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핸드볼 대표팀의 전용 훈련장인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오륜관에 중년의 남자가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다.
영문 이니셜 \'T.W.CHEY\'. 등번호 22번의 주인공은 최태원(49) 대한핸드볼협회장. 새해를 맞아 남녀핸드볼대표팀을 격려하기 위해 태릉에 들른 최회장은 일부러 유니폼을 가지고 와서 선수들과 함께 어울렸다. 그는 선수들에게 짧은 인사말을 건넨 뒤 성큼성큼 골대 왼쪽으로 걸어가 7m 드로우를 위해 대기하던 선수 한 명 한 명에게 직접 공을 던져줬다. 그는 선수들이 달려와 받기 좋도록 선수 앞에 공을 떨궈주는 노련미도 발휘했다. 이어 직접 7m 드로우 기준선으로 이동, 여자대표팀 김온아(21·벽산건설)의 지도를 받아 공을 던져 멋지게 골망을 흔들었다.
그는 선수들을 향해 \"눈빛이 살아있는 것 같아 보기 좋다. 경기침체라 다들 어렵다고 하지만 여러분이 잘 해줘서 국민들을 웃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서울 종로구) 수송중학교 시절에 나도 핸드볼을 좀 했는데, 오랜만에 공을 잡으니 몸이 예전같지 않다. 앞으로 이런 자리를 자주 만들어 선수들과 친해지고 싶다\"고 말한 뒤 활짝 웃었다.
김온아는 \"가르쳐 드리려고 폼을 잡았더니 \'나도 할 줄 안다\'고 하시더라\"면서 \"협회장이 신년 상견례차 체육관을 찾아 선수들과 어울린 건 처음 있는 일인 것 같다. 친근하게 대해주셔서 우리도 한결 편했다\"고 말했다.
핸드볼 관계자들은 \"선수들을 만나기 전 옆 건물에서 핸드볼 현황에 대한 보고를 했는데, 가만히 듣기만 할 줄 알았던 회장이 계속해서 의견을 제시하는 바람에 30분이던 브리핑 시간이 1시간으로 늘었다. 브리핑이 끝난 뒤 선수 숙소도 직접 돌아보더라. 운동을 좋아해서인지 열정이 대단한 것 같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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