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첫날 외출이 허용됐던 남자 핸드볼 대표팀이 다음 날인 2일 오전 태릉선수촌 체력 단련장에 모여 훈련을 개시했다. 오는 16일 크로아티아에서 열리는 제21회 세계남자 핸드볼 선수권 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12월 중순 독일과 스위스를 돌며 유럽 프로리그 팀과의 5차례 평가전에서 전승을 거두고 돌아와 한껏 사기가 드높아졌지만 문제는 노련미로 무장한 해외파가 합류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대신 새롭게 이름을 올린 젊은 선수들의 패기에 기대를 건다.
2007년 주니어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세계 11위의 성적을 이끈 최태섭(47, 성균관대)감독은 의욕적으로 성인 대표팀을 맡았지만 현실은 최악이라며 어두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베이징 올림픽의 여운이 가시지 않아 아직도 선수들 대부분이 허탈감이 남아 있어요. 세계 선수권 대회가 가장 큰 대회이긴 하지만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보다는 확실히 의욕면에서도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올림픽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인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한국의 성적은 그리 좋지 않다. 24개국이 참가하는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1997년 8위가 역대 최고의 성적이었고 전 대회였던 2007년엔 15위에 그쳤다.
당시에 출전 멤버가 조치효(39, 바링겐), 윤경신(36, 두산건설), 백원철(32, 다이도 스틸), 이재우(30, 다이도 스틸) 등 노련한 해외파들이 나서서 거둔 성적인 걸 감안한다면 이번엔 과연 어떤 성적을 거둘지는 상상하기 조차 두려울 정도다.
\"부상도 많고 해외파도 이재우를 제외하고 거의 다 빠지는 상황이라 성인 무대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나서야 합니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세대교체를 생각해야 하는 시점이거든요. 하지만 한꺼번에 하면 전력 손실이 너무 커서 안되는데 자그마치 8명이나 됩니다.\"
최 감독의 걱정과 달리 처음 성인 태극 마크를 달고 뛰게 된 심재복(22, 한체대4)은 다가오는 대회 날짜를 손꼽아 기다리는 눈치였다.
\"유럽 팀들과 평가전에서 저희가 10점차 이상으로 다 이겼거든요. 생각했던 것 보다는 할 만했어요. 해외파 선배님들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습니다.\"
175cm로 핸드볼 선수치고는 단신인 그에게 2m가 넘는 선수들과의 몸싸움을 어떻게 감당하겠느냐고 묻자 그는 \"그들이 내세우는 건 오직 체격뿐이다. 나의 무기는 스피드\"라고 큰소리를 쳤다.
이번 유럽 전지훈련을 통해 공수전환이라든가 2m가 넘는 피봇을 따돌릴 수 있는 협력 수비 포메이션을 소화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최태섭 감독 역시 평가전을 통해 조금씩 구성원들이 손발을 맞춰가면서 예상 밖의 성과가 눈에 띈다며 희망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솔직히 걱정반 기대반입니다. 이번 대회가 다가오는 2010년 아시안게임과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준비하는 출발선인 셈이죠.\"
시작이 반이다. 지난 베이징올림픽 때 비록 8위에 그치며 여자에 비해 올림픽 특수(?)를 누리지 못한 남자 핸드볼이지만 언젠가는 넘어야 하는 과정이라면 세대교체는 지금이 바로 적기(適期)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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