여고 3학년 때 처음 태극 마크를 달았다. 이후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금메달, 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을 땄고, 95년엔 올림픽보다 훨씬 힘들다는 세계선수권대회 정상도 정복했다. 그러고도 오성옥의 어깨에 지워진 짐은 덜어지지 않았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도,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도 여자 핸드볼 대표팀에는 그녀의 이름이 어김없이 들어 있었다.

오성옥은 아직 경쟁력이 있다. 얼마 전 끝난 2006~07 유럽핸드볼연맹(EHF) 챔피언스리그에서 44골을 넣어 득점 랭킹 17위에 올랐다. 축구처럼 핸드볼도 유럽이 본고장. 세계적인 선수들 틈바구니에서 그녀는 여전히 골을 넣는다. 득점 랭킹 50위 안에 동양인은 오성옥이 유일하다. “앞으로 한 2~3년은 더 운동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이젠 대표는 그만 해야죠. 후배들이 잘해줄 겁니다.”

임영철 감독은 생각이 다르다. “8월에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아시아 예선에서 주최국 카자흐스탄의 텃세를 이겨내려면 성옥이 같은 노련한 선수가 필요해요.”

핸드볼협회는 이번 올림픽 예선도 ‘아줌마부대’에 맡길 생각이다. 93년 세계선수권대회 득점왕 홍정호를 비롯해 루마니아, 덴마크, 스페인, 오스트리아 등 유럽에 진출한 우선희, 김차연, 허순영, 최임정, 이상은 등 대부분 10년 이상 태극 마크를 달았던 선수들이다. 한국 여자 핸드볼은 아직도 아줌마 파워에 기대고 있다.

<조선일보 고석태 기자 kos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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