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9년 만에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한 남자청소년대표팀이 이번에는 세계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박종하(전북제일고) 감독이 이끄는 남자청소년대표팀은 8월 7일부터 20일까지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열릴 제6회 세계남자청소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이 대회에서 한국은 헝가리, 스웨덴, 폴란드, 칠레, 세르비아와 A조에 편성됐다. 조 편성 결과가 만만치 않다. 그러나 2005년 열린 초대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력과 지난해 아시아선수권 우승의 기운이 남아있는 한국에게 세계무대는 두드려볼 만한 곳이다. 박종하 감독은 선수들에게 큰 꿈을 심어주며 형님들이 이루지 못 한 곳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박 감독은 지난해부터 남자청소년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요르단에서 열린 아시아남자주니어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오일머니’로 무장한 카타르를 꺾고 9년 만에 남자청소년대표팀을 아시아 정상에 올려놓은 장본인이다. 박종하 감독을 비롯해 당시 우승을 이끌었던 대부분의 선수들이 이번에는 세계무대를 앞두고 있다. 박종하 감독은 그때보다 더 전력이 좋아졌다고 말하고 있고, 주변에서도 지금까지 가장 좋은 선수들로 구성됐다며 기대를 걸고 있다.
김연빈(부천공고)과 박재용(대성고)은 고등학생 신분으로 성인대표팀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선수들이다. 지난 2월 윤경신 감독이 남자성인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며 김연빈과 박재용을 선발했다. 당시 윤경신 감독은 “(김연빈을) 유망선수라 생각한다. 장기적으로 생각해 발탁했다”며 김연빈을 차세대 국가대표로 낙점했다. 190cm의 좋은 신체조건을 가진 박재용도 한국의 골문을 지킬 유망한 골키퍼로 발탁됐다.
두 선수 외에도 연민모(원광대, 190cm), 정광일(경희대, 189cm), 박광순(경희대, 187cm) 등 신장이 큰 선수들이 남자청소년대표팀에 포함되어있다. 이는 신체조건이 좋은 유럽선수들과 싸워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말이다. 박종하 감독은 “우리도 190cm 정도 신장을 가진 선수가 3명 정도 되기 때문에 (유럽선수들에 맞는) 지역방어를 구사할 생각이다”라고 장신 선수들을 충분히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표팀은 지난달 1일부터 소집훈련을 시작했다. 익산과 문경에서 전지훈련을 통해 체력을 끌어올렸고, 상무, 원광대 등과 연습경기를 실시해 경기감각도 충분히 익혔다. 지난달 열린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와 제20회 세계남자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의 선전으로 남자청소년대표팀의 사기도 충천해있다. 특히 광주하계유니버시아대회 남자 동메달결정전과 여자 결승전은 직접 관람했다. 박 감독은 “아무래도 (두 대회 선전으로) 동기부여가 많이 됐을 것이다”라고 했다.
대회가 다가오며 박 감독은 선수들에게 정신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다. ‘포기하지 말고 끈질긴 근성을 보여주자’는 것이 박종하 감독이 어린 선수들에게 주문하는 것이다. 박 감독이 이토록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이유는 탄탄한 신체조건을 내세운 유럽 선수들과 맞서기 위해서다. 박 감독은 남자주니어대표팀이 출전한 세계남자주니어선수권대회를 지켜봤다고 했다. “덴마크 경기를 직접 봤는데 피봇 플레이어에게 찬스를 많이 허용했다. 유럽 선수들의 신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피봇에 대한 수비를 강화하고 속공을 최대한 많이 활용해야 할 것 같다”며 여러 가지 계획을 구상하고 있었다.

조별예선 상대부터 칠레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유럽국이다. “조 편성이 좋진 않다”며 한숨을 내쉰 박 감독은 “일단 칠레와 세르비아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세 번째 경기부터는 전력을 다해 최소 조 3위로 16강에 드는 것이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불리한 상황은 확실하다. 그러나 포기하기 보다는 특유의 끈기로 끝까지 가보겠다는 것이 남자청소년대표팀이 세계무대에 내민 도전장이다. 분위기는 좋다. 또래 선수들이 모여 있다 보니 밝은 분위기 속에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대회가 열릴 예카테린부르크도 초가을 날씨라 선수들의 컨디션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박 감독은 “사실 지난해에도 3명의 선수가 같이 못 가게 되면서 주위에서는 3위도 힘들지 않겠냐는 말이 나왔었다. 이번에도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 팀 컬러를 이어갈 생각이다. 박광순까지 합류했기 때문에 전력이 더 좋아졌고 조직력도 문제없다”고 강조했다.
유럽의 벽이 높다고 하지만 선수들에게는 4강을 이야기하고 있다. “나도 세계선수권은 처음이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덤빈다는 생각으로 나갈 것이다.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술을 만들어서 실수를 줄일 것”이라고 박 감독은 말한다. 준비는 모두 끝났다. 남자청소년대표팀은 4일 오후 1시 대회가 열리는 러시아로 출국했으며 8일 오후 6시(한국시간) 칠레와 A조 첫 경기를 치른다.
[대한핸드볼협회 윤초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