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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핸드볼피플] 차세대 국가대표 에이스 이효진, 매일 아침 무릎을 바라보는 이유

작성자
Handballkorea
등록일
2019.01.25
조회수
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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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배영은]

 

한국 여자핸드볼의 차세대 간판 스타 이효진.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왜 저를 인터뷰하세요? 헤헤헤."

막 중요한 경기를 마친 이효진(25·삼척시청)이 상기된 얼굴로 웃어 보였다. 여고생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앳돼 보이는 외모. 하지만 그는 순한 눈웃음 뒤에 단단한 투지를 감춘 한국 여자핸드볼의 차세대 간판 스타다.

지난달 23일 삼척체육관에서 열린 SK 핸드볼 코리아리그 여자부 삼척시청과 부산시설공단의 빅 매치. 나란히 3승을 기록하고 있던 두 팀이 외나무 다리에서 맞붙는 경기였다. 이계청 삼척시청 감독은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부산시설공단을 ''가장 이기고 싶은 팀''으로 꼽기도 했다.

전반까지는 한 점 차로 팽팽했다. 후반은 삼척시청이 일방적으로 끌려갔다. 이효진이 7골을 넣으며 분전했지만, 삼척시청은 결국 20-27이라는 큰 점수 차로 패했다. 전국 그 어느 경기장보다 핸드볼 열기가 뜨거운 삼척인지라 홈팀의 아쉬움은 더했다. 이효진 역시 "약오르다"고 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아직 많이 남았다. 이효진의 핸드볼 인생도 마찬가지다. 이효진은 "우리 팀이 조금 부족했던 건 사실이지만, 선수라면 항상 우리보다 위에 있는 팀을 이기고 싶어 하는 게 당연하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동시에 부상 투혼과 올림픽 금메달의 꿈도 털어 놓았다.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핸드볼은 언제, 어떻게 시작했나.
"초등학교 때 이사를 가면서 삼산초등학교로 전학했는데, 그해 마침 학교에 핸드볼부가 창단됐다. 친한 친구가 키가 크고 신체조건이 좋다는 평가를 받아서 핸드볼부에 뽑혔다. 그래서 나도 친구랑 같이 놀고 싶어서 쫓아갔다가 얼떨결에 핸드볼을 하게 됐다."

-얼떨결에 시작했는데 좋은 선수가 됐다.
"아무래도 갓 창단한 팀이라 다른 학교 선수들에 비해 기초를 튼튼하게 배운 편이다. 그게 지금까지도 선수생활에 좋은 밑바탕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처음에는 핸드볼이 재미 있었지만, 얼마 뒤에는 운동을 하기 싫어서 도망도 많이 다녔다. 그런데 이상하게 중학교 때부터 주위에서 ''잘 한다''고 해주시더라. 나는 잘 모르겠던데. (웃음) 그래서 그때부터 열심히 한 것 같다."

-학창시절부터 주니어 대표로 이름을 날렸다. 2012년과 2014년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2년 연속 대회 MVP에 오르기도 했다.
"휘경여고 2학년이던 2012년에 처음 주니어 대표에 뽑혀서 대회에 나갔고, 실업 2년 차였던 2014년에 다시 출전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체격이 작은 편이었는데, 아무래도 조그만 아이가 키 큰 유럽 선수들 사이로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는 게 신기해서 준 게 아닌가 싶다."

-첫 대회에선 한국이 6위를 했는데도 MVP가 됐다고 들었다.

"나도 깜짝 놀랐다. 상상도 못하고 대회 마지막날 프라하 시내로 관광을 나가던 참이었다. 아침부터 관광을 간다고 하니 잔뜩 들떠 있다가 갑자기 상을 받는다는 소식에 구경도 못하고 부랴부랴 돌아왔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그때 출전한 선수들이 경기가 끝난 뒤에도 돌아가지 않고 모두 시상식장에 남아 MVP를 기다려주던 모습이다. 유럽의 그런 존중하는 문화를 처음 봤다."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지난해 SK 핸드볼 코리아리그 정규시즌 1라운드 MVP였다. 하지만 정작 부상으로 포스트시즌은 함께하지 못했다.
"리그 도중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다. 이전 소속팀(SK슈가글레이더즈)이 우승을 했는데 중요한 경기에 뛰지 못해 아쉬웠다. 삼척시청으로 이적해서 코트를 다시 밟았고, 복귀 이후 언니들이 잘해준 덕분에 좋은 성적이 나고 있다."

-수술 받은 무릎 상태는 어떤가.
"아직도 그 부분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 게임을 하다 잠깐이라도 삐끗하면 그 다음 날 바로 무릎이 부어서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다. 이적하고 첫 시즌인데 이전 팀에서 다친 것 때문에 100%를 다하지 못해 팀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래도 감독님과 언니들이 배려를 많이 해주신다. 무릎 상태가 안 좋은 날은 쉴 수 있게 도와주신다."

-경기를 뛰기 어려울 때는 없나.
"웬만하면 참고 뛰려고 한다. 나 말고도 모든 선수들이 조금씩 아픈 건 참아가면서 경기에 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핸드볼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중·고등학교 때는 경기를 뛰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체격이 왜소하니까 몸싸움 하는 것도 많이 지쳤다. 실업 선수가 된 지금은 운동 자체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크지 않다. 다만 일반인들에 비해 쉬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고, 충분히 휴식할 수 없는 게 가장 힘든 것 같다."

-경남개발공사와 SK슈가글레이더즈에 이어 세 번째 실업팀인데, 팀 분위기는 어떤가.
"분위기가 가족 같다. 내가 팀에서 중간 급인데, 언니들에게 배울 점이 정말 많다. 정말 천사 같이 착하고, 매사 솔선수범하신다. 모든 언니가 궂은 일은 먼저 하겠다고 나선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뽑혀 금메달을 땄다. 2년 뒤엔 도쿄에서 올림픽도 열리는데.
"아시안게임을 통해 아직 아시아에서는 우리가 여전히 1등이라는 것을 체감했다. 그런 걸 느낀 시간이 가슴에 크게 와닿았던 것 같다. 올림픽은 기회가 된다면 나가고 싶지만, 워낙 잘 하는 언니들이 많다. 나 나름대로 열심히 하겠지만,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주니어를 넘어 차세대 성인 국가대표 주역으로도 꼽히는데.
"사실과 다르다. (웃음) 아무래도 주니어 때 주역이어서 주변에서 그냥 띄워주는 것 같다. 성인 국가대표팀에서는 여전히 막내이고, 아직 어려서 언니들에 비해 출전 시간도 많지 않다. 나는 앞으로 주역이 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 단계다."

-핸드볼 선수로서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처음에는 그냥 친구랑 놀고 싶은 마음에 친구 따라 핸드볼을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국가대표''라는 꿈이 생겼다. 마침 중학교 때 여자 핸드볼 대표팀 신화를 다룬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이 나왔다. 그걸 보고 더 태극마크 꿈이 커졌다. 이제 국가대표를 경험해보긴 했지만, 역시 선수의 마지막 꿈은 올림픽 금메달 아니겠나. 2년 뒤가 될지, 6년 뒤가 될지 모르겠지만 꼭 한 번 소망을 이루고 싶다. 그리고 그때까지 내가 핸드볼을 오래오래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삼척=배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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