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개최국 물리치고 결승 오른 남자핸드볼, \"쿠웨이트 덤벼!\"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08.02.26
조회수
643
첨부

\'20-28\' 완패, 지난 해 9월 1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다 스카이홀에서 벌어진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핸드볼 아시아지역 예선 첫 경기 \'한국-쿠웨이트\'의 경기 결과였다. 그로 인해 우리 선수들은 쿠웨이트에게 본선 직행 티켓을 내주고 말았다.

 

핸드볼에 그렇게 관심이 많지 않은 다른 종목의 팬들이 보기에도 납득하기 힘든 숫자였다. 그 순간 2006년 12월 11일 카타르 도하 알-가라파 인도어 홀에서 벌어진 도하 아시안게임 남자핸드볼 준결승전(카타르 40-28 한국)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압둘후세인 알리, 칼라프 사미\' 두 명의 쿠웨이트 심판은 지켜보는 이들에게 화가 치밀어 오르게 만들며 개최국 카타르의 손을 들어주었다. 피벗 플레이어 박중규, 레프트백 백원철, 센터백 윤경신은 경기 도중 한 번도 모자라 모두 두 차례씩 2분 퇴장의 가혹한 벌을 받았고, 그것도 모자라 김장문과 백원철은 핸드볼 경기에서 보기 드문 빨간 딱지까지 받으며 아예 쫓겨나기도 했다. 상대 카타르 선수들에게 내려진 2분 퇴장 3회 기록과 비교하면 해도 너무한 경기 운영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쿠웨이트는 카타르와의 결승전에서 27-24로 이겨 아시안게임 시상대 맨 꼭대기에 섰다. 이를 악물고 기다리던 그들을 이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진정한 멀티 플레이어 백원철, 실력으로 그들을 제압한다

 

  
LB 백원철
ⓒ 일본핸드볼리그
백원철
김태훈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남자핸드볼대표팀은 우리 시각으로 25일 새벽 이란 이스파한에 있는 탈라레 피루지 경기장에서 벌어진 제13회 아시아남자핸드볼선수권대회 준결승전에서 개최국 이란을 33-24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라, 그 동안 편파 판정과 아시아핸드볼연맹(AHF)의 운영 횡포 등으로 인해 나쁜 감정이 쌓여 있는 쿠웨이트와 마지막 경기를 벌이게 되었다.

 

사우디 아라비아, 일본 등과 B그룹에 묶인 우리 선수들은 아시안게임에서 불편한 인연이 생겼던 카타르와의 경기(2월 22일)에서 31-23으로 완승을 거두고 무패(4승)의 성적을 자랑하며 조별리그를 마친 바 있다.

 

껄끄러웠던 개최국 이란까지 물리쳤으니 쿠웨이트와의 마지막 대결이 더욱 기대를 모으게 된 것이다.

 

그 중심에 레프트백 백원철(31살)이 우뚝 서 있다. 1999년부터 일본핸드볼리그 다이도 스틸에서 뛰며 주장 완장까지 차고 있는 플레이메이커 백원철은 특히 이번 대회에서 펄펄 날고 있다.

 

지난 달 30일 국제핸드볼연맹(IHF) 주관으로 도쿄 요요기체육관에서 벌어진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 재경기에서도 혼자서 9골을 터뜨렸던 백원철은 세계적인 센터백 윤경신(독일 함부르크), 조치효(독일 바링겐) 등 노련한 간판 선수들이 빠진 이 대회에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내고 있다.

 

결승행 길목에서 개최국 이란을 만난 그는 소속팀 동료 라이트백 이재우와 함께 진정한 멀티 플레이어의 참모습을 맘껏 자랑했다. 그의 원래 자리는 센터백 왼쪽에 서서 공격의 방향이나 그 속도를 조율하는 레프트백이다.

 

전반전 28분, 11-11의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자기 자리를 비운 백원철은 왼쪽 구석으로 자리를 옮겨 공을 잡고 어려운 각도의 슛을 성공시켰다. 핸드볼 경기에서 몸싸움이 심한 피벗이나 양 날개 자리는 매우 특별한 임무를 띤다. 특히, 날개 공격수는 점프력과 체공 시간이 뛰어나야 하고 손목을 이용한 기술적인 슛을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그 어려운 일을 레프트백 백원철이 해낸 것이다.

 

거기서 멀어지기 시작한 이란은 결국 후반전에 따라붙지 못했다. 백원철의 그 절묘한 슛이 실질적인 결승골이 된 셈이었다. 그는 이밖에도 자신보다 여덟 살이 어린 센터백 정의경과 단짝 호흡을 자랑하며 후반전 소나기골의 대부분을 만들어냈다. 특히, 대회 초반에는 잘 이루어지지 않던 피벗 박중규와의 공 주고받기는 상대 수비수들이 도저히 예측하지 못하는 경지에 이르고 있다.

 

이창우와 강일구가 적절히 나눠 지키고 있는 골문도 든든하며, \'정의경-고경수-정수영-유동근\' 등 대표팀 막내들의 알토란 같은 활약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우승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단지, 결승전을 코앞에 두고 걱정으로 떠오르는 것은 역시 심판들의 경기 운영 측면이다. 국제핸드볼연맹이 이번 대회에 러시아(이고르 체르네가, 빅토르 폴라덴코)와 우크라이나(발렌틴 바쿨라, 알렉산데르 류도비크)의 심판들을 파견하기는 했지만 아시아연맹 회장국 쿠웨이트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우디 아라비아를 32-29로 물리치고 올라온 쿠웨이트와의 결전은 26일 늦은 밤 벌어진다.

<오마이뉴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