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핸드볼협회(이하 협회)가 각급 국가대표 연계 및 지도 강화를 위해 남자주니어대표팀, 여자청소년대표팀 전임지도자를 추가 선발했다. 이에 따라 박성립 전 한국체대 핸드볼 감독과 오성옥 전 히로시마 메이플레즈 감독이 각각 남자주니어와 여자청소년대표팀의 전임지도자로 선발됐다. 아울러 협회는 SK호크스 감독으로 선임된 오세일 전임지도자 후임으로 장인익 감독을 임명하며 전임지도자제를 확대 개편했다.
협회는 2016년 주요 사업 중 하나로 연령별 전임지도자 사업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국 핸드볼의 미래가 될 연령별국가대표 후보 선수들의 지도 연계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였다. 1월 말 협회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전임지도자 선발 공고를 올렸다. 지도력과 지도경험, 경기실적 등 다방면의 심사를 통해 박성립 감독을 남자주니어대표팀 감독으로, 오성옥 감독을 여자청소년대표팀 감독으로 결정했다. 전임지도자의 계약기간은 2년이며, 협회는 매달 월급을 지급하고 지도 환경의 안정을 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임지도자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3년 임영철 감독을 여자성인대표팀 전임감독으로 선임했고 남자부 신생팀 SK호크스에서 지휘봉을 잡게 된 오세일 감독은 이전까지 국가대표 후보선수 전임지도자와 여자청소년대표팀 전임지도자로 활동했다.
협회는 앞선 전임지도자제도의 성과를 고려해 이를 확대실시키로 결정한 것이다. 전임지도자제도는 핸드볼 외 타 종목에서도 성공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전임지도자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축구에서는 유소년 단계부터 청소년, 성인까지 한 지도자가 연속성을 보여주는 것이 낯설지 않다. 같은 지도 색채 아래 경쟁력 있는 선수와 팀을 만드는 순기능을 여러 차례 확인했다. 국가대표 소집 때마다 잡음을 내고 있는 야구와 농구에서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대표팀을 꾸준히 운영할 수 있는 전임지도자제도를 도입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 이상 대표팀 감독 선임이 당장의 대회를 치러내기 위함이 아닌 것이다. 협회는 “전임지도자들은 지도의 일관성과 연계성을 높여 어린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돕고 선수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해 맞춤 지도를 제공할 예정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박성립 감독과 오성옥 감독은 남자성인대표팀 코치, 여자주니어대표팀 코치를 겸하게 됐다. 단계별 대표팀으로 올라가서도 선수 특성에 맞는 지도가 이루어지길 바라는 것이다. 그리고 훈련을 통해 성인대표로서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 것이 전임지도자제도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또한 선수들의 성장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지도자들 역시 전임지도자제도를 통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 올라갈 수 있다는 순기능도 염두에 뒀다. 협회는 남자주니어대표팀과 여자청소년대표팀이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있는 만큼 좋은 성적으로 전임지도자제도의 시작을 알리길 기대하고 있다.
선수 특성 파악해 내실 탄탄한 대표팀으로
박성립 감독은 지난달 말까지 한국체대 감독으로 수 차례 전국대학선수권대회 우승을 일궈냈다. 지난 4년 간 한국체대 코치와 감독을 역임하며 누구보다 대학 선수들의 면면을 잘 알고 있어 남자주니어대표팀 전임지도자로 적합하다고 평가된다. 지난해에는 남자주니어대표팀 감독으로 브라질세계선수권에 출전해 대표팀을 8년 만에 16강에 진출시키기도 했다. 박 감독은 이 대회를 통해 남자주니어대표팀의 희망을 봤기에 한국체대 감독 임기가 1년 남은 상황에서 과감히 지휘봉을 내려놓고 남자주니어대표팀을 선택할 수 있었다. 침체돼 있는 남자핸드볼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도 컸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박 감독은 2월 17일 대표팀을 소집해 훈련을 시작했다. “하루 아침에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선수들에게도 못 하는 걸 주입시키기 보다는 특성을 파악해서 잘 하는 걸 더 잘하게 만들고 싶다. 처음이라 부담도 되지만 아시아선수권에서 세계선수권 티켓을 따내 세계선수권에서는 16강 진입을 목표로 열심히 준비할 것이다”며 “대학대회는 물론이고 중고등대회를 돌아볼 예정이다”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오성옥 감독은 국내에서 공식적인 첫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오랜 일본생활을 접고 국내 복귀했을 때 지도자로서 활약하고 싶은 포부를 밝혔던 만큼 누구보다 여자청소년전임지도자에 대한 열망이 컸다. 오 감독은 일본여자실업팀에서 선수 겸 코치를 거쳐 코치, 감독으로 성공적인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메이플레즈 감독으로 부임한지 2년 만에 하위권이던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그해 일본실업리그 최우수감독상까지 수상하며 지도자로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일본실업리그가 한국과 실력 차가 커 국내 고등학교 수준의 일본실업선수들을 가르쳐왔기 때문에 청소년선수들을 지도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거라고 전했다. 오성옥 감독이 가진 선수시절 풍부한 경험과 일본에서의 오랜 지도자 경험은 여자청소년대표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오 감독은 “오랜 외국 생활 탓에 아직 국내 아마추어 핸드볼의 현실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상대팀의 영상이 없어 비디오 분석 자체가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당황하기도 했다. 선수 시절부터 철저한 분석과 준비가 몸에 배어있어 이런 상황이 불안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열악한 상황에서도 국제대회에서 활약했던 과거를 떠올리며 사상 첫 세계청소년선수권 4강 진출이라는 꿈을 이뤄내고 싶은 게 오 감독의 목표다. 무엇보다 원했던 지도자의 길을 다시 걷게 된 오 감독은 “성적도 중요하겠지만 선수들이 대표팀에 들어와 무언가 하나만큼은 확실히 배워갔으면 좋겠다. 여성지도자의 섬세함으로 선수들의 장점을 이끌어내 강화하고 싶다”고 제2의 오성옥 만들기에 돌입했다.
[대한핸드볼협회 윤초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