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마지막 올림픽, 반드시 메달의 꿈을 이룬다.’
태극마크를 달고 코트를 누빈 지 벌써 19년째. 어느 운동보다 격렬한 핸드볼 선수로는 환갑이나 다름없는 35살의 노장. 그래도 203㎝의 장신에서 뿜어내는 그의 점프슛 위력은 여전히 가공할 만하다. 유럽의 거구들도 혀를 내둘 정도의 점프슛으로 그는 핸드볼 강국 독일에 진출해 12년 동안 7번이나 득점왕에 오르며 세계 핸드볼계에 이름 석자를 알렸다. 그가 이제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인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불꽃을 태우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국 남자핸드볼의 기린아 윤경신이다.
4년에 한번씩 온 국민을 TV 앞으로 불러 모으는 핸드볼. 그리고 세계 핸드볼계에선 다섯손가락에 꼽힐 정도의 월드스타지만 국내에서 윤경신은 생각보다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한지볼’이라 할 만큼 핸드볼이 비인기 종목인 탓에 일찌감치 유럽으로 진출했고, 남자핸드볼은 88년 서울올림픽 은메달 이후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에서 메달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윤경신 개인도 지독하게 우승운이 없다. 독일에서 활약하며 2006~2007시즌 유러피안컵을 거머쥐긴 했지만 단 한번도 리그 우승컵은 들어보지 못했다.
올림픽도 마찬가지다.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 출전한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6위, 96년 애틀랜타 예선 탈락, 2000년 시드니 9위,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선 8위에 그쳤다.
올림픽 메달 도전 4전5기지만 이번 역시 쉽지만은 않다.
독일과 덴마크 등 강팀과 한조로 묶였다. 독일·덴마크 외에 아이슬란드·이집트·러시아와의 싸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조4위까지 진출하는 8강을 노릴 수 있다.
전성기만큼 전 경기를 뛸 수 없겠지만 이번에도 8강 진출의 키를 쥐고 있는 윤경신은 8강진출은 물론 메달권 진입을 자신한다. 오랜 유럽 무대의 경험을 통해 풍부한 유럽팀 공략에 대한 노하우를 갖고 있고, 대회를 준비하면서 후배들에게 충분히 전수했기 때문이다.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막내로 첫 올림픽 무대를 밟은 윤경신. 어느덧 16년이 지나 이제 맏형이 된 윤경신은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한다.
친동생인 윤경민(29)과 함께 뛰는 ‘마지막 올림픽’. 윤경신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꿈꾼다.
<스포츠칸 이진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