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개최된 제24회 서울 올림픽 경기에서 핸드볼은 우리나라 구기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해 50억 전 세계 인류에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과시했으며 자존심과 긍지를 심어 주었다.
그 당시 정부는 핸드볼인들의 피눈물나는 노력과 국위선양에 크게 기여한 점을 감안해 비인기 취약종목인 핸드볼의 육성·발전을 위해 핸드볼 전용 체육관을 만들어주겠다고 국민과 핸드볼인들에게 약속한 일이 있었다.
그러나 그 약속은 20여 년간 지켜지지 못하고 핸드볼인들은 비인기 종목의 서러움과 푸대접 속에 전용체육관 하나 없이 이곳저곳 지방을 전전하면서 선수들의 훈련에 임할 수밖에 없었다.
정부는 체육정책을 추진하는 원칙과 기준이 없는 것 같다. 88 서울 올림픽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체육정책은 후퇴했다.
스포츠가 국민의 사기 앙양과 국가발전에 엄청난 기여를 한다는 사실을 위정자들은 아직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인기 종목의 경우는 특별한 지원이 없어도 자생적으로 발전을 계속하고 있으나 비인기 종목의 경우는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지원 대책을 마련해 지원한다 해도 실제 선수를 지도·육성하는 텃밭인 일선 초·중·고교 학교 현장은 매우 열악하기 때문에 체육지도자들의 꿈나무 발굴과 엘리트 선수 육성에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2월 29일 핸드볼인들의 염원으로 국회에 제출한 ‘핸드볼 전용 경기장 건립 청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 185명 중 단 한 사람의 반대도 없이 찬성 183표, 기권 2표로 통과되었다. 만시지탄이지만 대단히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유세 과정에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여자핸드볼 결승전에서 눈물을 삼킨 선수들을 소재로 한 ‘우리들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을 보고 격려하고,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예선전에서 있었던 편파 판정이 전 국민적 관심을 끌면서 우리 국민들의 응어리진 마음의 상처를 기억했기 때문에 ‘20년 숙원’이 풀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와의 결승전은 연장전·재연장전·페널티스로까지 가는 숨막히는 경기에서 핸드볼 선수들의 처절한 투혼을 보았기 때문에 우리 국민은 그때 하나가 될 수가 있었던 것이다.
핸드볼은 교육적인 측면으로 볼 때도 기초체력 향상에 가장 적합한 달리고, 던지고, 점프하는 운동경기의 3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는 경기로서 학교현장에서 학생들이 흥미를 갖고 있는 교육적으로도 매우 지도하기 좋은 종목인 것이다.
그러나 핸드볼은 단지 비인기 종목이라는 이유만으로 국가적인 지원이 부족하다. 선수와 지도자들이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하는 현실을 외면하면서 오로지 선수들의 투지와 정신력에만 의존해서는 아테네 올림픽 때와 같은 ‘최고의 순간’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정부는 모든 선수가 활용할 수 있도록 최고의 핸드볼 전용 경기장을 조속히 지어야 하며, 실업팀을 지역별로 창단해 우리 핸드볼이 계속 세계 최고의 실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학교체육의 감독기관인 시·도 교육청에서 각급 학교의 핸드볼팀을 창단해 취약 종목인 핸드볼 선수 발굴 및 저변 확대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온 국민의 마음을 감동시킨 ‘우생순’의 희생정신이 헛되지 않도록 핸드볼인들의 20년 숙원이 하루속히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중앙일보 황수연 학교체육진흥연구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