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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핸드볼의 달라진 팀 분위기, 보는 이들도 즐겁다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09.01.20
조회수
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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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로고
ⓒ 국제핸드볼연행
핸드볼

이번에도 국제 무대에 덜 알려진 새 얼굴들이 승리의 주역이 되었다. 약 11개월만에 다시 만난 그들 앞에서 우리 선수들은 더욱 당당하게 실력을 자랑했다.

 

최태섭(성균관대)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남자핸드볼대표팀은 우리 시각으로 20일 이른 새벽 크로아티아 스플리트에서 벌어진 제21회 남자핸드볼 세계선수권대회 B그룹 세 번째 경기에서 쿠웨이트를 34-19(전반 15-9)로 크게 물리치고 첫 승리를 기록했다.

 

작은 고추 심재복, 코트를 휘젓다

 

쿠웨이트는 2006년까지 아시아선수권대회를 3연패한 아시아 남자핸드볼의 전통 강호다. 그런데, 이들이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아시아핸드볼연맹(AHF) 회장국이라는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과 2008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 과정에서는 누가 봐도 부끄러울 정도로 편파 판정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2008년 2월 26일, 이란의 이스파한에서 열린 제13회 아시아남자핸드볼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우리 선수들은 운명처럼 쿠웨이트와 만났다. 결과는 27-21, 여섯 골 차로 한국이 이겼다. 그들의 대회 4연패 꿈을 보기 좋게 허물어버린 것이었다.

 

이번에 크로아티아에서 다시 만난 두 팀은 전반전 점수(한국 15-9 쿠웨이트)만 놓고 봤을 때 이스파한에서의 결승전 모양새를 그대로 떠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후반전 결과가 완전히 다르게 나왔다.

 

이스파한에서는 후반전에 12득점 12실점을 기록했지만 이번 스플리트에서는 19득점 10실점으로 후반 집중력이 훨씬 좋아졌다는 사실을 알려준 것이었다. 김태훈 감독에서 최태섭 감독으로 바뀐 것도 그 이유 중 하나겠지만 더욱 큰 차이는 경기 중 선수들이 매사에 역동적으로 반응한다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밝고 젊은 기운이 생생하게 팬들에게도 전달되는 점이다.

 

치밀하게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베테랑 골잡이 윤경신(두산), 힘이 느껴지는 레프트백 백원철(일본 다이도 스틸), 노련한 문지기 한경태(스위스 오트마) 등이 부상 때문에 함께 크로아티아로 가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세대 교체의 기회가 마련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심에 작은 고추가 떠오르는 센터백 심재복(한국체대)과 레프트백 오윤석(두산), 라이트백 이은호(경희대)가 있다. 특히, 이번 대회 유럽팀의 장신 숲 앞에서도 결코 주눅들지 않고 수준높은 찔러주기를 시도하고 있는 심재복의 활약은 매우 인상적이다. 지난 17일에 같은 곳에서 열린 개막전에서 개최국 크로아티아의 1만 2천 관중들을 놀라게 한 주인공 중 하나다. 안타깝게도 \'26-27\' 한 골 차로 물러나기는 했지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고 할 수 있다.

 

피벗 박중규의 표정만으로도 알 수 있는 팀 플레이의 힘

 

2미터가 넘는 장신이 이번 대회에 한 명도 오지 못한 상황에서 오윤석(196cm)의 등장은 큰 힘이 되고 있다. 더구나 그는 스텝슛도 구사할 정도로 민첩함이 뛰어나 차세대 골잡이로 성장할 가능성이 짙다.

 

여기에 약관의 이은호도 오른쪽 측면에서 기술적인 슛을 터뜨리며 팬들에게 이름을 조금씩 알리고 있는 중이다. 특히, 쿠웨이트 선수들을 상대로 후반전에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친 이은호의 슛 감각은 동료들도 감탄할 정도로 뛰어났다.

 

오른쪽 대각선 방향에서 쓰러지며 상대 문지기를 넘기는 슛 동작은 정말 일품이었다. 그 순간 벤치에 앉아 있던 피벗 플레이어 박중규의 표정에는 흐뭇한 미소와 함께 약관의 아우를 바라보는 놀라움도 비쳤다.

 

박중규의 그 표정을 포함하여 동료들이 작은 동작 하나하나에도 역동적으로 반응하는 적극성이 현재 우리 남자핸드볼 대표팀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경기 내내 체격 조건이 어마어마한 상대 선수들 사이에서 자리 다툼을 벌여야 하는 것이 피벗 플레이어의 운명인데 박중규의 얼굴에는 예전에 봤던 짜증 섞인 표정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공격이 실패하더라도 동료들은 항상 소리치며 격려해 주었고 이러한 풍토는 조직력과 집중력을 자연스럽게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것이다. 선수들의 분위기가 팀 경기력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잘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룹 3위까지 주어지는 메인 라운드 진출권을 위해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우리 선수들은 만 하루 뒤 쿠바와 네 번째 경기를 앞두고 있다. 그 1차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스페인과의 마지막 경기(23일 새벽 2시 30분)도 꼭 잡아야 한다.

덧붙이는 글 | ※ 제21회 남자핸드볼 세계선수권대회 B그룹 20일 경기 결과 / 크로아티아 스플리트

★ 한국 34-19 쿠웨이트

◎ 한국 선수들 득점/방어 기록
문지기 강일구(선방 19개)
심재복 5골, 김태완 1골, 박중규 4골, 오윤석 3골, 유동근 6골, 윤시열 7골, 이은호 3골, 이재우 5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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