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맏언니 오영란(왼쪽)과 우선희가 27일 태릉선수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News1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정말 마지막이란 각오로 금메달에 도전하겠습니다."
둘이 합쳐 82세다.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베테랑 오영란(44·인천시청)과 우선희(38·삼척시청)가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의기투합했다.
임영철 감독이 지휘하는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지난 3월 대표팀 엔트리를 발표했다.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아시아지역예선에서 일본을 꺾고 본선 진출을 확정한 대표팀에 낯선 이름 두 명이 눈에 띄었다.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겪은 골키퍼 오영란의 이름을 본 대부분의 취재진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출산을 했던 우선희까지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임영철 감독은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대표팀에 안 뽑을 순 없었다"면서 "현재 핸드볼코리아리그에서 최상급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경험 등을 통해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여자 대표팀은 현재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굵은 땀을 흘리고 있다. 오영란과 우선희는 이달 들어 진행했던 포항 해병대 캠프에도 다녀왔다.
오영란은 "처음엔 감독님께 절대 대표팀에 안 들어간다고 이야기 했지만 결국엔 설득을 당했다"면서 "어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려니 힘들다"고 웃었다.
우선희도 "인천 아시안게임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다시 대표팀에 오게될 줄 몰랐다"면서 "항상 마지막이란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둘의 공통점은 대표팀에서 유이한 ''엄마 선수''란 점이다. 오영란은 첫째 아이가 11살인 두 딸의 엄마이고, 우선희도 지난해 11월19일 예쁜 공주님을 낳았다.
출산하고 5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임영철 감독은 "우선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그를 대표팀에 불렀다. 우선희는 "아기가 보고 싶은 게 사실"이라며 "매일 영상 통화도 하고 그렇지만 아기가 엄마를 못 알아볼까봐 걱정스럽다"고 웃었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오영란은 "나도 첫 아이를 낳고 똑같이 5개월 만에 선수로 복귀했다"면서 "충분히 모든 것을 다 이해한다. 그래도 둘이서 아이 이야기를 하면서 공감대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임영철 감독은 "우선희의 경우 현재 컨디션은 60% 정도"라면서도 "올림픽까지 시간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그 안에 몸 상태를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우선희는 이날 인터뷰 내내 오영란의 팔짱을 끼고 다정한 포즈를 취했다. 우선희는 "그래도 영란 언니가 있기 때문에 정말 다행"이라며 "서로 의지하면서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고 했다.
둘의 공통점은 아쉽게도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는 점이다.
오영란은 그 동안 4차례 올림픽에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많은 팬들이 기억하고 있는 ''우생순''의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골키퍼로 활약했다. 우선희도 2004 아테네에서 은메달, 2012 런던 대회에서 4위를 차지하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보지 못했다.
오영란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많은 것을 이뤘지만 단 한 가지 못한 것이 있다면 올림픽 금메달"이라며 "선수로서 마지막을 반드시 금메달로 장식하고 싶다. 그 이유 하나 때문에 이렇게 대표팀에서 어린 선수들과 함께 땀흘리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우선희도 "예전부터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꿈이 있었지만 이루지 못했다"면서 "마지막 기회이자 꿈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영철 감독은 "두 베테랑의 존재는 누구보다 든든하다"면서 "선수들이 힘든 가운데서도 나를 믿고 대표팀에 와줘서 고맙다. 그토록 원하는 금메달을 리우에서 따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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