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맺힌 사람’이 있어야 굴러가고 발전합니다.”
실업핸드볼연맹 이만석(60·사진) 회장은 핸드볼에 ‘맺힌’ 사람이다. 핸드볼에 관한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제발’이나 ‘반드시’ 등의 수식어가 빠지지 않았다.
그는 “내 평생 소원이 10개라면 그 10개가 다 아마추어 종목인 핸드볼의 프로화다. 10일 시작하는 핸드볼 수퍼리그는 프로화의 첫 단계다. 아무도 못할 거라고 했지만 이제 개막을 앞두고 있다. 제발 성공했으면 좋겠다”면서 간절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해까지 1년에 6~8일가량 열렸던 실업핸드볼대회가 올해부터는 5개월(4~9월)간 열린다. 경기수도 20~30경기에서 90경기로 대폭 늘었다. 남자부에서는 5개 팀이, 여자부는 8개 팀이 참여한다.
이 회장은 “프로야구나 프로축구도 ‘수퍼리그’와 같은 과도기를 겪었다. 늦어도 2012년에는 핸드볼도 프로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핸드볼이 프로화돼서 관중이 보고 싶을 때 언제나 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매출 300억원을 올리는 섬유 수출기업 삼창화섬의 회장으로서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다. 그런 그가 지난 1년간 핸드볼 때문에 아쉬운 소리를 입에 달고 살았다. 다행히 노력은 결실을 보았다. 수퍼리그를 앞두고 그는 메인 스폰서 ‘다이소’를 비롯해 SK·코오롱 등 10여 개의 스폰서를 유치했고, 방송(KBS)과 인터넷(네이버) 중계도 확정했다.
이 회장은 1995년 태릉선수촌 훈련본부장 김성곤씨의 권유로 실업핸드볼연맹 회장에 취임하며 핸드볼과 인연을 맺었다. 2000년부터는 대한핸드볼협회장도 역임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여자대표팀이 은메달을 따내기까지 대표팀과 함께 불암산을 뛰고, 선수촌에서 숙식을 하며 물심양면 지원했다.
그는 2008년 실업핸드볼연맹 회장으로 다시 돌아갔다. 협회장을 역임한 사람이 산하단체인 연맹 회장을 맡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그는 “대구 대륜고 시절 학교의 핸드볼팀 경기를 보면서 빠져들었다. 그때는 음료수를 사다주면서 친구들을 격려했는데 어느덧 한국 핸드볼 발전에도 작은 힘을 보탤 수 있게 됐다”면서 “미쳤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 하지만 국민들이 올림픽 때 선전하는 핸드볼 대표팀의 모습을 보고 ‘역시 핸드볼이야’ 하면서 소주잔을 돌린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눈물이 날 만큼 행복하다”고 말했다.
온누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