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핸드볼피플] '핸드볼 여신' 박하얀, 외모보다 빛나는 책임감
작성자
Handballkorea
등록일
2019.02.01
조회수
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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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배영은]
경남개발공사 박하얀
"제가 승부욕이 강하거든요. 앞으로 이기는 경기를 더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경남개발공사 박하얀(26)에게는 ''핸드볼 여신''이라는 별명이 있다. 데뷔 이후 줄곧 여자 핸드볼 최고의 ''얼짱''으로 통했다. 사진보다 실물이 더 아름답고, 뽀얀 피부에 뚜렷한 이목구비가 한눈에 들어오는 미인이다. 하지만 박하얀의 진짜 가치는 외모가 아닌 내면에서 나온다. 만년 하위팀으로 분류됐던 경남개발공사의 약진을 묵묵히 이끄는 것은 물론이고, 주장으로서 궂은일까지 도맡아 하는 책임감도 빛난다.
실제로 박하얀은 경남개발공사의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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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미래에 모두 큰 지분을 차지하는 선수다. 8년간 한 유니폼만 입은 ''원 팀 플레이어''이자 팀 내 최고참이라 더 그렇다. 일간스포츠와 한 인터뷰 내내 자신보다 ''팀'' 이야기를 더 많이 했다. 박하얀은 "지난해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에서 처음으로 시상대에 올랐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그때의 간절함을 잊지 않고 더 잘하고 싶다"고 했다.
- 핸드볼에는 어떻게 발을 들여놓게 됐나.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시작했다. 예전 학교에 육상부가 있었는데, 내가 달리기를 잘해서 정식으로 선수 생활을 하지 않고 경기가 있을 때만 대회에 출전하곤 했다. 그런데 마침 육상부에 있던 체육 선생님이 인창초등학교 핸드볼부 감독님과 친구 사이셨다. ''테스트를 한번 받아 보라''고 소개해 주셨고, 스카우트돼 일사천리로 전학을 가게 됐다."
- 운동신경이 좋았나 보다.
"뛰는 것만 잘했지만, 원래 운동을 좋아하긴 했다. 실은 아버지가 축구선수 출신이셔서 나도 여자 축구선수로 키우려 하셨다.(웃음) 그러다 우연히 핸드볼을 접하게 되면서 아빠도 ''한번 해 보자''고 하시더라. 그렇게 시작했는데, 초등학교 5학년 때 그만둘 뻔한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 고비를 한번 넘긴 뒤 고민하지 않고 계속 핸드볼을 한 것 같다."
- 그 고비는 왜 왔나.
"많이 혼나기도 했고, 훈련량이 워낙 많아서 어린 나이에 체력적으로 버티기 힘들다고 느꼈던 것 같다. 그 이후 고3 때도 한번 위기가 왔는데, 그때는 갑자기 빈혈이 생겨서 경기를 많이 못 뛰었다. 고3은 가장 중요한 시기가 아닌가. 하필 그때 마음대로 뛸 수 없으니 너무 속상했다. 원래 갈 수 있는 실업팀이 몇 군데 있었는데, 그때 출전하지 못해 기회가 많이 없어졌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다."
- 그러다 경남개발공사에 입단했다. 핸드볼은 이적이 잦은데 경남개발공사 한 팀에서만 뛰었고, 최고참이 됐다.
"그렇다. 8년간 경남개발공사에서만 뛰었다. (1993년생인데) 어쩌다 보니 팀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 선수가 됐다. 원래 내 위로 선배 언니들이 많았는데, 매년 많이 이적하다 보니 결국 내가 어린 나이에 주장까지 맡게 됐다."
- 후배들만 있으니 부담스러울 수 있겠다.
"부담을 많이 느낀다. 아직 선배들에게 조언도 구하고 배워야 할 입장인 것 같은데, 이렇게 고참이 돼 후배들을 끌어 줘야 하는 상황이 되니까 부족한 점이 더 많이 느껴지고 힘든 점도 많은 것 같다."
- 그래서인지 센터백과 피봇 구분 없이 출전하면서 궂은일을 도맡아 한다고 들었다.
