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와의 예선 3차전을 마친 다음날인 21일 아침. 아침 식사를 위해 호텔 식당으로 나온 대표팀 간판 공격수 이재우의 콧등이 퉁퉁 부어 있었다. 사우디전 막판 상대 수비수의 팔꿈치에 가격을 당하면서 당한 부상 후유증이었다. 당시 코피를 흘리면서 벤치로 나온 이재우는 얼음 찜질을 하면서 상처를 가라앉혔지만 심한 통증을 느껴야 했다. 대표팀 장인익 코치는 \"뼈에는 이상이 없어 다행이지만 통증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우의 안면을 가격한 사우디 선수의 수비에는 고의성이 다분했다. 사우디는 경기 막판 이재우가 연속골을 터뜨리자 이재우의 위치인 오른쪽 45도 지점에 컵으로 물을 뿌리는 상식 이하의 행동까지 저질렀다. 바닥을 미끄럽게 해 이재우의 부상을 유도하겠다는 심산. 심판이 뒤늦게 이를 발견하고 진행 요원들로 하여금 바닥을 닦게 하느라 경기는 수 차례 지연됐다.
이밖에도 사우디 선수들은 한국 공격수들이 슈팅을 시도할 때 목을 감아 넘어뜨리고 속공 찬스에서 발을 거는 등 보기만 해도 아찔한 장면을 계속 연출했다. 이날 사우디가 당한 2분간 퇴장만 무려 아홉 차례. 그 중 3명의 선수가 경고 없이 곧바로 레드카드를 받고 관중석으로 퇴장을 당했다.
김태훈 대표팀 감독은 \"동업자 정신을 잃은 행동이다. 심각한 부상을 입을 것을 뻔히 알면서 일부러 심한 반칙을 일삼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 감독은 \"중동 국가들끼리의 경기는 정도가 더 심하다. 집단 난투극도 종종 발생한다\"며 중동 국가들의 거친 플레이를 지적했다.
일방적인 편파 판정을 지시한 고위층부터 동업자 정신을 상실한 플레이를 일삼는 선수들까지. 중동 지역의 지저분한 전횡으로 국제 핸드볼계가 신음을 앓고 있다.
<한국일보 이스파한(이란)=허재원 기자 hooah@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