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올림픽 여자핸드볼 최종 예선 3그룹, 한국 38-21 코트디부아르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임순례 감독)이라는 영화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환희를 나눠준 바 있는 여자핸드볼 선수들이 끝내 베이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지난 21일에 발표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결정(아시아지역 예선 통과-카자흐스탄)에 따라 먼 길을 떠나야 했던 우리 여자핸드볼 선수단은 비교적 홀가분한 마음으로 돌아와 베이징 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
임영철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여자핸드볼대표팀은 우리 시각으로 30일 늦은 밤 프랑스의 님에서 벌어진 2008 베이징올림픽 여자핸드볼 최종 예선 3그룹 마지막 경기에서 코트디부아르를 38-21(전반 15-9)로 물리치고 2승 1무의 성적으로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팀 100호골 우선희, 개인 득점 순위도 \'1등\'
루마니아 룰멘툴에서 한국 여자핸드볼의 실력을 뽐내고 있는 세계적인 오른쪽 날개 우선희는 예선 탈락이 이미 확정된 코트디부아르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혼자서 10골을 터뜨리는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그 덕분에 이번 3그룹 예선 세 경기에서 득점왕(20골)을 차지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경기 시작 58초만에 라이트백 최임정의 도움을 받아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문지기 캉가의 키를 넘기는 슛으로 완승의 시작을 알린 우선희는 특유의 빠른 발을 이용하여 속공 중심의 경기 운영을 효율적으로 펼쳤다.
특히, 25분에는 문지기 오영란(선방 13개)의 긴 연결을 받아 팀의 열 네 번째 골을 만들어내며 동료들에게 승리의 확신을 심어주기도 했다. 핸드볼 경기에서 문지기의 선방은 곧 속공의 출발점 역할을 하기에 이 단짝 호흡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며 상대를 압도할 수 있다는 상징적 의미이기도 하다.
또한, 우선희는 경기를 33초 남겨놓고 완벽한 오른쪽 날개 공격을 성공시키며 이번 대회 우리팀 득점 숫자를 딱 100으로 맞춰놓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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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 핸드볼큰잔치 2차대회가 열린 2007년 2월 23일 인천 도원체육관, 전 소속팀 효명건설 센터백 김온아가 한국체대와의 경기에서 점프슛을 시도하고 있다. | | ⓒ 심재철 | | |
문지기 오영란과 오른쪽 날개 우선희의 단짝 호흡 말고도 좀처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 보이는 또 하나의 단짝이 눈에 띄었다. 그들은 무려 나이 차이가 16년이나 벌어져 있는 맏언니와 막내 사이였다. 자매라기보다는 이모와 조카 사이라고 해야 어울릴 것 같았다.
핸드볼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라고 할 수 있는 센터백을 맡아 팀을 이끌고 있는 맏언니 오성옥(오스트리아 히포방크)과 막내 김온아(벽산건설)가 그 주인공. 이미 김온아는 백제여고 시절부터 될성부른 떡잎으로 주목을 받으며 청소년대표로도 큰 활약을 펼친 바 있으며 최근에는 대표팀에서 \'포스트 오성옥\'으로 경험을 쌓고 있는 중이다.
거의 승패가 갈린 후반전에 김온아는 공격을 이끌었고 수비시에는 오성옥이 그를 대신하여 말없이 뛰었다. 아우가 공격을 마치고 벤치로 나와 앉으면 큰언니는 뛰어들어가 몸싸움을 마다 않고 수비에 임했다.
사회 통념과는 반대로 궂은 일을 맏언니 오성옥이 도맡은 것이다. 몸을 사리지 않고 최임정, 허순영, 김차연 등과 나란히 가운데 수비벽을 든든히 만든 오성옥은 후반전 한 때 바닥에 뒤통수를 찧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지만 끝까지 자신의 역할을 해내고 말았다. 3수를 하고도 우리 여자대표팀이 흔들리지 않은 것은 이렇게 자신을 희생하는 선수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개최국 프랑스는 이어 벌어진 콩고와의 경기에서 36-19로 이겨, 1위 자격으로 올림픽 본선행을 결정지었다. 지난 1월 말 우리와 함께 아시아지역 예선 재대결을 벌인 바 있는 일본은 2그룹에 나가 분전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헝가리와의 실력차(29-39)를 좁히지 못하고 무너져 3위에 만족해야 했다.
독일 라이프찌히(1그룹), 루마니아 부쿠레슈티(2그룹)에서 벌어진 다른 그룹 예선에서는 \'독일, 스웨덴 / 루마니아, 헝가리\'가 베이징 입성 절차를 마쳤다.
덧붙이는 글 | ※ 2008 베이징올림픽 여자핸드볼 최종 예선 3그룹 경기 결과, 30일 프랑스 님
★ 한국 38-21(전반 15-9) 코트디부아르
◎ 한국 선수들 개인 기록
LW김남선 1골, LB문필희 6골, CB김온아 5골, CB오성옥 3골, PV허순영 2골, PV김차연 1골, RB최임정 5골, RB명복희 2골, RB홍정호 3골, RW우선희 10골 // 문지기 오영란 선방 13개
★ 프랑스 36-19 콩고
◆ 3그룹 최종 결과
1위 프랑스 2승 1무(95득점 54실점, +41) - 올림픽 본선 진출!
2위 한국 2승 1무(100득점 69실점, +31) - 올림픽 본선 진출!
3위 콩고 1승 2패(69득점 99실점, -30)
4위 코트디부아르 3패(57득점 99실점, -42)
◇ 국제핸드볼연맹 주최 올림픽 최종 예선 통과팀
- 독일, 스웨덴(이상 1그룹), 루마니아, 헝가리(이상 2그룹), 프랑스, 한국(이상 3그룹)
<오마이뉴스 심재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