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청 감독이 이끄는 여자주니어국가대표팀이 7월 13일(현지 시각) 끝난 2014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당초 대표팀은 4강을 목표로 했지만 노르웨이, 독일, 러시아 등 유럽 강호들을 모두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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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은 생각보다 쉽게 승부가 결정됐다. 현지에서는 러시아와 덴마크가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기세가 오른 우리 선수들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전반 초반 조수연(한국체대)의 활약으로 앞서나간 대표팀은 한 때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이번 대회 빛을 발한 전진 수비를 바탕으로 다시금 리드를 가져왔다. 이후 대표팀의 릴레이 골이 터지며 일찌감치 승부가 결정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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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으로 팽팽히 맞서던 전반 중반 조수연의 연속골로 앞서나간 대표팀은 유소정(의정부여고)의 7미터 던지기에 김수정(한국체대)의 골까지 터지며 10:6으로 달아났다. 대표팀의 찰거머리 같은 수비에 세계 최강 러시아는 실수를 연발했고 슛은 골대를 빗나갔다. 대표팀은 전반 종료 2분여를 남겨두고 16:8 더블 스코어 차로 점수 차를 벌리며 일찌감치 우승을 예약했다. 목이 터져라 응원하던 러시아 응원단의 기세도 우리 선수들의 플레이에 한 풀 꺾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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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을 16:10으로 마친 대표팀은 후반 초반 이효진의 7미터 던지기가 빗나가고 안나 비야히레바의 골로 18:15 석 점 차로 쫓기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김수정의 골로 다시 달아났고 후반 종료 8분 전 조수연의 골로 30:24 6점 차로 점수 차를 다시 벌리며 사실상의 승부를 결정지었다. 막판 3분여를 남겨놓고는 선수 전원을 벤치 멤버로 기용하기도 했다.
대표팀의 중심 이효진이 9골을 터뜨리며 공격을 이끌었고 이효진과 함께 2년 전 휘경여고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조수연도 9골로 활약했다. 김수정(6골)과 막내 유소정(6골)도 뒤를 잘 받쳤다. |
 대회가 끝나고 언제 그랬냐는 듯 장난끼 많은 소녀들로 돌아가 있었다. |
우생순 선배들도 이루지 못한 세계 제패, 어린 동생들이 이뤄내다!
이번 여자주니어대표의 세계 제패는 여러모로 시사 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 1977년 대회가 생긴 이래 첫 정상이라는데 가장 큰 의의가 있다. 이는 여자핸드볼의 전성기였던 우생순 선배들도 이루지 못한 대기록이다. 더불어 비유럽국이 정상에 오른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나라 여자주니어대표팀은 올 해까지 총 4번에 걸쳐 결승에 올랐다. 1985년, 1989년, 1991년 모두 결승에 진출했지만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1989년과 91년은 오성옥, 이상은, 임오경, 오영란 등 우생순 신화의 주역들이 참가한 대회였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우리나라의 우승을 좌절시킨 팀이 모두 러시아(당시 소련)였다. 이번 주니어대표팀이 러시아를 상대로 완벽한 승리를 거둠으로써 선배들이 당한 패배까지 설욕할 수 있게 됐다.
핸드볼코리아리그, 우승의 밑거름이 되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들어낸 후 축구 국가대표들은 자국리그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하나같이 한 목소리를 냈다. 자국리그의 성장이 더 큰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의미였다. 이번 대회 참가한 선수들은 조수연, 김수정(7번), 박새영, 유소정을 제외하면 모두가 실업선수들로 구성됐다. 이효진과 김진실은 고등학교 시절에도 활약이 좋았지만, 실업에 와서도 선배들과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며 맹활약을 펼쳐 이번 대표팀의 핵심 멤버로 활약했다. 원선필은 고등학교 시절에는 크게 부각되지 않았으나 실업 무대에서 일취월장한 실력으로 주장의 역할까지 소화하며 대회 베스트 7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번 주니어대표팀 중 박새영과 함께 시니어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유이한 존재다. |
 베스트 7에 뽑힌 이효진과 원선필 |
허유진의 활약은 더 큰 의미가 있어서 구리여고를 졸업한 허유진은 청소년대표와 주니어대표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 했던 무명에 가까웠지만, 실업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고 이계청 감독의 전술 변화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허유진은 레프트백이 주포지션이었지만 원선필과 교체해 들어가며 피봇에서 활약하는가 하면 이효진 대신 수비에 투입돼 이효진의 체력 안배를 도왔고 간간이 레프트백에서 슛도 터뜨렸다.
