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체육대학교가 대반전의 드라마를 써냈다.
한국체대는 27일 홈 경기장인 한국체육대학교 오륜관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6 전국대학핸드볼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연장 끝에 경희대학교를 34-29로 누르고 기적적인 우승을 달성했다. 사실 한국체대의 우승을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2차전으로 진행되는 챔피언결정전에서 한국체대는 1차전 4점 차의 패배를 안았고 2차전에서 5점 차 이상 승리를 하지 않으면 우승은 힘든 상황이었다. 게다가 상대는 정규리그 두 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던 경희대였다. 그러나 한국체대는 2차전 절치부심했고 열정적인 홈 팬들의 응원까지 등에 업고 5점 차로 승리하며 대반전을 이뤄냈다.
1차전에서도 한국체대의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후반전 초반까지 편의범 골키퍼와 임재서 등의 활약으로 4점 차까지 앞섰었다. 그러나 뒷심이 부족했다. 경희대 박광순과 김지훈, 김연빈 등에게 연속 실점하며 역전패를 당하고 만 것이다. 1차전 패배 이후 한국체대는 좌절하기보다 똘똘 뭉쳤다. 한국체대 김민구 감독은 “5점차 승리 어렵지 않다. 할 수 있다”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임재서 등 4학년 선수들을 중심으로 분위기를 추스른 것도 한국체대가 극적으로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가 됐다.

2차전 양상 역시 팽팽했다. 한국체대는 홈에서 열린 경기답게 많은 홈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경기에 임했다. 경기 초반 한국체대가 질식 수비로 경희대의 공격 활로를 차단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한 것도 잠시, 경희대가 한국체대가 실책을 범한 틈을 타 곧바로 경기의 균형을 맞췄다. 쉽게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양 팀의 치열한 공방전이 계속됐다. 한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몸싸움에 경기장의 분위기는 뜨거웠다. 경기장의 가득한 한국체대 응원단의 함성은 경희대가 한국체대의 뒷문을 열어 득점에 성공하며 잦아들었다. 전반전 종료 점수는 13-12, 경희대가 한 점차로 앞서 있었다.

강석주가 부상으로 실려나가며 한국체대가 불안하게 후반전을 시작했다. 그러나 강석주의 빈자리를 속공으로 메운 한국체대는 순식간에 두 점차로 역전했다. 경희대의 해결사는 박광순이었다. 한국체대가 기세를 탈 때마다 박광순은 흐름을 끊는 득점으로 경희대의 공격을 이끌었다. 그러나 한국체대의 분위기는 쉽게 꺾일 줄 몰랐다. 한국체대 차성현이 결정적인 스틸 이후 득점까지 만들어내며 한국체대는 경기 종료 10분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4점 차로 달아났다. 경기 종료 직전 경희대 허석주가 노마크 득점 상황을 맞이했지만 한국체대 장민국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가 나오며 한국체대는 4점 차를 유지했고 승부를 연장으로 이끌었다.

연장전 시작과 함께 분위기는 한국체대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한국체대는 지쳐있는 경희대의 수비를 비집고 득점에 성공했다. 드디어 그렇게 바라던 5점 차로 달아난 것이다. 지친 경희대의 슈팅은 위력을 잃었고 경희대의 마지막 공격을 막아내며 우승을 일궈내는 대반전의 드라마를 완성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한국체대는 김민구 감독 체제로 변신했다. 그러나 정규리그 동안 주요 선수의 이탈과 부상 그리고 김민구 감독의 색깔에 빠른 적응을 하지 못 한 점들이 악재로 이어지며 2위 자리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었다. 후반기에는 정규리그 4위 강원대에게 덜미를 잡히기도 했고, 4강 토너먼트 1차전에서는 원광대에게 패해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좌절될 뻔한 위기도 있었다.



이 위기를 모두 이겨내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체대 김민구 감독의 눈가는 촉촉했다. 김 감독은 “꿈만 같다. 한국체대 자존심만 회복하고자 했는데 (우승을 해서) 정말 기쁘다. (어떤 선수든) 빈자리가 있어도 모든 선수가 메울 수 있는 실력을 가진 팀이 우리 팀이다. (주변의 평가와 시선은) 신경 쓰지 않았다”고 한국체대 감독으로 이룬 첫 우승의 소감을 밝혔다.
무엇보다 한국체대의 우승 뒤에는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 팬들의 응원이 있었다. 한국체대 여자핸드볼 선수들과 학부모들은 물론 재학생들까지 더해진 한국체대의 응원단은 경희대의 정신을 쏙 빼놓을 정도로 큰 목소리로 한국체대를 연호했다. 특히 경기 막판부터는 한국체대 팬들의 응원 소리에 경희대 선수들의 목소리가 묻힐 정도였다. 한국체대의 우승이 확정되자 관람석에 있던 재학생들까지 모두 뛰어나와 좋아하는 모습은 대학핸드볼에서만 볼 수 있는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대한핸드볼협회 윤초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