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유럽팀 격파한 선배들 닮고파”
ㆍ집안일 힘들어도 훈련은 꼬박꼬박ㆍ체격·열정·근성 인정 ‘에이스 찜’  |
| 정신여중 핸드볼팀 임선미가 교내 체육관에서 공을 들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석우기자 |
“수비수를 제치고 슛할 때의 느낌, 너무 신나요.”
단발머리 중학생 임선미(정신여중 2)가 핸드볼을 좋아하는 이유다. 키 163㎝·몸무게 47㎏인 큰 키에 호리호리한 선미가 코트에 서면 유독 눈에 띈다. 아직 솜털이 보송보송하지만 다부진 체격에 힘있는 슈팅을 날리는 모습은 중학생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일품이다. 단박에 에이스임을 알 수 있다.
#준비된 주장
정신여중 문병욱 감독은 일찌감치 내년 주장으로 선미를 꼽았다. 실력이 워낙 출중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성실함 때문이다. 정신여중 핸드볼팀은 아침 7시30분에 등교해 40분가량 운동한 뒤 오전 수업에 들어간다. 공부하면서 고된 훈련을 해야 하기에 많은 선수들이 핸드볼을 그만뒀다.
아침 잠이 많은 선미도 처음엔 무척 힘들었다. 그러나 불평없이 훈련에 참석하면서 기량이 몰라볼 정도로 늘었다. 문 감독은 “운동을 하다보면 과도기가 있다. 이 기간을 이겨내야 한 단계 발전하는 선수가 되는데 대개는 포기한다. 선미는 그 과정을 넘겼고, 요즘 선미를 보면 이렇게 운동을 잘했나 싶을 만큼 깜짝깜짝 놀란다. 성실함이 낳은 결과”라고 칭찬했다.
#“김온아 언니가 좋아요”
선미는 지난 8월 베이징올림픽을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이 뛴다. 한국 선수들이 ‘떡대’ 좋은 유럽 선수들을 차례로 무찌르는 것을 보고 그렇게 통쾌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하면 저도 언니들처럼 점프하고 수비수를 제칠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 선미의 눈이 반짝였다.
좋아하는 선수를 묻자 “제가 센터인데요. 같은 포지션의 언니들은 다 좋아해요. 특히 국가대표팀 김온아 언니처럼 멋진 선수가 되고 싶어요. 제가 할 수 없는 동작을 척척 해낼 때는 너무 신기해요”라며 목소리마저 들떠있었다.
실제로 김온아를 만난 적도 있다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학교 체육관에서 대학팀과 실업팀이 자주 연습게임을 하는데 김온아의 소속팀 벽산건설도 게임을 한 적이 있단다.
“아직은 제가 배우는 단계지만요. 언젠간 제가 가진 모든 능력을 보여주고 인정받고 싶어요. 핸드볼하면 임선미를 떠올릴 수 있도록 좋은 선수가 될 거예요”라며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꿈 많은 소녀, 듬직한 장녀가 될래요
꿈 많은 선미에게 어려움이 있다면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다는 것이다.
일정한 직업이 없으신 아버지 대신 식당 일을 하는 어머니의 경제활동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선미네 식구는 여동생(13)과 쌍둥이 남동생(8)까지 모두 여섯.
어머니가 일 나가시면 동생들을 돌보는 등 모든 가사 일은 선미 몫이고 공부하면서 운동까지 해야 하기에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 정도. 바쁘고 힘들지만 그래도 선미는 늘 밝은 얼굴로 코트에 선다.
어머니 혼자만의 돈벌이로는 여섯식구 살기도 빠듯해 지난해는 학교 급식비를 내지 못해 속을 태우기도 했다. 다행히 교직원회에서 선미의 사정을 알고 도움을 줘 운동을 계속할 수 있었다.
문 감독은 “힘든 상황에서 운동하지만 선미는 언제나 씩씩하다. 신체 조건이 좋고 핸드볼에 대한 애정도 커 곧 핸드볼계의 큰 재목이 될 것 같다”면서 주위에서의 도움만 있다면 ‘내일의 별’로서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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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