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자핸드볼은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이를 꿋꿋이 이겨내며 세계무대에서도 인정받는 강호로 그 명성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리우올림픽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뼈아픈 경험을 했다. 2017년 지난 아픔을 딛고 여자대표팀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선봉에는 런던올림픽 이후 5년 만에 대표팀 지휘봉을 다시 잡은 강재원 감독이 있다.
런던올림픽의 아쉬움 딛고 5년 만에 다시 지휘봉 “솔직히 다시 맡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5년 만에 대표팀의 지휘봉을 다시 잡은 첫 소감은 비교적 짧고 간단했다. 선수시절인 1988년 국제핸드볼연맹(IHF)이 선정한 ''올해의 선수''에 뽑혔고 스위스리그 득점왕까지 차지하는 등 스타플레이어로서 화려한 명성을 쌓아온 강재원 감독은 2012 런던올림픽에서국가대표팀 감독을 처음 맡아 4강에 진출하며 8개 대회 연속 4강진출의 신화를 써냈다. 하지만 스페인과의 3-4위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아쉽게 패하며 메달의 꿈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여자대표팀을 이끌 감독의 이름에 다시금 강재원 그 이름 석 자가 쓰였다.
두 번째로 여자대표팀 감독을 맡은 지금의 상황은 처음 대표팀을 맡았을 때와 비슷한 면이 있다. “돌이켜보면 항상 어려운 여건속에서 대표팀 감독을 맡게 된 것 같다. 런던올림픽 역시 2010년 광저우아시아게임 준결승에서 일본에 패하며 동메달에 머문 뒤였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리우올림픽에서 안 좋은 결과를 받고난 이후라 부담도 많이 됐고 고민이 많았다” 그런 그가 대표팀 감독을 다시 맡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대한민국 핸드볼에 대한 열정과 런던올림픽의 아쉬움 때문이었다.
강재원 감독은 런던 올림픽 당시 최약체라는 주위의 평가와 우려그리고 김온아, 정유라,심해인 등 선수들의 줄부상 속에서도 세계 4강의 신화를 써낸 장본인이다. 하지만 지금도 그때만 생각하면 화려한 업적보다는 오히려 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데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더 앞선다고 했다. “고등학교 1학년이던 1981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고 그 뒤로는 유럽에서 프로선수로도 활동했다. 개인적으로 핸드볼로부터 참 많은 것을 받았고, 다시 대표팀 감독으로서 그에 대한 보답을 하고자 했으나 런던올림픽에서는 그 보답을 다 하지 못한 것 같다. 그간 핸드볼로부터 받았던 것들에 대한 보답과 함께 런던올림픽의 아쉬움을 만회하고자 한다.”
여자핸드볼의 내일 위한 새로운 기틀 다질 것
2017년 시작과 함께 강재원호로 재탄생한 여자대표팀은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제16회 아시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명예회복에 나선다. 강재원 감독은 아시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 안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대표팀 감독으로 처음 출전한 국제대회가 2010년 제13회 아시아여자핸드볼선수권으로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다. 물론 갑작스럽게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고 연습시간도 부족했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강재원 감독이 다시 감독을 맡고 출전한 첫 대회가 아시아선수권대회이다.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이고 아시아지역대회이기 때문에 당연히 우승할 것이라 주위에서 말하지만 강재원 감독은 주의와 경계를 잊지 않았다.
강재원 감독은 지난 1월 35명이라는 비교적 많은 인원을 예비명단으로 추렸고 1차 소집을 통해 선수들 면면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관찰했다. 동시에 당장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세대교체를 통한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기도 하다. 도쿄올림픽 그 이상을 넘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나라 핸드볼의 경쟁력 제고라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갈 생각이다. 당시 예비명단의 평균 연령인 23.9세가 이를 잘 말해준다.
대한핸드볼협회도 여기에 발맞춰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선수의 신장과 몸무게 등 기초 신체자료부터 데이터베이스화할 예정이고, 이는 주니어대표와 청소년대표에 이르기까지 폭 넓게 적용할 생각이다. 또, 상비군 제도를 통해 대표팀의 이원화 계획도 가지고 있다. 강재원 감독은 이번에야말로 본인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총동원해 제대로 된 국가대표시스템을 갖추는데 일조 할 생각이고, 그것이 본인 이후에도 대표팀을 이끌어가는 근간이자 정통이 되길 바라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가 강재원 감독을 통해 기대하는 것 중 또 다른 하나는 유럽핸드볼에 대한 전문성과 정보력이다. 함께 대표팀 코치로 합류하는 이재우 코치 또한 다년간 유럽에서 선수로 활동한 바 있고, 선수 은퇴를 결심하고 유럽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는 등 지도자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GK코치로 대표팀에 합류한 SK슈가글라이더스 이기호 코치의 경험까지 더해져 새로워진 대표팀을 기대하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는 세계 핸드볼 동향 파악과 정보 수집은 물론 전력분석시스템 구축 등 대표팀 지원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을 계획이다.
지난 올림픽에서의 아픈 경험을 재도약의 발판 삼아 다시금 출발선에 선 여자대표팀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과거 서울올림픽의 감동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수원에서다. 제16회 아시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 나서는 여자대표팀의 제 2의 도약을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