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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볼, 우생순 시대는 갔다'

작성자
Handballkorea
등록일
2017.03.13
조회수
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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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에 실패한 여자핸드볼 국가대표팀 재건을 위해 5년 만에 다시 복귀한 강재원 감독. /대한핸드볼협회​

 

"이제 우생순 시대는 끝났습니다. 헝그리 정신만 강조해서는 국제 무대에서 성적을 내는 데 한계가 있어요."

 

13일 수원에서 개막하는 제16회 아시아 여자핸드볼 선수권대회를 앞두고 태릉선수촌에서 마무리 훈련 중이던 강재원(52) 여자핸드볼 국가대표팀 감독은 ''우생순 시대의 종언''을 강조했다. 강 감독은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5년 만에 대표팀 감독으로 복귀했다.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아줌마가 된 왕년의 핸드볼 스타들이 중심이 돼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고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은메달을 딴 감동 실화를 바탕으로 2008년 나온 영화였다.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은 이런 한국 여자핸드볼이 한계에 부닥쳤음을 절감한 무대였다. 선수 부족에 시달리던 핸드볼은 끝내 세대교체에 실패하고 예선 탈락했다. 30년 가까운 세월 두 번의 금메달과 세 번의 은메달 등 4강권을 지켰던 여자핸드볼의 신화가 막을 내린 순간이었다.

 

강 감독은 "요즘 선수들은 대표팀에 선발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며 "선수촌에서 새벽부터 야간까지 훈련만 하고 재충전할 시간이 전혀 없는데 누가 좋아하겠느냐"고 했다. 그는 "국위 선양도 좋지만, 선수들이 진짜 메달을 따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유럽에서, 큰 무대에서 뛰어보고 싶다고 합니다. 그러면 말합니다. ''메달 따자. 그러면 내가 길 열어준다''고요."

 

강 감독은 한국 남자핸드볼의 레전드 출신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득점왕을 차지하며 한국을 은메달로 이끌었고, 이듬해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국제핸드볼연맹(IHF)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스위스 등 해외 리그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친 그의 선수 시절 별명은 ''핸드볼의 마라도나''였다. 서양 선수에 비해 체격은 작았지만 압도적인 기술을 지니고 있었다.

 

강 감독은 현재 한국 여자핸드볼 수준이 "세계 16강 정도"라고 진단했다. 체력·기술·전술 다 부족한데, 강 감독은 그중에서도 ''세대교체 실패''를 가장 큰 문제로 봤다. 그는 "팀에 신인과 베테랑이 적절히 섞여 있어야 하는데, 지난해 리우올림픽 예선전에 나간 선수들 대부분이 2012년 런던올림픽 멤버들이었다"며 "다른 팀은 젊어졌는데 우리 팀만 고스란히 나이가 들었다. 1~2게임만 뛰는 것도 아니고 체력 한계가 올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당시 대표팀 평균연령은 28세였다.

 

강 감독은 "대표 선수 열여덟 명 중 서너 명 정도는 젊은(19~24세) 선수를 발굴하고, 계속 경기에 뛰게하겠다. 당장은 기량이 부족해도 출전하면서 배우는 게 많을 것"이라고 했다. 강 감독이 선발한 현재 대표팀의 평균연령은 24.6세다. 체력 전문 트레이너를 영입하는 등 훈련의 과학화를 시도하는 여자핸드볼 대표팀은 훈련 시간은 줄이고 훈련 효과는 극대화했다고 한다.

 

강 감독의 목표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팀을 다시 메달권에 올려놓는 것이다. 그는 "3년 뒤엔 많은 것이 바뀔 것이다. 우리에게 진짜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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