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줌마 신화’는 계속된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온국민에게 금메달보다 값진 투혼의 은메달을 선사했던 여자 핸드볼. 그 ‘아줌마 투혼’은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이어진다.
4년 전 주부선수들은 15명 엔트리 가운데 4명(임오경 오성옥 오영란 허영숙)이었다. 이번 베이징올림픽 여자 대표팀에도 여전히 아줌마 4명이 핸드볼 코트 중심에 선다. ‘엄마 선수’인 오성옥(36·오스트리아 히포방크)과 오영란(36·벽산건설)을 비롯해 아테네 대회 이후 결혼해 이제 주부선수 반열에 합류한 왼손거포 이상은(33·서울시청)과 피봇 허순영(33·덴마크 아르후스)이 그들이다.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을 둔 오성옥은 이번이 다섯번째 올림픽 출전이다. 92년 바르셀로나 대회를 시작으로 4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하면서 금메달 1개(92바르셀로나). 은메달 2개(96애틀랜타. 2004아테네)를 이미 목에 걸었다. 사실 4년 전 아테네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승구 엄마’ 오성옥은 편파 판정과 재경기 등 베이징행이 험난했던 여자대표팀의 위기 속에 또 다시 비장한 각오로 올림픽에 도전한다. 소속팀 히포방크의 일정대로 2007~08시즌 유럽 핸드볼 챔피언스리그 4강전까지 마치고. 개인휴가로 재충전한 뒤 6월 중순 태릉선수촌에 입촌했다. 소속팀에서는 프로답게 알아서 훈련하면 됐지만. 대표팀에 들어오면 악명높은 체력훈련을 견뎌내야 한다. 2000시드니올림픽 여자 대표팀 감독 출신인 고병훈 대한핸드볼협회 사무국장은 “사명감이 없으면 아무나 못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골키퍼 부부’로도 유명한 ‘철벽 수문장’ 오영란은 4살 연하 남편인 남자대표팀 골키퍼 강일구(인천도시개발공사) 사이에 둔 딸 서희(2)를 시댁에 맡겨놓고 맹훈련중이다. 부부가 다 지난 4월부터 태릉에 입촌하는 바람에 두살배기 딸은 줄곧 할머니에게 맡겨져 있다. 부모와 자식의 생이별이 따로 없다.
지난 시즌까지 스페인 리그에서 뛰는 바람에 졸지에 변호사인 남편을 ‘기러기 남편’으로 만들었던 이상은은 올해부터 국내 실업팀으로 옮기고도 여전히 남편을 챙겨주지 못한다. 이상은은 당시 사법연수생이던 남편 최창민씨와 2년 연애 끝에 2006년 7월 결혼했지만 해외리그에서 뛰느라 떨어져 있는 시간이 훨씬 많았다. 올해는 태릉선수촌에서 줄곧 합숙이다. 이런 헌신은 일본 진출 후 현재 덴마크에서 뛰고 있는 대표팀의 최장신 허순영(180cm)도 마찬가지다.
이 아줌마 선수들이 아름다운 건 그 순수한 ‘투혼’과 ‘희생’ 때문이다.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통해 불붙은 핸드볼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기 위해 기꺼이 땀과 눈물을 코트에 쏟아붓고 있는 것이다.
한국 여자 핸드볼은 러시아 독일 헝가리 스웨덴 브라질과 함께 B조에 포함됐다. A조(중국 노르웨이 루마니아 프랑스 앙골라 카자흐스탄)와 비교하면 훨씬 난적이 많다. 조 1~4위가 8강에 오른 뒤 토너먼트를 벌이기 때문에 일단 조별리그 통과가 1차 관문이다.
<스포츠서울 정가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