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회 동아시아클럽선수권대회가 4월 5일부터 7일까지 경상북도 구미의 박정희 체육관에서 펼쳐진다. 동아시아클럽선수권대회는 중동세력에 대한 동아시아지역의 입지 강화를 위해 창설된 동아시아핸드볼연맹(EAHF)이 매년 주최하는 대회로 한국, 일본, 중국의 국내리그 우승 클럽이 우승컵을 놓고 승부를 겨룬다. 지난 시즌에는 일본의 후쿠이 시에서 열렸고 남자부에서는 두산이 4연패를 달성했고, 여자부에서는 호코쿠가 우승을 차지했다. (여자부에서는 임오경 감독이 여자주니어청소년대표들을 데리고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대회 개최가 특히 의미 있는 이유는 정형균 대한핸드볼협회 상임 부회장이 동아시아연맹 회장 취임 후 갖는 첫 대회이기 때문이다.
|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낭독하고 있는 정형균 동아시아핸드볼연맹 회장 |
대회가 진행되는 박정희 체육관에 들어서자 주차장부터 선수들과 임원들을 맞는 현수막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
 |
 |
 |
박정희 체육관은 남자 프로배구 LIG 손해보험 그레이터스의 홈경기가 펼쳐지는 곳으로 2001년 2월 15일 개관해 최신식 시설을 자랑한다.
경기가 열리기 전 몸을 푸는 선수들 사이에서 반가운 얼굴들을 만날 수 있었다.
|
 |
가장 먼저 눈에 띈 선수는 오므론에서 뛰고 있는 우생순의 신화 여자 국가대표 피봇 김차연이다. 김차연은 2년째 오므론에서 뛰고 있으며 이번 시즌 오므론의 우승을 이끌었다.
인천체육회와의 개막 경기를 앞두고 동료들과 가볍게 몸을 풀며 긴장을 푸는 모습이었다. 인천체육회에는 런던올림픽 국가대표로 함께 뛰었던 류은희 외에도 함께 우생순 신화를 이끌었던 오영란, 문필희 등이 있어 그녀의 감회 또한 더욱 남달랐으리라.
오므론 팀에는 또 한사람의 반가운 인물이 있었는데 감독을 맡고 있는 황경영 감독이 바로 그다.
|
 |
황경영 감독은 몇 년 째 일본에서 감독 생활을 하고 있으며 일본에 핸드볼을 뿌리 내리게 한 장본인이다. 런던올림픽을 앞두고서는 일본여자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일본 선수들을 이끌고 고국을 찾기도 했다.
남자부에서도 반가운 얼굴이 눈에 띄었다. 지난 시즌까지 충남체육회에서 활약한 고경수다.
|
 |
오랜만에 고경수 특유의 탄력 넘치는 점프슛을 눈 앞에서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개회식을 앞두고는 사물놀이패가 신명나는 춤사위로 대회 분위기를 돋우기도 했다.
|
 |
이번 대회에는 3개국 8개 팀이 참가했다.
|
 |
남자부에서는 주최국 자격으로 현재 리그 1, 2위를 기록 중인 웰컴론 코로사와 두산이 참가했고, 일본대표로는 다이도스틸이, 중국대표로는 장수팀이 참가했다. 여자부에서는 남자부와 마찬가지로 주최국 자격으로 원더풀 삼척과 인천체육회가 참가했고, 일본대표로는 오므론이, 중국대표로는 안휘팀이 참가했다.
첫 경기로 열린 여자부 인천체육회와 오므론의 경기에서는 인천체육회가 23:22 한 점 차로 이기고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
 |
인천체육회는 지난주까지 리그를 치르는 강행군 속에 전체적으로 피로가 덜 풀린 탓인지 잦은 실책으로 후반 중반까지도 어려운 경기를 폈지만 후반 막판 류은희의 연속골로 추격하고, 원선필이 동점과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인천체육회 경기 중에는 홀로 북을 치고 깃발을 흔들며 목이 터져라 응원을 펴는 한 서포터즈도 만날 수 있었다.
|
 |
자신을 인천의 열혈 서포터즈라고 소개한 그는 회사에 월차도 내고 새벽 6시에 인천의 자택을 떠나 기차를 타고 먼 이곳까지 달려왔다고 했다. 객석 대부분이 텅 빈 경기장이었지만 홀로 응원하는 그의 목소리 하나에 경기장은 떠나갈 듯 했다.
여자 심판도 눈에 띄었다.
|
 |
메이단과 인징양 두 중국 심판이 그들이었는데 핸드볼의 추세가 여자 심판이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하루 빨리 여자 커플 심판이 나오기를 바라본다.
경기 후에는 김차연 선수를 만나볼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그녀에게서 뜻밖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이 대회가 그녀가 선수로 갖는 마지막 대회라는 것.
|
 |
"오늘 너무 떨렸다."고 입을 연 그녀는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고려중이다.“고 털어놨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일본에서 활약하며 국내에 있는 남편에게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한 것 같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소속 팀에서는 한 시즌만 더 뛰어달라고 하고 국내 실업팀에서도 입단 제의가 있기도 하지만 "올림픽에 더 나갈 것도 아니고 이제는 가정에 신경 쓰고 싶다.”며 선수는 누구나 은퇴를 하는 것이니 지금이 그 시기인 것 같아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막상 은퇴한다고 하니 슬픈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이제는 쿨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는 핸드볼 선수로서 이룰 모든 것을 다 이뤘다. 선수인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아테네 올림픽과 런던올림픽을 꼽았다. "아테네에선 금메달을 땄다면 너무 좋았을 거 같다. 메달을 따지 못한 런던올림픽도 아쉬움 많다. 모두들 정말로 열심히 했는데 부상선수가 많아서 결과가 안 따라준 것 같다.“
4월 7일까지 열리는 이번 대회를 끝내고 나면 일단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할 계획이라고 한다. "일단 좀 쉬고, 나중에 어린 선수들에게 핸드볼을 가르치고 싶은 욕심도 있다. 그런데, 집이 시골이라 마땅한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라며 환하게 웃기도 했다.
또 한 명의 영웅이 코트를 떠난다. 이제 코트에 남은 우생순 신화의 주인공은 몇 남지 않았다.
[대한핸드볼협회 차병기 객원기자 : jan35@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