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핸드볼협회가 다시 한 번 부산에 핸드볼 붐을 일으키고자 하는 노력을 시작했다. 지난해 지방 도시로는 이례적으로 해외클럽 팀을 초청해 부산시민에 한 차원 높은 유럽핸드볼을 접하게 하는가 하면, 핸드볼코리아리그에서는 부산시설공단이 선전하며 침체일로에 빠져 있던 부산핸드볼이 서서히 변화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부산은 대선주조, 종근당, 제일화재 등 많은 실업팀의 연고지로 영남권의 핸드볼을 책임졌다. 그 중 부산시설공단의 전신인 제일화재는 대구시청과 함께 경상도를 대표하는 팀이었다.
부산이 많은 실업팀의 연고지였던 것은 초중고로 이어지는 선수 수급이 잘 된 까닭이 컸다. 이상효 부산시핸드볼협회 부회장은 “부산의 남자의 동아고, 여자의 부산진여상은 전국적으로도 유명했다. 허순영, 오순열, 김차연, 최임정 등이 부산진여상을 졸업했고 국가대표로 성장했다. 초등학교 팀도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선수수급이 잘 이루어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부산 출신의 올림픽 메달리스트도 많았다. 바르셀로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당시 주장을 맡았던 박갑숙 전 선수가 있고, 앞서 열거한 허순영, 김차연, 최임정 등도 부산에서 태어나 핸드볼을 시작해 올림픽이라는 무대에서 세계를 상대로 싸웠다. 이상효 부회장또한 서울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기도 하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들어서면서 부산핸드볼은 점차 쇠퇴의 길로접어든다. 당시는 우리나라 모든 핸드볼 팀이 어려움을 겪던 시기였다. 운영난으로 해체되는 팀들이 속출했고, 국가대표 선수들이 뛸 소속팀이 없어 어쩔 수 없이 해외로 나가야 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부산도 예외는 아니어서, 부산핸드볼의 젖줄 역할을 하던 제일화재가 재정난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부산시체육회에서 일정 예산을 지원하며 운영을 이어가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상황이 녹록치 않게 되자, 부산시체육회와 부산시는부산시설공단에 팀 인수 요청을 했고 결국 부산시설공단이 핸드볼팀을 맡아 운영하게 되었다.
초중고 생태계는 더욱 안 좋아졌다. 동아고와 부산진여상이 연달아 해체되기에 이르렀고, 뛸 고등학교 팀이 없어지자 초등학교와 중학교 팀들도 하나둘 해체되기에 이르렀다. 뿌리가 흔들리자 부산핸드볼 전체가 흔들렸고, 부산은 점차 핸드볼과는 거리가 먼 도시가 되어갔다. 부산에는 현재 초등부 3팀(남초2, 여초1), 중등부 2팀(남중1, 여중1), 고등부 2팀(남고 1, 여고 1)만 남아있다.


부활의 기지개 켜는 부산핸드볼
계속해서 침체기에 빠져 있던 부산핸드볼에 2016년부터 서서히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은 초중고에서 먼저 감지됐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방과 후 활동 중점사업인 클럽스포츠가 자리를 잡아가며 부산에도 많은 클럽스포츠팀들이 생겨났다. 지난해 초등부 11팀(남초6, 여초5), 남중부 6팀, 남고부 2팀이 핸드볼을 클럽스포츠를 통해 배우고 있다. 부산 유일의 남고부 엘리트 핸드볼팀인 낙동고는 지난해 제13회 태백산기전국종합대회에 깜짝 준우승을 하는 성과를 이뤘다. 멤버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태백기공, 대성고 등 강호들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고, 전국 최강 전북제일고와도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부산시핸드볼협회 또한 변화의 움직임 속에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지난해 7월에는 부산의 세계화를 알림과 동시에 부산시민의 핸드볼에 대한 관심 제고, 국가 간 실업팀 운영에 따른 정보교류 및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목적으로 ''부산국제친선여자클럽핸드볼대회''를 개최했다. 국내에서 해외 클럽팀 초청은 이례적인 일로 스위스리그 1위 팀인 스포노(SPONO EAGLES), 일본리그 4위 미에(MIEVIOLET IRIS), 중국리그 3위 산둥(SHANDONG) 등이 참가했다. 특히 전 경기가 무료 입장이었고 주요 경기는 포털사이트를 통해 생중계되기도 했다. 이상효 부회장은 “국내리그 때보다도 많은 관중들이 입장했고, 작년 대회의 성공을 바탕으로 올해는 6,7개 팀이 참가하는 대회로 키우려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취임한 이균태 부산시핸드볼협회 회장 또한 작은 곳에서부터 부산핸드볼의저변을 넓히고 있다. 선수 출신으로 엘리트팀뿐만 아니라 스포츠클럽팀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이균태 회장은 지난해에 강원도 횡성을 직접 찾아 전국학교스포츠클럽핸드볼대회에 참가한 부산선수들을 격려하는가 하면, 올해는 협회장배스포츠클럽핸드볼대회를 신설할 계획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초중고 엘리트팀 창단을 위해 일선 학교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부산진여상이 부산핸드볼의 중흥을 이끌었던 때를 교훈 삼아 여초, 여중팀 창단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산시설공단도 적극적인 스킨십을 통해 핸드볼 알리기에 앞장섰다. 부산시설공단은 강재원 감독 부임 후 매년 부산 시민들이 많이 찾는 시장과 대학 등을 찾아 핸드볼 홍보에 나선 바 있다. 또한 부산지역 내 핸드볼 꿈나무들이 있는 곳을 찾아 재능기부를 펼치는 등 부산지역 핸드볼 붐을 다시 조성하는데 힘썼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일까?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2017 SK핸드볼코리아리그에서 부산시설공단의 활약은 긍정적 변화의 도화선 역할을 하고 있다. 부산시설공단이 선전하자 부산시 언론사들의 집중 취재 대상이 됐고, KNN에서는 강재원 감독의 다큐를 촬영해 방송하기도 했다. 이는 부산지역 전역을 통해 전파를 타며 자연스레 핸드볼을 알리는 효과로 이어졌다. 부산시에서도 현재의 상황에 한껏 고무되어 핸드볼에 대해 관심을 표했고, 더불어 6월에 부산 기장에서 열리는 핸드볼코리아리그의 홍보 활동과 관중 유치에 적극 나설 것을 약속 받았다.
부산핸드볼의 명과 암을 몸소 느낀 이상효 부회장이기에 지금의 변화가 더할 나위 없이 반갑다. 그래서,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라는 속담처럼 이상효 부회장을 비롯한 부산시핸드볼협회는 핸드볼 일이라면 열일을 마다하고 달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