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림픽에는 수 많은 레전드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을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중계석''이죠. 그들에게도 파란만장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올림픽 무대에 나서는 제자 혹은 후배들의 도전을 누구보다 뜨거운 목소리로 전할 수 있습니다. ''해설자들''에서는 2016 리우 올림픽에 나서는 해설위원들을 만납니다. 이번 주인공은 ''우생순 신화''의 주역 여자 핸드볼 임오경 해설위원입니다.
우리 여자 핸드볼은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그리고 동메달 1개를 목에 걸었습니다. 총 6개의 메달인데 이 숫자는 핸드볼 종목에서 세계 최강국 중 하나로 꼽히는 노르웨이보다 많은 숫자입니다. 하지만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대표팀 성적은 꾸준히 하락세였습니다. 88 서울 올림픽과 92년 올림픽에서 두 대회 연속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지만 그 이후로는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해 본 적이 없습니다. 세계선수권대회 우승도 없습니다. 2004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 이후 ''우생순 신화''만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SBS리우올림픽 여자핸드볼 해설위원 임오경
해설자로는 두번째로 올림픽 무대를 향하게 된 임오경 해설위원은 2004 아테네 올림픽 당시 ''우생순 신화''를 탄생시킨 대표팀 주역 중 한 사람입니다. 임오경 위원은 당시의 기억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우리는 우승후보가 아니었다. 한국을 메달권으로 분류한 언론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런데 첫 경기에서 금메달 후보였던 덴마크와 무승부로 경기가 끝났다. 그러자 전세계가 다시 한국 핸드볼을 메달 후보에 올려 놨다. 우생순 신화는 우리가 원해서 만든 드라마는 아니었다."
그 어떤 각본도, 각본 없는 드라마의 감동을 이기지 못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세상의 그 어떤 선수도 ''은메달''이 ''금메달''보다 기쁘지는 않을 겁니다. 눈 앞에 와 있던 세계 정상의 자리를 놓친 뒤,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2008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을 끝으로 메달과도 인연이 끊어진 상태입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 속에 대회 4강에 오르는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대략 이 정도 대목이면 으레 고개를 드는 ''반론''이 있습니다. "4년 동안 관심도 없다 올림픽 때만…", "인프라도 탄탄하지 않은데 무조건 금메달…" 같은 의견입니다. 사실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여자 핸드볼의 메달 획득 목표는 어려워 보이는 것도 분명하고요.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핸드볼 대표팀은 사상 처음으로 전임 감독제까지 실시했지만 그 당사자인 임영철 감독조차 "역대 최약체 대표팀일지도 모른다"고 인정했을 정도니까요.
SBS리우올림픽 여자핸드볼 캐스터 조민호 해설위원 임오경
하지만 임오경 해설위원은 물론이고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임영철 감독 그리고 여자 핸드볼 대표팀 선수들 모두가 ''우생순 신화''는 지금도 진행 중인 드라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드라마에 아직 ''금메달''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또 다른 우생순 멤버인 44살 골키퍼 오영란, 38살 라이트윙 우선희는 그 드라마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자신들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로 향합니다. 그렇다면 박수는 선수들이 최선을 다 하고, 고개를 숙일 때 쳐줘도 늦지 않을 겁니다.
리우 올림픽 여자 핸드볼 대표팀 첫 경기는 우리시간으로 8월 7일 새벽 2시 40분에 시작될 예정입니다. 상대는 이번 대회 강력한 금메달 후보 중 하나인 세계랭킹 2위의 러시아입니다.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