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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치않는 우생순, \'낡은 그릇\' 아쉬워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08.09.08
조회수
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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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순은 어디로?

【무안=뉴시스】

온 국민에게 환희와 감동을 안겨줬던 한국여자 핸드볼의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이번에도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6일 오전 2008다이소배 전국실업핸드볼대회 3일째 경기가 열린 전남 무안의 목포대 체육관.

이날 2008베이징올림픽 동메달의 주역 오영란(36), 김온아(20), 박정희(32), 문필희(26, 이상 벽산건설), 안정화(27), 송해림(23, 이상 대구시청), 이민희(28, 용인시청) 등 대표선수들이 총출동했지만 관중석은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썰렁했다.

올림픽이 끝난지 보름 밖에 안된 시점에서 열리는 실업대회, 그것도 남녀 대표선수들이 모두 나서는 것이어서 핸드볼 관계자들은 열기가 조금이라도 이어지기를 바랐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팬들이 시내에서 자동차로 30여분 걸리는 한적한 대학 캠퍼스에서 치러지는 경기를 찾기에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어 보였다.

이곳은 오는 10월 열리는 전국체전 핸드볼 경기장으로 사용될 예정이지만, 700석 규모의 좁디좁은 경기장과 열악한 시설 속에서 좋은 경기력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회를 주최한 실업연맹의 한 관계자는 \"올림픽을 치르기 이전부터 무안에서 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정된 사항이어서 장소 변경이 어려웠다\"며 이곳에서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밝혔다.

실업대회야 그렇다고 하더라도 경기장 시설은 전국체전을 치를 정도의 수준까지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통풍구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체육관에서 열기를 빼내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창문을 모두 열어놓는 것 뿐이다.

관중석과 경기장의 간격도 너무 짧아 선수들은 부상의 위험을 안고 경기를 치러야 하는 형편이다.

그나마 임시 전광판을 세워 시간과 점수가 표시되는 것이 다행일 정도다.

이날 오전 경기를 치른 대구시청과 부산시청 선수들은 하프타임 때 가방과 물주전자를 들고 체육관 바깥으로 나와 작전을 짰다.

다음 경기를 위해 대기하던 벽산건설과 용인시청 선수들은 좁은 복도에서 패스를 주고받으며 몸을 풀어야 했다.

이같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각 팀 선수들은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갔고, 감독과 코치들은 마치 결승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악을 쓰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실제 경기 내용들만 놓고 보면 올림픽에서 대표팀이 보여줬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핸드볼의 묘미를 한껏 드러냈다.

하지만 세계 최강의 실력을 자랑하는 선수들의 실력을 담아내기에는 그릇이 너무 낡았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여자핸드볼팀의 한 선수는 \"관심이야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봤기 때문에 괜찮다. 하지만 운동하기에 힘든 이같은 환경에서 경기를 치러야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관련사진 있음>

박상경기자 skpar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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