"내가 승부욕이 많고 경기에 뛰고 싶은 마음도 크다. 어떤 포지션에서 뛰어도 경기에 나갈 수 있으면 좋다고 생각해 가리지 않고 나가고 있다."
- 올해 경남개발공사 경기력이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수 보강이 많이 됐다. 또 원래 선배 언니들이 계실 때는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 간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팀이었다. 지금은 다 한두 살 차로 붙어 있다 보니 단합이 잘되고 마음이 잘 맞아 가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팀이 하나로 잘 뭉친다."
- 후배들은 잘 따르나.
"정말 잘 따라 주고 있다. 내가 주장이고 고참이라고 해서 너무 권위적으로 대하면 괜한 거리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그냥 편한 선배로 다가가려 한다."
- ''핸드볼 여신''이라는 별명이 있다. 외모로 부각이 많이 되는데.
"그것 역시 좋지 않은 부분이 확실히 있다. 내가 실력이 부족한 면을 스스로 많이 느끼고 있는데, ''박하얀은 얼굴로 주목받는다''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으니 그런 부분에 약간 부담감이 느껴지더라. 아직은 핸드볼을 더 잘하고, 더 좋은 선수가 되고 싶은 마음이 훨씬 크다. 마냥 듣기 좋은 얘기만은 아닌 것 같다."
- 핸드볼을 하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은 언제인가.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경남개발공사가 3위를 했다. 내가 작년에 7년 차였는데, 그동안 한 번도 전국체전에서 우리팀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마음이 안 좋았다. 그래서인지 그때 인천시청과 맞붙어 이기고 3위가 됐을 때 가장 보람을 느꼈다. 우리는 대회를 준비하면서 ''진짜 그 한 경기는 꼭 이기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훈련했다. 그런데 그 경기에서 승리하니 정말 큰 뿌듯함을 느꼈던 것 같다. 경기가 끝나고 이겼을 때, 너무 좋아서 선수들이 다 같이 울었다. 시상대 위에 올라가 본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다.(웃음) 그 1승이 여전히, 진짜 크게 다가온다."
- 그때 파란을 일으킨 덕분에 2018~2019 SK 핸드볼 코리아리그 첫 경기에서 인천시청을 다시 만나 또 이겼다.
"그때도 기뻤다. 연달아 이겼다는 게 정말 좋았다. 이미 전국체전 때도 ''올 시즌 리그 첫 경기가 인천시청이기 때문에 체전을 잘 뛰어 놓아야 그 경기에도 영향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 꼭 이겨 놓고, 리그 첫 경기도 이겨서 좋은 출발을 해 보자''는 얘기를 했기 때문이다. 그게 현실이 돼 더 기뻤던 것 같다."
- 지금까지 핸드볼을 해 오면서 가장 감사한 일은 뭔가.
"(한참을 말 없이 고민하다) 정말 고마운 일이 있다. 우리팀은 원래 훈련장이 없어서 체계적으로 훈련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작년부터 홈구장(마산체육관)이 생겼다. 이젠 훈련도 더 많이 할 수 있고, 환경도 여러모로 더 좋아졌다. 그런 점에서 우리 회사 분들과 대표팀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사실 진짜 고마운 사람은 우리팀 선수들이다. 전국체전을 준비할 때 워낙 이를 악물고 준비하다 보니 힘든 시간이 많았다. 팀 내에 말하지 못할 사정도 있었고, 여러 가지가 힘들었다. 그런데도 지치지 않고 끝까지 잘 따라와 좋은 성적을 내준 후배들에게 정말 고맙다. 정말 간절했던 일을 다 같이 이뤄 냈다. 그게 너무 고맙다."
- 올 시즌 본인과 팀의 모습에 만족하나.
"우리팀이 전국체전 이후 선수가 많이 보강됐고, 출발도 좋았기 때문에 솔직히 좀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한 부분도 있었다. 지금까지 잘 싸우다 아쉽게 진 경기가 많아서, 더 그렇다. 심지어 지금은 부상자가 많이 나와서 더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이제 그 선수들이 복귀하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정말 최선을 다해서 승리하는 경기를 더 많이 늘리려 노력하겠다. 나도 더 열심히 해서 힘을 보태겠다."
배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