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제23회 세계여자선수권대회는 총 24개국이 출전한다. 유럽에서는 주최국 독일과 전 대회 우승팀인 노르웨이를 비롯해 15개국이 출전하고, 아시아에서는 아시아선수권대회 1, 2, 3위인 한국과 일본, 중국이 출전한다. 아프리카에서는 아프리카 여자핸드볼의 절대 강자 앙골라를 비롯해 튀니지, 카메룬이 출전하고, 판-아메리카를 대표해서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가 출전한다. 이번 대회에 나서는 팀들의 전력을 미리 살펴봤다.
우리나라가 속한 D조
이번 대회는 올림픽이 끝난 후 치러지는 첫 세계대회다. 대부분의 국가가 올림픽 후 차기 올림픽을 준비하며 감독교체와 세대교체 등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이번 대회 역시 대륙별 예선과 A매치 등을 통해 드러난 각 팀의 면면을 살펴보면 올림픽 때와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우리나라가 속한 D조를 살펴보자. D조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네덜란드, 독일, 세르비아, 중국, 카메룬이 속해 있다. 중국과 카메룬은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조별예선 통과 팀의 윤곽은 이미 드러난 상태다.
D조는 최근 성적으로만 논했을 때 네덜란드가 1강으로 꼽힌다. 네덜란드는 최근 유럽선수권대회 및 세계선수권대회, 올림픽에서 상위권을 기록했다. 코넬리아 니키 그로트(Cornelia Nycke Groot)의 원맨팀 성향이 강한 것이 강점이자 단점. 그로트는 1대1, 중거리 슛, 패스 어느 하나 빠질게 없는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다. 네덜란드의 득점원이자 전체 경기를 책임진다. 소속팀 교리 아우디 에토(Györi Audi ETO KC)의 2016-2017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독일 또한 개최국 이점 속에 강세가 예상된다. 핵심선수는 백전노장 안나 뢰퍼(Anna Loerper)다. 나이로 인해 풀타임 소화는 힘들지만, 위기의 순간마다 팀을 이끄는 정신적 지주다. 한편, 좋은 활약이 예상되는 수잔 뮐러(Susann Müller)는 감독과의 불화설로 인해 대표팀 합류가 불발됐다.
세르비아는 유럽선수권대회 9위의 자격으로 이번 대회 출전 자격을 얻었다. 자국에서 열린 2013년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지난 대회에서는 15위에 머물렀다. 이번 대표팀은 세대 교체 과정에 있으며 유럽 특유의 신장의 장점을 찾아볼 수 없어 우리나라가 승리를 기대해볼만 하다.
우리나라는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 거는 기대가 크다. 부상 선수가 많아 최상의 전력을 꾸리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류은희(부산시 설공단)와 권한나(서울시청)를 축으로 공수에서 짜임새를 맞췄다. 젊은 장신 선수를 대거 선발하며 유럽의 높이에 정면으로 맞선다.
대표팀이 이번 대회에 기대를 거는 가장 큰 이유는 이전과 비교해 한결 수월한 조 편성에 있다. 대표팀은 네덜란드, 독일과 치열한 삼파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들과 전적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먼저 네덜란드는 상대전적에서 2승 1무 1패로 앞서 있다. 200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패했을 뿐, 이후 벌어진 2011년 과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모두 승리를 거뒀다. 가장 최근 경기였던 리우올림픽에서는 오영란 골키퍼(인천시청)가 마지막 7미터던지기를 막아내며 무승부를 기록한 바 있다.
독일과는 5승 2패로 앞서 있다. 하지만 최근 맞붙었던 201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28-40으로 크게 패한 바 있다. 당시 대표팀은 프랑스, 브라질 등과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리가 예상됐지만 높이와 체력에서 열세를 보이며 패했다. 이번 대회는 이에 대한 설욕의 장이다.

16강 이후 초점 맞춘다
우리나라의 조별예선 성적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는 16강 이후에 더 큰 포 커스를 맞추고 있는 만큼 16강에서 맞대결할 C조의 전력을 살펴보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번 대회에서 C조는 죽음의 조로 불리고 있다. 덴마크, 러시아, 브라질, 몬테네그로, 일본, 튀니지가 속해있다.
