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 전부터 준비한 올림픽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다 잡은 메달을 아깝게 놓친 여자대표팀! 대한핸드볼협회는 런던올림픽 직후 곧바로 리우올림픽 준비에 들어갔다. 그 중 가장 먼저 취한 조치는 전임감독제 도입이다. 전임감독제는 대한민국 핸드볼 사상 최초의 일로, 다른 종목에서도 그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전임감독제 도입으로 대표팀 지휘권은 임영철 감독에게 돌아갔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았던 임영철 감독은 본인의 숙원이기도 한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위해 대한핸드볼협회의 대표팀 전임감독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두 번째는 전통의 유럽 강호 노르웨이와의 전략적 MOU(Memorandum of understanding) 체결. 아시아는 현재 핸드볼 변방이나 다름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란 말처럼 여자핸드볼은 강적인 유럽핸드볼을 이기기 위해 ‘호랑이 굴’로 직접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런던올림픽 이듬해인 2013년 4월 노르웨이로 전지훈련을 떠난 여자대표팀은 노르웨이와 MOU를 체결했다. 이 MOU를 바탕으로 2013년에는 한국대표팀이 노르웨이를 찾아 노르웨이의 훈련방법과 선진 핸드볼 기술을 익혔고, 2014년에는 노르웨이가 한국을 찾아 합동 훈련과 태릉선수촌에서의 생활 그리고 두 차례의 평가전을 치렀다.
이후에도 매년 2회 이상 대표팀 강화훈련을 통해 대표선수들의 기량과 조직력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왔다. 이를 통해 올림픽을 비롯한 국제대회에서의 대표팀 경기력 제고와 함께 전력과 전술의 개발, 상대팀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여자대표팀은 2015년 10월 20일부터 25일까지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아시아지역예선에서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이를 위해 여자대표팀은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가 끝난 직후인 7월 15일부터 태릉선수촌에 입촌해 석달여를 함께 동고동락하며 아시아지역예선을 준비했다. 주위에서는 아시아지역예선 통과는 당연한 결과로 여겼지만 여자대표팀 전임지도자인 임영철 감독은 자만하지 않고,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넌다''는 심정으로 아시아지역예선을 준비했다.
그 결과는 카자흐스탄(35-24), 중국(34-22), 우즈베키스탄(56-15), 일본(35-21)을 차례로 꺾고 전승 우승이라는 성적을 이뤘다. 모든 경기가 10점 차 이상 나는 완벽한 승리였다. 일본과 중국이 ''타도 대한민국''을 외치며 두 달이나 먼저 준비에 들어가 대표팀을 긴장케 하기도 했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고 여자대표팀은 대한민국 구기종목 중 가장 먼저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올림픽 9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한 여자대표팀은 2015년 12월 5일부터 덴마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해 올림픽에서의 가능성을 점쳐 보았다. 2015년 덴마크세계선수권대회는 대부분의 핸드볼 강국들이 세대교체를 마치고 정예멤버로 대회에 참가해 각국 대표팀의 실력을 가늠해볼 중요한 대회였다. 비록 16강에서 러시아에 25-30으로 패하며 목표했던 8강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조별예선에서 브라질, 프랑스 등 핸드볼 강국들과 시종일관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무승부를 기록했다. 김온아(SK 슈가글라이더즈)가 부상으로 대회 참가가 어려웠던 만큼 정상 전력으로 나설 2016년 리우올림픽은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기대를 갖게 했다.

본격적인 준비 돌입
여자대표팀은 2016 SK핸드볼코리아리그의 전반기가 끝난 3월 21일 태릉선수촌에 재입소하며 본격적인 리우올림픽 준비에 들어갔다. 임영철 감독은 23명의 예비 엔트리를 꾸리고 대표팀 내의 경쟁을 유도했다. 태릉선수촌 입소 후 여자대표팀이 가장 먼저 실시한 것은 정신무장. 이를 위해 3월 28일부터 4박5일간 포항에서 해병대 지옥훈련을 실시했다. 핸드볼은 그 어떤 구기종목보다 조직력이 우선되는 만큼 모든 선수가 하나로 뭉치자는 의미에서 이와 같은 특별 훈련을 진행했고, 맏언니 오영란(인천시청)부터 막내 유소정(SK슈가글라이더즈)에 이르기까지 24살에 이르는 세대 차를 허물고 하나가 됐다.
두 번째는 올림픽 본선을 대비한 유럽팀과의 적응력 키우기. 여자대표팀은 5월 16일부터 6월 15일까지 한 달간 유럽전지훈련을 다녀왔다. 이 기간 동안 폴란드, 우크라이나, 슬로베니아 등을 돌며 현지 클럽팀은 물론 각국 대표팀과의 10번에 거친 연습 경기를 통해 유럽핸드볼에 대한 적응력을 키웠다. 마지막은 일본대표팀을 상대로 한 실전 모의고사. 여자대표팀은 6월 25일 SK핸드볼경기장에서 개최된 2016 국가대표 핸드볼 한일정기전을 통해 선수들의 경기력을 최종 점검하는 한편, 2016년 리우올림픽에 참가할 최종 엔트리를 확정하기 위한 평가전을 가졌다. 곧바로 태릉선수촌에 재입소한 여자대표팀은 리우행 비행기에 몸을 싣기까지 남은 약 한 달여 기간을 조별예선과 8강 이후 만나게 될 팀들을 예상한 맞춤형 전술훈련을 실시했다.

리우올림픽 정예멤버
리우올림픽 여자대표팀은 전력누수 하나 없이 최상의 멤버로 전력을 꾸렸다. 오영란 골키퍼부터 유소정에 이르기까지 베테랑과 신예 선수들로 조화를 이뤘다. 1990년대 이후 출생자가 절반이 넘어 4년 뒤 도쿄올림픽까지 겨냥한 폭 넓은 결정이다. 우선 김온아(SK슈가글라이더즈)와 류은희(인천시청) 등 대표팀의 두 기둥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리우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이 함께 뛴 국제대회는 (아시안게임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없다. 런던올림픽에서는 김온아가 첫 경기에 부상을 당하며 더이상 경기에 나서지 못 했고, 세계선수권에서는 부상으로 두 선수가 번갈아 제외됐다. 둘은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보여주겠노라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오영란 골키퍼와 우선희(삼척시청) 두 베테랑은 마지막 태극마크가 될지도 모를 이번 올림픽을 위해 엄마의 삶은 잠시 뒤로 미루기로 했다. 두 선수의 남편은 앞치마를 두를 것을 스스로 자청하며 두 선수에게 힘을 실어줬다. 오영란 골키퍼는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지만 핸드볼코리아리그에서 변함없는 활약을 바탕으로 옛 스승의 부름을 다시 받았다. 우선희는 3년 전 세르비아세계선수권대회에서 8강 탈락팀 중 유일하게 베스트7에 뽑히는 등 전성기 이상의 활약을 이어오고 있다. 해외리그와 국제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두 베테랑의 합류는 경험이 부족한 대표팀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막내 유소정의 깜짝 발탁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핸드볼의 황금세대로 불리는 2015년 신인드래프트 멤버 중 유일하게 성인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그밖에 올림픽과는 인연을 맺지 못 했던 유현지(삼척시청)가 서른을 넘긴 나이에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 나서고, 강철 체력왕 정유라(대구시청)도 김온아, 류은희의 뒤를 잇는 제3의 공격옵션으로 활약을 기대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