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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선생님이 된 핸드볼 선수 출신 3인방, “선수 출신도 할 수 있어요”

작성자
Handballkorea
등록일
2015.07.08
조회수
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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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한 종목에 몰두한 엘리트 선수들에게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은 그리 넓지 않다. 대부분은 프로 혹은 실업에 진출한다. 그리고 그것을 최선의 선택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공부하는 선수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엘리트 선수들에게 학업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는 엘리트 선수들에게 다양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스포츠계의 인적 인프라를 형성하는 계기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한국 핸드볼계에도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엘리트 선수로 활약했던 세 명의 선수가 2015년도 임용고시에 합격했다. 핸드볼 선수 출신이 동시에 3명씩이나 임용고시에 합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핸드볼계 안팎으로 이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화제의 주인공들은 바로 한국체육대학교 졸업생인 최주희(30, 인천 명헌중), 조아라(29, 대구 성곡중), 송지혜(28, 서울 공항고)씨다. 코트 위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공을 튀기던 세 사람은 이제 공이 아닌 분필을 잡고 교단에 섰다. 핸드볼계에서는 운동선수가 임용고시에 붙은 것은 대단한 일이다. 이런 선수들이 계속 나와야 지도자들의 전문성도 더 커질 수 있다고 세 사람을 향한 기대의 눈빛을 보내고 있다. 세 사람을 만나 엘리트 선수에서 선생님이 된 소감과 함께 그동안에 우여곡절을 들어볼 수 있었다.

 

 

인천 명헌중 학생들과 인천 명헌중에 재직 중인 최주희 선생님 (사진 = 본인 제공)

 

Q. 힘들게 시험을 준비하고 어엿한 선생님이 된 소감은?

 

최주희(이하 최) : 그냥 기뻤던 것 같아요.

 

조아라(이하 조) : 이제껏 10여년 운동만 하다가 체육 선생님의 뜻이 있어서 합격을 했는데, 학교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을 지도하고 담임을 맡으면서 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아이들의 성적이나 교우관계 등이 달라진다는 생각에 책임감도 느끼고 뿌듯하기도 해요.

 

송지혜(이하 송) : 합격자 발표를 보고나서는 울면서 좋아했어요. 근데 그때보다 요즘이 더 좋아요. 워낙 아이들을 좋아해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자체가 좋아요. 공부했을 때 힘들었던 기억이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문득문득 떠올라요. 그럴 때는 공부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Q. 핸드볼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 저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시작해서 대학교 2학년 때 그만뒀어요. 그만두고 특기생이라 임용고시를 볼 생각은 못 했어요. 코치랑 트레이너와 같이 다른 일을 하다가 조금은 늦게 임용고시를 준비하게 됐죠.

 

: 저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핸드볼을 시작해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실업팀까지 갔었어요. 지금은 사라진 용인시청에서 뛰었어요. 24살까지 핸드볼을 했죠.

 

: 저도 초등학교 4학년 때 시작했고, 부상 때문에 대학교 2학년 때 핸드볼을 그만두게 됐어요. 다치고 나서 1년 동안은 영어도 배우고, 컴퓨터도 배웠어요. 알바도 했고요.

 

 

대구 성곡중 학생들과 조아라 선생님 (사진 = 본인 제공)

 

Q. 핸드볼 선수라면 대부분이 실업선수의 꿈을 갖고 진로를 선택하는데 어떻게 임용고시를 보게 되었나?

 

: 저는 키가 작아서 고등학교 때부터 (다른 진로를)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대학까지는 운동을 할 수 있어도 그 이상은 힘들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옆에서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임용고시를 볼 수 있었어요. 대학교 때는 백상서 교수님과 조교님이 많이 도와주셨고요. 성적순으로 교사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고 알려 주셨고, 학업에 열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어요.

 

: 계기가 따로 있었던 것은 아니고, 저는 중학교 때부터 막연하게 체육 선생님의 꿈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운동을 하면서 나름대로 공부를 열심히 했고요. 교원자격증 때문에 대학을 간 것도 있어요. 운동을 하다보면 운동이 힘드니까 공부를 미루게 되는데 저는 주요 과목 위주로 공부하는 습관을 길렀던 것 같아요. 그리고 운동을 그만두면서 자연스럽게 임용고시를 준비하게 됐고요.

 

: 저는 나름대로 국가대표의 꿈을 갖고 있었어요. (국가대표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 때 욕심을 내다보니까 많이 다쳤어요. 두 번이나 무릎 수술을 하면서 운동을 못 하게 됐죠. 운동을 그만두고 나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같이 운동을 하던 선수들이 국가대표도 되니까 나도 무엇인가 성공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어요. 고민을 하던 상황에서 교생을 나갔는데 그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서 선생님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Q. 선수생활을 포기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 다른 친구들처럼 제가 키가 크지 않으니까 가족들은 찬성이었고, 주변에서도 응원을 해주셨어요. 처음에는 미련이 남았지만 저는 거기까지라고 생각했어요.

 

: 저도 다른 선수들과 같이 예전에는 국가대표의 꿈도 있었지만 최종 목표는 체육 선생님이었어요. 사실 저는 지금 꿈을 이뤘다고 생각을 해요. 운동할 때도 열심히 했고 혹시나 실업에 가지 못한 걸 후회할까봐 대학을 졸업하고 실업팀도 들어갔고요. 그래서 미련은 없는 것 같아요. 부모님들은 원래부터 제가 공부하기를 바라셔서 더 많이 지원을 해주셨죠.