C조는 일본과 튀니지의 예선 탈락이 유력한 가운데 덴마크, 러시아, 브라질, 몬테네그로가 치열한 순위싸움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어느 한 팀 만만한 팀이 없다. 모두가 조1위를 넘어 우승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 중에서 대표팀의 16강 상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리우올림픽 금메달 후 몇몇 선수들이 출산과 부상으로 이탈해 전력이 약화됐지만 여전히 강력한 우승후보다. 윙플레이어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180cm 이상의 신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빠른 핸드볼을 구사하고 있기도 하다.
주목할 선수는 안나 브야히례바(Anna Vyakhireva)다. 리우올림픽 여자핸드볼 MVP로, 2015년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에도 참가해 우리나라 팬들에게도 익숙하다. 2014년 세계여자주니어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우리나라와 맞붙었을 당시 주축 멤버였기도 하다. 165cm의 작은 신장이지만 라이트윙과 라이트백을 오가며 저돌적인 플레이를 한다.
비유럽권에서 우리나라와 함께 강팀으로 꼽히고 있는 브라질 또한 경계 대상이다. 이번에도 쌈바(?) 핸드볼의 진수를 보여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유럽권 선수임에도 2014년 최우수선수에 선정된 에두아르다 아모림 텔레스카(Eduarda Amorim Taleska)가 경계 대상 1순위다. 186cm의 장신을 활용한 호쾌한 중거리 슛이 일품이다. 2016-2017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인 교리 아우디 에토(Györi Audi ETO KC)의 주득점원 이기도 하다.
그밖에 우리나라는 그 동안 몬테네그로와는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딱 한 번 맞붙어 패한 바 있고, 덴마크와는 2010년 이후에 런던올림픽에서 한 차례 맞붙어 한 점 차로 승리를 거뒀다.
A조에는 프랑스, 루마니아, 스페인, 슬로베니아, 앙골라, 파라 과이가 속해 있다. 그 중 프랑스와 루마니아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프랑스는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다. 공격과 수비, 골키퍼까지 전 포지션에 걸쳐 최고 전력을 갖췄다. 유럽 전통의 힘과 프랑스 특유의 리듬감 있고 유연한 핸드볼을 구사한다. 알리송 마레 피뉴(Allison Marie Pineau)와
뇽지엔 니옴블라(Gnonsiane Niombla)가 프랑스를 이끌고 있다. 최근 열린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서는 무승부를 기록했다.
현재 유럽여자핸드볼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루마니아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현존하는 여자핸드볼 최고의 스타 크리스티나 지오르지안나 니에구(Cristina Georgiana Neag)가 팀을 이끌고 있고, 니에구를 중심으로 한 조직적인 플레이가 장점이다. 피뉴와 니에구의 자존심 대결은 A조의 또 다른 볼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B조에는 노르웨이, 스웨덴, 헝가리, 폴란드, 체코, 아르헨티나가 속해 있다. 노르웨이는 이번 대회 우승 후보 중 조 편성에서 가장 큰 이득을 본 팀이다. 노르웨이의 독주가 예상되는 가운데 16강에서 프랑스와 루마니아를 피하기 위한 스웨덴, 헝가리, 폴란드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노르웨이는 이번 대회에서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래도 노르웨이는 노르웨이다. 노라 뫼르크(Nora Mørk), 카리 올비크 그림스뵈(Kari Aalvik Grimsbø) 골키퍼 등 아직도 유럽 무대에서 최고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이 즐비하고, 최근에는 세계 최고 피봇플레이어인 하이디 로케(Heidi Loke)가 출산을 마치고 성공적으로 코트에 복귀했다.
스웨덴, 헝가리, 폴란드, 체고의 조별 예선 통과를 위한 치열한 혈전은 또 다른 볼 거리다. B조에는 유럽 국가가 5팀이 속해 있고 그 중 한 팀은 조별예선 탈락이 유력하다. 어쩌면 유럽 국가 중 유일한 16강 탈락 국가가 될 수도 있기에 이를 피하기 위한 혈투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