이는 모두가 핸드볼코리아리그의 성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핸드볼큰잔치를 이어받아 올해로 4년째를 맞이한 핸드볼코리아리그는 관중 수요 면에서도 매해 증가 추이를 보이며 착실히 성장하고 있다. 2013년부터는 리그 평준화를 목표로 신인 드래프트를 실시하고 있기도 하다. 일부 언론에서는 팀 이기주의로 인해 대표급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막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왔지만 이번 대회 우승을 통해 자국리그의 성장 또한 중요함이 입증됐고 대한핸드볼협회의 노력도 헛되지 않았음이 확인됐다.
더불어 SK가 입장을 재고하는 결과로도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를 해보기도 한다. 2008년부터 핸드볼을 후원하고 있는 SK는 그러나 국가대표의 국제 대회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투자에 대한 회의론이 불기도 했다. 하지만, 국가대표의 지원, 실업 리그의 창설과 더불어 유소년 핸드볼의 지원을 통한 핸드볼 생태계의 재정비에도 힘써온 대한핸드볼협회는 7년째 접어드는 지금 드디어 그 결실을 만들어냈다. 뿐만 아니라 7월 20일부터 마케도니아에서 열리는 2014 세계여자청소년선수권에서도 대형 유망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강은혜와 김소라를 필두로 유소정, 강경민, 강다혜 등 역대 최강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멤버로 4강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의 전폭적인 지원도 첫 우승을 도왔다. 이번 대표팀은 삼척시청의 이계청 감독이 이끌었다. 이계청 감독은 선수 시절이던 1989년과 여자대표팀 코치로 2003년에 대회에 참가했다. 두 번의 주니어대회에서 모두 9위를 차지했던 이계청 감독은 이번에는 반드시 4강안에 들겠노라며 열의를 불태웠고 이러한 의지가 선수들에도 전해져 값진 성과를 만들어냈다. 4강에서 부진했던 박새영 골키퍼를 대신해 우하림 골키퍼로 전반 이른 시간에 교체하며 승부수를 던졌던 것은 이번 대회 가장 빛난 용병술이기도 했다. 또 이번 대회는 정연호(서울시청) 코치 외에도 신창호 골키퍼 코치가 함께 했다. 런던올림픽 여자 국가대표 골키퍼 코치를 지냈던 신창호 골키퍼 코치는 족집게 전력 분석으로 런던올림픽에서도 주희 골키퍼의 많은 세이브를 이끌어냈다. 박새영 골키퍼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감독님이나 코치님이 상대팀을 분석해주신 대로 상대의 슛 궤적을 외워뒀다가 경기에 나서니 방어율도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부터 현지에서 응원한 한정규 대한핸드볼협회 회장 직무대행은 결승에 오른 직 후 선수들에게 최신 휴대폰을 포상으로 약속했고 우승 시에는 노트북까지 교체해주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는데 어린 선수들에게는 큰 동기 부여가 되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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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에이스로 자리 매김한 이효진. 그리고 유소정의 발굴
이번 대회가 낳은 최고의 수확은 이효진이다. 지난 대회 팀은 비록 6위를 기록했지만 활약을 인정받아 대회 MVP에 뽑혔던 이효진은 2년 후 더욱 성장한 모습으로 대표팀을 정상으로 이끌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대회 후 현지팬들로부터 유니폼 요구가 쇄도하기도 했다. 이효진은 2년 연속 대회 MVP에 뽑혔고 64골로 대회 득점왕도 차지했다. 베스트 7에도 이름을 올리는 등 이번 대회를 통해 일찌감치 시니어 대표팀의 차세대 에이스 자리를 예약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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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정의 발굴 또한 큰 수확이다. 이번 대회 유일하게 고등학생 신분으로 참가한 유소정은 팀의 주전 라이트백으로 50골을 기록 팀 내에서 이효진 다음으로 많은 골을 기록했다. 내심 베스트 7도 기대해 봄직했지만 러시아의 안나 비야히레바가 라이트백에 이름을 올렸다. 이미 시니어 대표팀에는 류은희와 정유라라는 걸출한 라이트백이 있지만 이 둘과 유소정의 플레이는 사뭇 다른 면이 있어 과연 유소정이 이들과 어떤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사진 출처 : 대회 공식 페이스북
[대한핸드볼협회 차병기 객원기자 : jan35@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