 

: 저는 핸드볼을 그만두는 것 자체가 힘들었어요. 교수님이 말리셨거든요. 그래서 힘들었는데 막상 공부를 시작하니 격려를 해주셨어요. 제가 임용고시를 4번이나 봤지만 떨어질 때마다 부모님께서 너는 다른 애들 공부할 때 운동했으니까 그만큼 더 많이 공부를 해야 되는 게 맞다고 위로도 해주시고 응원도 해주셨어요.

 

Q. 엘리트 선수로서 임용고시를 준비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가장 힘든 것은 무엇이었나?

 

: 강의를 아예 못 알아들었어요. 공부하는 방법도 몰랐고요. 사범대를 졸업한 친구들은 임용고시 공부만 하면 되는데 저희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게 힘들더라고요. 아무래도 저희 때만 해도 운동과 공부를 병행할 때는 아니었으니까요.

 

: 저도 나름대로 공부를 했다고는 하지만 일반 학생들처럼 공부를 했던 건 아니기 때문에 공부하는 방법을 잘 몰랐어요. 그리고 3년 동안 시험을 준비하면서 내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라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고요

 

: 저도 그래요. 고시생이라는 것 자체가 힘들었어요. 20대 후반이면 다른 동기들은 태극마크도 달고, 직업도 있는데 저는 공부만 하고 있다는 생각에 힘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도 부모님이 계속 응원을 해주셨고요. 주변 선생님들도 많이 도와주셔서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어요

 

Q. 요즘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경쟁률이 만만치 않은데 엘리트 선수 출신이라는 이점은 있었나?

 

: 사실 저는 단점이 더 많았어요. 실기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엘리트 출신이 불리한 게, 특정 종목만 잘하기 때문에 그 종목에 대한 습관이 남아서 다른 종목에 영향을 미치더라고요. 예를 들어 농구 할 때 세 발 이상 걸으면 안 되는데 저는 핸드볼을 해서 세 발을 걷고 그랬어요,

 

: 필기 1차를 마치고 실기를 보거든요. 아무래도 저희는 선수 출신이라서 운동신경이 있으니까 실기는 수월했던 것 같아요

 

: 저 같은 경우는 구기 종목은 다 도움이 됐어요. 핸드볼 선수면 기본 능력이 있어서 실기에서는 유리했던 것 같아요.

 

 

송지혜 선생님과 서울 공항고 학생들 (사진 = 본인 제공)

 

Q. 어떤 선생님이 되고 싶은가?

 

: 사실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할지) 방향은 못 잡았어요. 제가 시험을 준비할 때 이런 선생님이 되겠다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더라고요. 그래서 제 색깔이나 방향은 서서히 잡아가려고요.

 

: 구체적으로 아직 방향은 잡지 못 했어요. 아직은 일이 바빠서요.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학생들을 보면 즐겁고, 수업 참여하는 모습 보면 웃음이 나더라고요. 활력도 얻고, 행복해요.

 

: 요즘 아이들은 고민이 있으면 주로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잖아요. 집에서도 대화가 거의 없고요. 근데 저는 아이들과 워낙 친구같이 지내서 그런지는 몰라도 아이들이 힘들 때면 저에게 찾아와서 이야기하더라고요. 저는 지금처럼 아이들이 편하게 기댈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아직은 정신이 없지만요. (웃음)

 

Q. 실업 선수가 아닌 다른 진로를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 엘리트 선수 출신의 장점은 성공경험이라고 생각을 해요. 선수 출신들은 성공경험이 있어서 무언가를 이룰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생각하고 (선수 이후의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친구들도 그런 생각과 믿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 선수들이 전부 운동만 해서 진로탐색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더라고요. 무슨 직업을 선택해야 될지도 모르는 것 같고요. 한정적으로 보지 말고 넓게 보면서 다양한 직업이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요.

 

: 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시도 자체를 안 하려고 하는 것이 안타까워요. 겁부터 먹더라고요. 저는 선수 출신들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끈기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젊고요. 안 해봐서 요령이 없을 뿐이지 더 잘할 수 있어요. 자신감을 갖고 뭐든지 했으면 해요. 만약 교직에 꿈을 갖고 있는 후배가 있다면 언제든지 도와줄 수 있으니까 연락주세요!

 

Q. 세 사람의 이번 소식은 핸드볼계에서도 축하할 일이다. 앞으로 한국 핸드볼 혹은 핸드볼 선수들에 어떤 도움을 주고 싶은가?

 

: 교육과정에 핸드볼을 넣어보고 싶어요. 쉽지는 않겠지만 그렇게 된다면 학생들이 쉽게 핸드볼을 접할 수 있을 것 같고, 일반인들에게도 핸드볼이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거에요.

 

: 이런 생각은 해봤어요. 나중에 핸드볼부가 있는 학교에 가게 된다면 핸드볼부의 감독 선생님이 되어서 좀 더 전문적으로 아이들을 지도하고 싶다는 생각이요. 큰 도움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국 핸드볼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 모교에 핸드볼부가 있는데 모교 핸드볼부의 감독 선생님이 되는 것도 하나의 목표에요

 

: 저는 지금 재직 중인 학교에 핸드볼부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아직은 힘이 없지만 내년에는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저도 핸드볼부 감독 선생님으로 대회에 나가고 싶기도 하고요. 핸드볼 선수 출신 선생님들이 많아진다면 더 많은 핸드볼부가 창단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감독 선생님들이 전문성을 갖다 보면 아마추어 선수들의 성장과 더 나아가 한국 핸드볼도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대한핸드볼 윤초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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