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원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이 오는 12월 1일(이하 현지시간)부터 17일까지 독일에서 열리는 제23회 세계여자선수권대회에 아시아를 대표 해 출전한다. 리우올림픽에서 조별예선 탈락 후 주춤해 있는 여자대표팀이지만 이번 대회를 반전의 기회로 삼아 다시 한 번 세계무대에서 대한민국 여자핸드볼의 힘을 보여준다는 각오다.

여자대표팀은 올해 1월 강재원 감독이 5년 만에 사령탑에 복귀하며 변화를 모색했다. 선수 선발 과정부터 달라졌다. 경기력향상위원회와 논의를 거쳐 34명의 예비 명단을 추렸다. 명단에는 국가대표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선수는 물론이고 고교선수도 포함되어 있었다. 예비명단의 평균 연령은 23.9세였다. 강재원 감독은 그들을 대상으로 1박2일간의 공개테스트를 진행했다. 공개테스트에 베테랑들도 예외는 없었다.
한국스포츠개발원 시스템 하의 테스트가 진행됐다. 키, 체중, 체지방 등 기초 체격 측정부터 근력, 근지구력, 민첩성, 심폐지구력, 유연성 등 전문적인 테스트도 이어졌다.

베테랑 선수들은 이와 같은 테스트는 처음 겪어본다고 전했다. 경기력향상위원회 고병훈 위원장 또한 그 동안 국가대표 선발과는 비교가 안되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선발 과정이라고 전했다. 그렇게 공개테스트를 거쳐 강재원호 1기의 정예멤버가 확정됐다.
여자대표팀의 첫 번째 모의고사는 제16회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였다. 이 대회에서 대표팀은 조별예선 3전 전승과 준결승(카자흐스탄), 결승(일본)에서 모두 승리하며 전승 우승과 함께 대회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결승전에서 전반 다소 긴장하며 어려운 경기를 폈지만, 후반 들어 경기력을 회복하며 10점 차의 완승 을 거뒀다. 여자대표팀은 이 대회 우승으로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의 출전 자격을 얻었다.
여자대표팀의 두번째 모의고사는 일본에서 펼쳐진 2017 한일정기전이었다. 이 대회를 위해 여자대표팀은 2017 SK핸드볼코리아리그가 끝난 7월 13일 태릉선수촌에 입촌해 대회 준비에 들어갔다. 그리고 7월 29일 적지에서 펼쳐진 경기에서 한 수 위의 기량을 바탕으로 35-25의 완승을 거뒀다. 사실 두번의 모의고사가 세계대회를 목표로 한 여자대표팀에 스파링파트너는 될 수 없었다.
지난 9월 11일부터 27일까지 여자대표팀의 유럽전지훈련이 진행됐다. 여자대표팀에는 지난 두 대회보다 유럽전지훈련이 더욱 중요했다. 세계선수권대회를 대비한 유럽 현지 적응훈련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시 전지훈련에 참가하는 명단은 모두를 의아하게 했다. 주전급 선수들 대부분이 제외된 채 21명의 신예선수들로 꾸려졌다. 최고 연장자가 주희 골키퍼(서울시청)였고, 최지혜(황지정보산업고), 송혜수(인천비즈니 스고), 정지인(부산백양고)과 강은혜, 문수현, 김수연 골키퍼(이상 한국체대) 등 고등학교와 대학교 선수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이를 두고 강재원 감독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체력싸움은 필수다. 주전선수 외에도 전 선수가 고루 뛸 수 있어야 한다"며 유럽전지훈련을 그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강재원 감독의 의도는 제대로 적중했다. 어린 선수들에게는 ‘나도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싹텄고, 대표팀에 오를 유력 후보군이었던 선수들에게는 ‘그들에게 뒤쳐질 수 없다’는 경쟁의식이 생겼다. 자연스레 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최상의 결과를 얻으며 유럽전지훈련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지난 10월 27일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해 여자대표팀이 다시 모였다. 진천선수촌에 입촌한 여자대표팀은 20여일 가량 체력훈련과 맞춤전술훈련을 소화하며 세계선수권대회를 향한 최종 점검을 마무리했다.
이번 대표팀은 심해인(부산시설공단)이 최고 연장자일 정도로 젊은 선수들로 구성됐다. 유럽의 높이에 맞서기 위해 다수의 장신 선수를 뽑기도 했다. 무엇보다 기대되는 선수는 공수에서 핵심 역할을 할 류은희(부산 시설공단)와 권한나(서울시청)다. 류은희는 2014년 제95회 전국 체육대회 결승전에서 입은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한동안 제 기량 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이번 시즌 부상에서 완전히 벗어나며 예전 기량을 회복, 부산시설공단에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진출의 선물을 안겼다.
권한나도 더욱 만개한 기량 속에 2년 연속 핸 드볼코리아리그 득점왕과 3년 연속 소속팀을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끌었다. 강재원 감독은 이미 류은희와 권한나는 국제무대에서 잘 알려졌다고 판단, 공수교대를 통해 그들에게 가중될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D조에 속한 대표팀은 라이프치에서 조별예선을 치른다. 대회 첫 경기는 네덜란드(12월 2일 18시, 이하 현 지 시간)이다. 이후 주최국 독일(3일 18시), 중국(5일 12시), 카메룬(6 일 14시), 세르비아(8일 20시 30분) 등과 차례로 맞붙는다. 대표팀은 그동안 핸드볼 강호와 대결에서 약세를 보여왔는데, 조 편성에서 이들을 모두 피했다. 강재원 감독이 이번 대회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강재원 감독은 중국과 카메룬은 한 수 아래로 보고 16강 진출은 무난할 것으로 전하며, 조별예선 결과와 16강 맞대결을 펼칠 C조의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을 넘어 8강 이상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대회에 거는 기대를 전했다. 강재원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이 리우올림픽 실패 1년만에 반전의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본 콘텐츠는 핸드볼코리아 3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