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세계여자선수권대회가 12월 1일(이하 현지 시간) 시작해 8일 조별예선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강재원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D조에서 4위로 16강에 진출에 성공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 조별예선 유일한 전승팀인 러시아를 상대로 8강에 도전한다.
대표팀은 2일 네덜란드와 조별예선 첫 경기를 치렀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 조별예선에서 첫 경기인 네덜란드전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9월 실시한 유럽전지훈련 후 강재원 감독은 별도의 일정으로 네덜란드대표팀 경기를 지켜봤을 정도로 치밀하게 준비했다. 결과는 24-22 승리.
류은희가 5골과 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맹활약했고, 강은혜는 팀 내 최다인 6골을 기록했다. 주희 골키퍼와 박새영 골키퍼도 중요한 순간마다 선방을 하며 팀 승리를 도왔다.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지만 악재도 겹쳤다. 권한나가 전반 초반 부상을 당하며 전력에서 이탈했고, 김보은 마저 부상을 당했다.
두 번째 경기는 홈팀 독일과의 경기. 대표팀은 전반 초반 독일을 압도하며 경기장을 가득 메운 현지 팬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하지만 중반을 넘어서며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하며 고전했고 10-11 한 점 차로 뒤진 채 전반을 마무리했다. 후반 들어서도 역전에 성공하지 못 한 대표팀은 결국 18-23으로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여자대표팀은 최근 들어 독일과의 경기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대회에서도 한 수 아래로 평가되었지만 28-40으로 크게 패했고, 2014년 세계여자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는 유소정, 강은혜, 박준희 등 역대 최강의 멤버로 주니어대표팀의 세계선수권 우승에 이어 연속해서 연령대 세계선수권 우승에 도전했지만 8강에서 독일에 막혀 도전을 멈추었다. (이 패배가 당시 청소년대표팀이 당한 첫 패배였다.) 디펜딩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한 2016년 세계여자주니어선권대회에서는 예선에서 5전 전승을 기록하며 대회 2연패에 도전했지만 역시나 8강에서 독일에 막혀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하루 휴식을 취한 대표팀은 중국과 카메룬을 상대로 벤치 멤버를 고루 기용하는 여유 속에 연속 승리를 거두며 승점 4점을 챙겼다. 카메룬전 승리로 16강 진출도 확정지었다.
그 사이 대표팀에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당초 네덜란드와 독일에 비해 한 수 아래로 평가되던 세르비아가 독일과 네덜란드에 연속해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한 것. 결국 우리나라를 비롯한 상위 4팀은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를 남겨두고 승점 1점 차이로 촘촘히 늘어서며 마지막 날 경기결과에 따라 1위부터 4위까지 결정되게 됐다.
대표팀과 세르비아의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는 제일 마지막 시간에 펼쳐졌다. 그런데 우리나라 경기를 앞두고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우선 16강에서 맞붙게 될 C조에서는 몬테네그로와 브라질이 16강 티켓 마지막 한 자리를 두고 단두대 매치를 펼쳤다. 브라질은 후반 막판까지 한 점 차로 앞서가며 극적으로 16강 티켓을 거머쥐는 듯 했으나, 경기종료 30여초 전 동점 상황에서 윙에서 슛한 볼이 그대로 골키퍼에 막히며 무의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 골이 들어갔을 경우 브라질의 16강행 가능성이 높았지만 이 한 번의 공격이 무의로 돌아가며 16강 티켓의 주인공은 브라질에서 몬테네그로로 바뀌었다. 경기장 분위기는 1분 사이 천당과 지옥이 바뀌었다.
우리 조에서는 네덜란드가 독일에 전반을 8점 차로 앞서며 일찌감치 승리를 예약했다. 결국 네덜란드가 승리를 거두었고 독일과 네덜란드는 승점 7점으로 동률을 이뤄 승자승 원칙에 따라 네덜란드가 앞선 순위에 위치하게 됐다.
네덜란드가 독일에 승리하며 우리나라와 세르비아 경기는 1위와 4위 순위결정전이 됐다. 두 팀 중 승리하는 팀이 조1위를 차기하게 되며, 우리나라는 무승부나 패할 경우 조4위가 되게 됐다.
대표팀은 전반 초반 주희 골키퍼의 선방을 앞에서 리드를 지켜나갔다. 하지만 곧바로 리드를 내주었고 역전과 재역전이 반복됐다.
전반을 한 점 차로 뒤진 채 마친 대표팀은 곧바로 동점을 만들었고, 경기는 시소게임으로 전개됐다. 하지만 후반 투입되어 세르비아의 골문을 지킨 카타리나 토마세비치(Katarina TOMASEVIC)에 결정적 선방을 허용하며 점수 차가 벌어지고 말았다. 특히 7미터던지기 두 차례 실패가 너무도 뼈아팠다. 결국 대표팀은 28-33으로 패하며 조별예선을 마무리했다. 그 결과 세르비아가 조1위로 올라섰고 네덜란드가 2위, 독일이 3위, 우리나라가 4위가 됐다.
이번 대회는 역시나 유럽이 초강세를 이룬 가운데 우리나라와 함께 일본이 비유럽국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폴란드는 이번 대회 유일한 16강 탈락 유럽 국가가 됐고, 우리나라와 함께 비유럽국가 중 16강 단골손님이었던 브라질은 일본의 약진 속에 조별예선 탈락의 희생양이 됐다.
조4위로 조별예선을 마무리한 대표팀은 C조 1위인 러시아와 16강에서 맞붙게 됐다. 러시아와 16강전은 11일 17시 30분 마데부르크에서 열린다. 러시아와는 지난 대회에서도 16강에서 맞붙어 25-30으로 패한 바 있다. 우리나라와 러시아의 16강전 외에, 헝가리와 프랑스, 루마니아와 체코, 스웨덴과 슬로베니아, 스페인과 노르웨이,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 독일과 덴마크, 네덜란드와 일본이 각각 16강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우리나라가 8강에 진출할 경우 스페인, 노르웨이 승자와 8강에서 맞붙는다.
첫 경기에서 권한나의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표팀은 류은희 또한 왼쪽 광대뼈 부상을 안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그 외 잔 부상이 속출하고 있음에도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대표팀이 러시아에 2년 전 당한 패배를 설욕하고 8강에 진출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