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여자실업핸드볼 신인드래프트가 11월 10일 서울 SK핸드볼보조경기장에서 진행됐다. 대한핸드볼협회는 프로스포츠가 아닌 실업종목으로는 유일하게 2012년부터 여자실업팀 신인선수 선발에 공개 드래프트제를 도입해 5년째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고등학교 및 대학교 졸업 예정 선수들에게 안정적으로 운동할 기반을 제공하는 한편, 제도적으로 실업팀의 전력 평준화를 유도해 국내 실업 핸드볼 경기의 흥미를 더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여자실업핸드볼 신인드래프트는 2012년에는 28명, 2013년에는 19명이 드래프트를 거쳐 실업 무대에 진출했고, 2014년에는 사상 최다인 41명의 선수가 드래프트 참가를 신청해 29명이 선택을 받아 70.7%의 높은 지명률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35명의 선수가 실업의 문을 두드려 20명만이 실업 무대를 밟았다. 당시 지명률은 57.1%로 역대 가장 낮은 지명률을 기록했다.
일찌감치 신인드래프트 현장에 도착한 선수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 꽃을 피웠다. 팀 동료들과의 마지막을 아쉬워하는 동시에 실업 무대 데뷔를 앞둔 긴장감이 선수들의 얼굴에 뒤섞여 있었다. 올해는 19명의 선수가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했다.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참가자가 줄었지만 지명률 만큼은 높았다.
총 16명의 선수가 8개 구단의 선택을 받아 84.2%의 지명률을 기록해 역대 최다 지명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번 신인드래프트의 지명률이 높았던 것은 즉시 전력감으로 분류되는 실력 있는 선수들이 대거 참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드래프트를 신청한 선수 중에서 8명이 청소년과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아선수권대회 대표 선수였고, 한국체육대학교를 졸업한 대학 선수들이 5명까지 참가했다.
박새영, 여자신인드래프트 최초 골키퍼 출신 1순위 영광
여자실업핸드볼 신인드래프트 지명순서는 전년도 리그 성적의 역순으로 진행된다. 2016 SK핸드볼코리아리그 최하위 팀인 경남개발공사가 1라운드 1순위 지명했고 뒤를 이어 광주도시공사, 부산비스코, SK슈가글라이더즈, 컬러풀대구, 인천시청, 원더풀삼척, 서울시청 순으로 1라운드 지명을 이어갔다.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경남개발공사 최성훈 감독은 거침 없이 박새영 골키퍼의 이름을 호명했다. 최성훈 감독은 “박새영 선수가 아니면 앞으로 이런 좋은 골키퍼는 없을 것 같아서 뽑게 됐다. 우리 팀이 수비력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겠지만 골키퍼 포지션만 보완한다면 지난 시즌보다는 좋은 순위를 얻을 것 같다”고 박새영 골키퍼를 지명한 이유를 설명했다.
박새영(94년생) 골키퍼는 2010년 청소년대표를 비롯해 2014년까지 주니어대표로 한국의 골문을 지키며 2014년 세계여자주니어선수권대회 우승의 주역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2015년 전국체육대회에서는 41.18%의 평균 방어율로 팀을 일반부 3위로 끌어올리며 이번 드래프트 1순위 후보로 거론돼 왔다. 골키퍼 최초 드래프트 전체 1순위라는 영광을 안게 된 박새영 골키퍼는 “대학 4년을 거치고 실업리그에 데뷔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뛰어난 기량을 코트에서 보여드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광주도시공사에 지명된 박조은(정신여고, 98년생)도 골키퍼 포지션이다. 박조은 골키퍼는 중학교 3학년이었던 2013년부터 올해까지 청소년대표로 아시아선수권과 세계선수권대회를 각각 2차례씩 경험한 것은 물론 올해 전국종별선수권대회에서 53개의 세이브를 기록하며 43.8%의 경이적인 방어율을 기록하며 드래프트 상위 순위 지명을 예약했다. 박조은 골키퍼는 “광주도시공사 관계자분들이 저를 뽑아주신 것을 후회하지 않도록 미친 존재감으로 깜찍한 막둥이가 되겠다. 부모님 해외여행도 꼭 보내드리겠다”며 톡톡 튀는 소감을 전했다.
