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하(전북제일고) 감독이 이끄는 남자청소년대표팀이 제6회 세계남자청소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8월 19일 오전 귀국했다.
대표팀은 8월 9일부터 8월 18일까지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열린 제6회 세계남자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13위에 올랐다. 대회 전 국내대회 일정으로 몇몇 주축 선수들은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고, 조 편성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잘 싸웠다.
대표팀이 속한 A조(한국, 헝가리, 세르비아, 스웨덴, 폴란드, 칠레)는 이번 대회 죽음의 조로 불렸다. 칠레를 제외하면 모든 팀이 핸드볼의 강호로 불리는 유럽이었다. 박종하 감독도 조 편성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래도 1차 목표는 16강이었다.
시작은 산뜻했다. 대표팀은 A조 최약체 칠레를 13점차로 대파하며 첫 승을 신고했다. 그러나 평균 신장에서 6~8cm 정도 큰 세르비아와 스웨덴에게 2연패를 당했다. 그리고, 대표팀의 다음 상대는 A조 1위 헝가리. 대표팀의 16강 진출 희망의 그림자가 점차 희미해져가는듯했다. 누가 봐도 헝가리의 압승이 예상됐던 경기. 하지만, 대표팀은 마음을 다잡았다. 2연패를 당한 박 감독은 과감히 전술 변화를 택했다. 벤치 선수들을 초반에 투입해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아껴 후반에 승부수를 띄운 것. 이 방법은 제대로 먹혀들어 김연빈(부천공고)과 정현진(원광대), 박세웅(전북제일고) 등이 득점에 가담했고, 골키퍼 박재용(대성고)의 선방도 한몫해 헝가리와 31-3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무승부로 대표팀은 16강 진출의 희망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이날 또 하나의 변수가 발생했다. 뒤이어 열린 세르비아와 폴란드의 경기에서 폴란드가 다 이긴 경기를 한 점 차로 내주고 말았다. 폴란드가 이 경기에서 패하며 우리나라는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인 폴란드와의의 경기에서 이기면 16강에 오르는 상황이 됐다.
전날 헝가리전 무승부로 자신감이 충만했던 대표팀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총력전을 펼쳤다. 박종하 감독은 주전 선수들을 총동원하면서도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변칙수비로 폴란드를 당황시켰다. 후반전 격차를 벌린 대표팀은 김연빈과 서현호(전북제일고) 등의 활약으로 폴란드를 33-27로 꺾고 16강 진출의 ‘기적’을 써냈다.

16강 진출의 희망이 어두워졌음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대표팀의 모습은 러시아 현지 팬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금발의 파란 눈을 가진 러시아 팬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한국의 어린 선수들의 투혼에 감탄했다고 했다. 이들은 평소 한국의 아이돌 가수를 좋아하던 한류 팬들이었다. 이들의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되기도 했다.
2승1무2패, A조 4위로 16강에 진출한 대표팀의 상대는 B조 1위이자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 꼽히는 아이슬란드였다. 조별예선에서 전승을 거둔 아이슬란드 역시 대표팀보다 무려 6cm나 컸다. 대표팀은 후반 초반 역전하는 등 분전했지만 경기 후반 급격한 체력저하로 수비의 허점을 드러내며 28-34로 아쉽게 패했다. 비록 경기는 패했지만 아이슬란드와 대등한 경기를 치른 것은 대표팀이 만들어낸 또 한 번의 이변이었다.
대표팀은 마지막 13-14위 순위결정전에서 크로아티아를 36-30으로 꺾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

역시나 유럽 선수들과의 체격차이가 이번 대회도 대표팀의 발목을 잡았다. 그래도 유럽의 높은 벽 앞에서 대표팀은 그들만의 강점을 살려 선전했다. 성인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린 김연빈과 골키퍼 박재용은 국제무대에서 그 실력을 증명해냈고, 대회 중반 대표팀의 주요 전술을 바꾼 박종하 감독의 판단도 옳았다. 이번 경험을 발판으로 주니어 무대에서는 좀 더 높은 곳에 오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대한핸드볼협회 윤초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