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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클럽스포츠의 정신 일깨운 제주광양초 클럽스포츠핸드볼팀

작성자
Handballkorea
등록일
2015.11.24
조회수
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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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전국학교스포츠클럽핸드볼대회 여초부에서 제주광양초가 천안청당초를 10-7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두 팀이 결승전에서 붙었을 때만해도 이런 결과가 나오리라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천안청당초는 클럽스포츠의 강호이자 2연패를 한 팀이었고 제주광양초는 지난 해 예선조차도 통과 못 한 팀이었다.

 

하지만 그런 주위의 섣부른 판단을 비웃기라도 하듯 광양초는 전반 시작과 함께 연속골을 터뜨리며 6-0까지 크게 앞서나갔다. 청당초 벤치는 뜻밖의 상황에 당황했고 어린 선수들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전반을 7-1로 앞선 채 마친 광양초는 후반 초반 연속된 2분간 퇴장으로 잠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끝내 리드를 허용하지 않으며 3점 차의 승리를 거뒀다. 

 

우승이 결정되고 벤치의 선수들과 이종보 교감, 손영복 지도교사가 코트를 누빈 선수들과 함께 어우러져 승리를 자축했다. 일찌감치 예선 탈락한 광양초 남자 선수들은 코트 밖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하며 함께 달렸고, 열렬히 응원했던 청당초 학부모들도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핸드볼 불모지에서 일궈낸 값진 성과

 

제주도는 핸드볼연합회가 핸드볼 저변확대를 위해 서울과 인천 다음으로 목표한 세 번째 전략도시다. 핸드볼연합회는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수차례 제주도를 방문하며 지속적인 사업을 벌려왔고 지난 9월 17일에는 제주도교육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당시 송진수 핸드볼연합회 회장은 업무협약식을 위해 직접 제주도를 방문하기도 했다. 업무협약식에서 송진수 회장은 “핸드볼연합회는 교육은 백년대계라는 말을 항상 상기하며 하루 이틀 잠시 하다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핸드볼을 통해 우리 미래를 이끌어갈 많은 아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과거 최고 수준을 자랑했던 제주도 핸드볼은 최근 쇠퇴일로의 길을 걷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핸드볼의 저변 확대와 더불어 제주도 핸드볼의 영광을 재현에 기여한다는 목표 아래 핸드볼연합회는 제주도를 전략적 도시로 선정했는데 6개월도 안 돼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에 핸드볼연합회 관계자들은 한껏 고무되어 있었다. 

 


 

핸드볼연합회 뿐만이 아니다. 광양초의 우승으로 제주도에도 적잖은 소란이 일었다. 지역신문에 보도가 됐고 교육감이 직접 축하 메시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제주도교육청은 광양초 남녀 선수 40명의 대회 참가에 필요한 비용을 전액 지원했는데 이번 우승으로 한껏 고무된 분위기였다. 제주도교육청은 이에 그치지 않고 내년도 지역리그는 무조건 많은 팀이 참가토록 하겠다고 확답을 주기도 했다. 

 

학부모와 선생님들도 공항으로 마중을 나와 큰 현수막을 들고 아이들을 환영해주기도 했다. 현재는 학교 교문에 하나, 체육관에 하나 우승 현수막이 걸려 있는데 교문 현수막은 학부모들이 자비로 만든 것이기도 하다. 

 

아이들의 태도 또한 많이 달라졌다. 이종보 교감은 “여학생들의 마음가짐이나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 남자선수들에게도 동기 부여가 됐고 4, 5학년 등에도 여파가 있어 핸드볼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클럽스포츠의 정신을 다시 한 번 일깨웠다는데 광양초의 우승의 더 큰 가치가 있다. 이종보 교감은 “생활체육이니까 즐기라고 했다. 이번 대회 뿐 아니라 평소 연습 때도 그렇게 했다. 대회가 다가오면서 아침과 점심에 매일 운동을 했는데 아이들도 짜증 한 번 안 내고 즐겼다. 선생님 또한 아이들 실수에 짜증 한 번 안 냈다. 그런 분위기가 대회 때도 이어진 것 같다”고 답했다. 

 

대회가 5회째를 접어들며 점점 승패에 연연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폰으로 상대방 경기영상을 찍는 것은 기본이고 일부 학교에서는 캠코더를 동원해 촬영하기도 했다. 이때 촬영된 영상들은 저녁 여가 시간에 빔프로젝트 등을 통해 상대팀의 전력분석 용도로 쓰였다. 자연스레 클럽스포츠대회의 본질은 퇴색됐고 일부 지도자는 승패에 연연한 나머지 코트까지 뛰어나와 심판의 판정에 항의해 아쉬움을 주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대회 참가 자체를 즐기고 경기 자체를 즐겼던 광양초 선수들과 벤치의 모습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또, 광양초는 이번 대회 참가를 6학년 학생들의 수학여행을 겸해 참가하기도 했다. 이종보 교감은 “도에서 40명에 대한 지원을 받고 나니 나머지 6학년 학생이 6명이었다. 그래서 그 학생들은 학교에서 지원하는 쪽으로 해서 6학년 전체가 서울로 수학여행을 왔다”고 답했다. 목요일 안산으로 올라온 아이들은 토요일 대회 종료 후 서울로 올라가 프로농구를 관람했고 일요일에는 놀이공원에서 보낸 후 제주도로 돌아갔다. 프로농구 관람 때는 아이들의 특별한 사연이 장내아나운서를 통해 전해져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고, 아이들은 프로농구팀에서 제공한 뜻밖의 피자파티에 즐거워하기도 했다. 

 

핸드볼연합회는 스포츠 종목 전반에 걸쳐 퍼지고 있는 리스펙트 캠페인에 발맞춰 이번 대회 개회식에서 대표선수 선서를 리스펙트 의지를 담은 리스펙트 선수 선서로 진행했다. 또, 한정규 대한핸드볼협회 회장 직무대행은 인사말 마지막, 선수들에게 승패를 떠나 즐기자고 했다. 다섯 번째 대회를 끝낸 지금, 우리 모두 초심으로 돌아가 클럽스포츠의 취지를 되새겨는 건 어떨까.

 

 

[대한핸드볼협회 차병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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