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성옥 감독이 이끄는 여자청소년대표팀이 10년 만에 세계여자청소년선수권대회 최고 성적을 거뒀다.
여자청소년대표팀은 31일 오후(한국시간) 슬로바키아에서 열린 제6회 세계여자청소년선수권대회 3-4위 결정전에서 노르웨이를 32-30으로 꺾고 러시아(1위), 덴마크(2위)에 이어 대회 3위라는 놀라운 성적을 이뤄냈다. 이 성적은 지난 2006년 1회 대회 준우승 이후 10년 만에 거둔 최고 성적으로, 당시 준우승 멤버로 활약했던 김온아, 권한나, 주희 등은 현재 여자핸드볼을 이끌고 있는 대들보로 성장해 이번 대회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의 성장도 기대케 만들고 있다.
사실 대회 전까지 여자청소년대표팀에 대한 기대는 그리 크지 않았다. 오성옥 감독의 국내 지도자 첫 데뷔 무대이기도 했고, 훈련 시간도 짧았다. 거기에 다른 출전국에 비해 작은 신장도 우리 여자청소년대표팀의 약점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이러한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여자청소년대표팀은 노르웨이(30-25), 파라과이(39-22), 프랑스(37-31), 카자흐스탄(39-17) 그리고 지난 대회 우승 팀인 루마니아와 치른 조별예선에서 5전 전승을 거두고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대회 전부터 오성옥 감독이 ‘난적’으로 지목했던 ‘디펜딩 챔피언’ 루마니아를 39-37로 이기며 순식간에 대회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조 1위라는 좋은 성적으로 16강에 오른 덕분에 D조 4위 슬로베니아를 33-30으로 가볍게 꺾고 8강에 진출한 여자청소년대표팀은 8강에서 스웨덴과 맞붙었다. 그러나 스웨덴도 이미 기세가 오른 우리 여자청소년대표팀의 상대가 되지 못 했다. 여자청소년대표팀은 스웨덴을 27-24로 제압하고 10년 만에 준결승 진출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우리 여자청소년대표팀의 4강 상대는 ‘강호’ 러시아였다. 러시아는 한국 선수들보다 한 뼘은 더 큰 신장과 큰 신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으로 밀어붙였다. 대회 내내 한국의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내던 김아영과 송혜수도 러시아의 집중 수비에 막혔고, 박조은 골키퍼 역시 러시아 선수들의 강력한 슈팅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끝까지 추격에 나섰지만 끝내 경기를 뒤집지는 못 했다. 결과는 23-27의 패배.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내달리던 여자청소년대표팀은 결승 문턱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3-4위 결정전으로 향한 여자청소년대표팀은 조별예선에서 승리를 거뒀던 노르웨이를 다시 만났다. 노르웨이도 조별예선과는 다른 각오로 3-4위 결정전에 나섰다. 전반전을 1골 차로 뒤진 한국은 후반전 초반 4골 차까지 끌려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한국의 반격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김소연과 홍은혜 등 양쪽 윙에서 득점이 나오기 시작했고, 수비 성공에 이은 속공 득점으로 순식간에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대회 내내 활약했던 박조은 골키퍼의 선방과 홍은혜, 김아영, 김소라 등의 득점이 연달아 터지면서 한국은 승리를 확신할 수 있었다. 경기 종료 직전 터진 최지혜의 득점으로 승리를 자축했고, 오성옥 감독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선수들까지 모두 얼싸 안고 3위의 기쁨을 나눴다.
이번 대회는 한국 여자핸드볼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체격의 열세에도 탄탄한 수비 조직력과 이를 바탕으로 한 속공, 돌파 등의 공격 전술은 이번 대회에서 유럽과는 다른 한국 여자핸드볼의 스타일을 대변했다. 또한 대회 베스트7에 이름을 올린 김아영(65골)과 송혜수(34골)는 대회 내내 한국의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한국 여자핸드볼의 새로운 공격 자원으로 주목 받았고, 박조은 골키퍼(방어율 33.5%)는 3번이나 경기 MVP에 선정되며 차세대 수문장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대회 내내 경기장을 ‘대~한민국’이라는 함성으로 물들게 만든 현지 교민과 대사관 직원, 대한핸드볼협회 임원, 관계자 등 현지 응원단의 열정적인 응원도 여자청소년대표팀의 선전을 가능하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오성옥 감독은 "결승에 오르지 못해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마지막 경기까지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 덕분에 후회 없는 대회가 됐다”며 “특히 이번 대회를 통해 대한민국 청소년 선수들이 유럽팀과 실전 경험을 쌓고, 핸드볼의 최신 트렌드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오성옥 감독은 일본에서의 지도자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대한핸드볼협회 전임지도자로 지난 3월부터 여자청소년대표팀을 맡아 이번 대회에서 3위 성적을 거두며 지도자 데뷔무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한편, 세계 3위의 성적을 거둔 여자청소년대표팀은 2일 인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한다.
[대한핸드볼협회 윤초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