이 밖에 1라운드에 지명된 선수는 부산비스코 김수정(한국체대, LW, 95년생), SK슈가글라이더즈 조수연(한국체대, LB, 94년생), 컬러풀대구 김아영(황지정보산업고, CB, 98년생), 인천시청 김정은(한국체대, CB, 94년생), 광주도시공사 서명지(의정부여고, RW, 98년생) 등 총 7명이 실업팀의 지명을 받았다.

2라운드에서는 SK슈가글라이더즈 김민선(정읍여고, PV, LW, 98년생), 컬러풀대구 한승미(한국체대, PV, 94년생), 인천시청 안연희(일신여고, PV, RW, 98년생) 등 3명이 지명 받았으며 3라운드에서는 광주도시공사 김은희(경주여고, LB, 98년생), SK슈가글라이더즈 장수인(정읍여고, GK, 98년생), 컬러풀대구 김남령(황지정보산업고, PV, LB, 98년생)이, 4라운드에서는 부산비스코 최송아(의정부여고, RB, 98년생), 컬러풀대구 김한나(의정부여고, LB, LW, 98년생), 김영경(황지정보산업고, LW, 98년생)이 지명을 받았다.
이번 드래프트에 참가한 한국체대와 황지정보산업고, 의정부여고 출신 참가 선수들은 모두 실업팀의 선택을 받았고, 8개 구단 중 컬러풀대구가 가장 많은 5명의 젊은 피를 수혈해 2017시즌에서 새로운 바람을 기대하게 했다. SK슈가글라이더즈와 광주도시공사도 각각 3명씩을 지명해 팀 체질 개선에 나섰다. 광주도시공사 강태구 감독은 “뽑으려고 생각했던 선수들을 모두 지명해서 만족스럽다”며 “박조은 골키퍼는 향후 국가대표 선수로 성장할 기량을 가진 선수고, 서명지 선수 역시 제2의 우선희가 될 수 있는 실력을 가졌다. 김은희 선수는 항상 우리 팀을 오고 싶다고 해서 뽑았고 앞으로 좋은 선수로 만들어보겠다”고 밝혔다.
2016시즌 우승팀 서울시청과 준우승팀 원더풀삼척은 기존 선수와의 재계약, 타 팀 선수의 이적 계약 등으로 이미 팀 구성을 마친 상황이라 이번 드래프트에는 지명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실업 선수로의 변신 준비’ 신인선수 오리엔테이션 실시
대한핸드볼협회는 이전 드래프트와 다르게 신인드래프트를 마치고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SK텔레콤인재개발원에서 신인선수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했다. 11월 10일부터 11일까지 1박2일로 진행된 이번 오리엔테이션은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선수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각종 제도 교육부터 도핑방지, 선수인권, 부상관리 등 기본교육은 물론 자기계발과 소양 교육을 통해 실업선수로서 겸비해야 할 소양을 쌓는데 주안점을 뒀다.


실업무대 데뷔를 앞둔 신인선수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교육에 임했다.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도핑, 인권 등에 대한 강의를 들으며 실업 선수로서 마음가짐을 새로이 했다. 대한핸드볼협회 관계자는 “이미 2년 전부터 신인선수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하려 준비해왔다. 선수들이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실업 선수로의 마음가짐은 물론 책임감과 권리의식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설명했다.
부상 관리 교육 및 실습 시간에는 핸드볼 선수들이 당하기 쉬운 부상에 대한 실질적인 예방법과 더불어 직접 테이핑 실습을 실시해 선수들의 호응도를 높였다. SK슈가글라이더즈에 입단하게 된 조수연은 “이렇게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하니 이제서야 실업에 온 게 실감이 난다. 실업 선수는 몸이 재산이다 보니 부상 방지 교육을 할 때 가장 집중하게 됐던 것 같다”며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실업선수로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 YTN 조은지 기자의 강의로 미디어 교육 및 실습이 진행됐고, 11일에는 실업선수 관리규칙, 기록정의 교육 등이 실시됐다. 2017 여자실업핸드볼 신인선수 오리엔테이션은 기영노 스포츠 평론가의 기본소양 교육으로 모두 마무리됐다. 대한핸드볼협회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남자실업핸드볼 신인드래프트도 함께 진행되어 더 다양한 내용으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앞으로 신인선수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신인선수들이 실업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탄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한핸드볼협회 윤초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