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재경기에서 올림픽 본선 진출도 중요했지만 정말 자존심을 되찾고 싶었습니다\"
30일 저녁 일본 도쿄 요요기 국립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베이징올림픽 남자핸드볼 아시아예선 재경기 혼자 9골을 몰아넣으며 일본을 꺾는데 수훈갑이 된 한국 대표팀 주장 백원철(31.일본 다이도스틸)은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큰 목표만큼이나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었던 것이 있었다.
바로 일본에서 땅에 떨어진 자존심을 회복하는 것이었다.
작년 9월 역시 일본에서 열린 앞선 예선 한일전에서 단 한 골 밖에 넣지 못했던 것. 그 한 골도 7m 스로로 기록한 것이었다.
한국이 당시 일본을 30-25로 꺾었는데 경기 다음날 일본 현지 신문을 펼쳐본
백원철은 일본 언론이 자신에 대한 평가를 형편없이 해놓았다는데 기가 막혔다.
일본 언론은 13골을 몰아넣은 203㎝의 장신 거포 윤경신에 초점을 맞췄고, 백원철에 대해서는 \"너무 못했다\"는 식의 분석을 해놓았다.
일본 남자실업 다이도스틸에서 용병으로 뛰고 있는 백원철은 소속팀에 돌아가서도 감독에게 핀잔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현지 핸드볼팬들의 눈과 귀가 집중된 경기에서 활약을 못했으니 팀 이미지가 안 좋아졌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래서 백원철은 이번 재경기에서 각오를 더욱 단단히 했다. 세계 최고의 테크니션이라고 자부하는 자신의 능력을 일본 스포츠의 심장부에서 확실히 보여주고 싶었던 것.
다행히 이날 일본은
윤경신을 집중 마크했고 백원철에게 기회가 많이 찾아왔다. 백원철은 9골을 쏘아올리며 양팀을 통틀어 최다 득점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말끔히 회복했다.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리자 한국의 에이스 백원철은 두 손을 높이 들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고, 일본 핸드볼의 최고 스타인데도 이날 5골에 그쳤던 미야자키 다이스케는 벤치에 앉아 눈물을 흘렸다.
일본 기자들로부터 집중적으로 인터뷰 요청을 받은 백원철은 \"오늘 컨디션이 좋았다. 미야자키가 50% 정도밖에 컨디션이 안 나와 이길 수 있었다. 우리는 미야자키를 대비한 연습을 많이 했다\"며 \"후반 막판 일본도 기회가 있었는데 우리가 3개나 실책을 범하는 사이 일본도 똑같이 실책을 하는 바람에 우리가 이겼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에 못해서 부담이 있었고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초반에는
이재우가 통했고 막판에는 내가 통했다. 어마어마한 일본 관중 앞에서 한국이 올림픽에 진출하고 나도 잘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