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가 팀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핸드볼에서 골키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런 경향은 최근 더욱 뚜렷해졌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다투는 팀들은 모두 출중한 실력을 갖춘 골키퍼를 보유하고 있다. 소위 ‘월드클래스’라고 말할 수 있는 골키퍼들은 각국 리그와 유럽챔피언스리그를 경험하며 실력을 쌓고 있다. 그러나 유럽의 선진 핸드볼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없는 국내에서 골키퍼 선수들의 실력 향상은 한계가 있다. 이런 문제는 전문적인 골키퍼 지도를 받을수 없는 초중고 핸드볼에서 더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대한핸드볼협회(이하 협회)는 세계 핸드볼 추세와 점점 더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골키퍼 선수들의 실력 향상을 위해 올해부터 협회 소속 전문 골키퍼 전임지도자를 선발하여 골키퍼 전문 인력 양성에 힘을 싣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직시한 협회는 골키퍼 전문 인력 양성에 힘을 쓰기 시작했다. 협회 최병장 상임부회장은 올해 초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골키퍼의 능력 향상을 돕고자 선진핸드볼 체험 사업 등을 계획 중이다”라며 골키퍼 전문 인력 양성 사업에 박차를 가 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가장 먼저 시행된 사업이 ‘협회 전임지도자와 함께하는 찾아가는 핸드볼캠프’다. 협회는 2016년을 맞아 전임지도자제도를 확대 실시했다. 여기에 골키퍼 전임지도자도 포함돼 있었고, 이를 통해 선발된 골키퍼전문코치가 바로 남녀대표팀 골키퍼 코치를 역임했던 한경태 코치다. 한경태 코치는 정석항공고와 한국체대를 나와 1999년 충남도청에서 활약했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연속 출전했으며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부터 3회 연속 대표팀 골문을 지켰다. 192㎝의 큰 키에 순발력과 민첩성을 겸비해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스위스 베른무리와 상트오트마 등에서 뛰며 유럽 핸드볼을 직접 경험했다. 그리고 지금은 “한국에서 전문적인 골키퍼 육성에 힘을 보태고 싶다”는 마음으로 전문 골키퍼 코치로 초중고 꿈나무 선수들을 위해 전국을 순회하며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전달하고 있다.
‘협회 전임지도자와 함께하는 찾아가는 핸드볼캠프’의 일환으로 실시되고 있는 골키퍼 지도는 매주 한 지역의 초중고 3개 학교를 취합해 진행되고 있다. 3월부터 시작해 태백, 인천, 서울 등에서 캠프가 진행됐다. 대부분 방과후에 캠프를 진행하고 있으며 학교에 따라 정규 훈련 시간에 함께 진행하기도 한다. 직접 참가 신청을 받고 있는 한경태 코치의 휴대폰이 뜨거울 정도로 캠프는 큰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골키퍼 지도는 더욱 반응이 뜨겁다. 현재 초중고 핸드볼팀 중 골키퍼 전문 코치를 보유한 팀은 안타깝게도 없다. 전문적인 지도자가 없는 터라 이런 기회가 더욱 소중한 것 이다. 고대부고에서 골키퍼를 맡고 있는 김승찬은 “(골키퍼 전문 훈련을 처음 받았는데) 힘들지만 재미있다. 새롭게 배우는 게 많아 흥미롭다. 앞으로 한경태 선생님처럼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어려서부터 골키퍼 전문 교육을 받는 유럽과 비교하면 열악한 환경이다. 핸드볼 강국이라 불리는 노르웨이는 국가대표 골키퍼 코치가 골키퍼를 위한 훈련 시스템을 직접 연구한다. 연구한 결과는 각 클럽팀에 세미나를 통해 전달되고 각 클럽팀은 산하의 주니어, 청소년 클럽 등에 이를 전달해 지식을 공유한다. 협회는 2013년 노르웨이와 MOU를 맺어 훈련방식 등을 교류하고 있으며 골키퍼 전문 훈련에 있어서도 노르웨이 등 유럽 선진국들의 사례를 분석하고 있다.
스위스 등 유럽 각지에서 선진 핸드볼 문화를 보고 돌아온 한경태 코치는 캠프가 실시될 때마다 더 많은 지식과 실전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열성적으로 어린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한경태 코치는 순회 지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골키퍼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전문적인 훈련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순회 지도 후 각 선수에 맞는 훈련 프로그램과 스케줄표를 만들어 각 학교 지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협회에서도 순회 지도 외에 다양한 골키퍼 전문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다. 유럽 등 선진 핸드볼 문화를 경험할 기회도 마련하고, 방학 기간 캠프를 통해 포지션별 집중훈련과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구상하고 있다. 필드 선수들 보다 동기부여가 중요한 골키퍼 선수들에게는 적절한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협회에서는 이전에도 골키퍼 능력 향상을 위한 사업을 여러 차례 실시했었다. 2013년에는 해외 유명 골키퍼 코치를 초빙해 초중고는 물론 국가대표 선수들까지 돌아가며 훈련을 실시했다. 이후에도 골키퍼 훈련에 활용할 수 있도록 동영상 자료를 협회 웹사이트에 게시해 무료로 열람할 수 있게 만들었다. 다만 이러한 노력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아야 한다. 견고한 시스템으로 발전해 나가야 그 성과를 볼 수 있다. 순회 골키퍼 지도는 올 10월이면 종료된다. 협회 전임지도자로서 골키퍼 전문 코치라는 책임감을 갖고 있는 한경태 코치는 “각 지역의 골키퍼 선수들이 모두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출중한 선수들을 선발해 국제대회에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로 육성시킬 수 있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더 멀리는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를 배출해내는 꿈도 가지고 있다”고 협회의 노력이 값진 결실로 이어지길 기대했다.
[대한핸드볼협회 윤초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