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올림픽 당시 앳띤 스무살로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막내로 올림픽 무대를 처음 밟았다. 선배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코트를 누볐고 여자 핸드볼 선수단은 88서울올림픽에 이어 2개 대회 연속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녀의 목에도 반짝이는 금메달이 걸렸다.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2008년. 오는 8월 베이징올림픽에 그녀는 또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뛰게 됐다. 지금까지 그녀는 올림픽에서 금1, 은2개를 땄다.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맏언니 오성옥(36·오스트리아 히포방크) 이야기다. 다섯번째 올림픽 참가는 여자 한국 선수로는 역대 최다 올림픽 출전기록이다.
까마득한 후배들에게 밀리지 않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올림픽이 5차례 열리는 16년 동안 핸드볼과 계속 인연을 맺은 것도 대단하다. 남자의 경우, 사격의 이은철이 1984년 LA 부터 시드니 올림픽까지 5번 출전했다.
올해 초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감독 임순례)이 대한민국 관객들의 눈시울을 흠씬 적셨다. 아테네올림픽에 참가해 감동의 은메달을 획득한 여자 핸드볼 선수들의 눈물어린 실화를 다룬 영화였다.
오성옥은 그 영화 속에 나오는 주인공의 모델이었다. 2차 연장전까지 치르고도 승부가 나지 않아 승부던지기 끝에 눈물의 은메달을 차지했던 아테네올림픽만큼이나 베이징올림픽 티켓 획득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 해 8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시아예선에서 한국은 중동 심판들의 편파 판정 탓에 2위에 그쳤고 1위에게만 주어지는 올림픽 티켓을 따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올해 초 국제핸드볼연맹이 재경기 결정을 내렸고 한국은 일본을 꺾고 티켓을 획득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아시아핸드볼연맹의 노골적인 딴지 걸기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는 재경기 무효 판정을 내렸다.
마지막 기회는 있었다. 지난 3월 프랑스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에서 당당히 티켓을 거머쥐었다.
오성옥은 \"솔직히 아테네올림픽이 마지막이라 생각했다. 다시는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겠다고 몇번이나 거절했는데 임영철 감독님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며 다시 태극마크를 단 사연을 밝혔다.
물론 \"후배들이 \'후보로라도 올림픽에 나가봤으면 좋겠다\'는 소리를 들으면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고 깨닫게 된다\"고 태극마크의 소중함도 알고 있다.
대표팀 막내 김온아(20·효명건설)와는 무려 16살 차이. 바로 16년전 오성옥이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처음 나섰을 때 나이와 같다. 마지막 다섯번째 올림픽 무대에서 16년전에 목에 걸었던 금메달을 다시 한번 품에 안는다면 해피엔딩으로 안성맞춤일 것이다.
<일간스포츠 한용섭 기자
orang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