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선생님을 처음 이겼잖아요. 진짜 기분 좋네요.\"
22일 2009 다이소 핸드볼 수퍼리그 2차대회 벽산건설과의 경기가 끝난 후 서울시청 임오경 감독의 목소리는 한 톤 높아져 있었다. 여자부 최강 벽산건설을 맞아 31-29로 승리해서다. 하지만 임영철 감독과의 \'사제대결\'에서 첫 승을 거뒀다는 사실이 임오경 감독을 흥분시켰다.
임영철 감독과 줄곧 대표팀에서 사제간 정을 쌓았던 그는 지난해 서울시청 감독으로 부임, 스승과의 숙명적 대결을 펼치게 됐다. \'초보 감독\'이 스승을 이기기는 그리 쉽지 않았다. 지난 2월 2009 SK핸드볼큰잔치 첫 대결에서는 임오경 감독은 30-35로 무릎을 꿇었다.
당시 \"지금껏 이기는 법만 가르쳐 줬지만 이제 지는법을 가르치겠다\"던 임영철 감독에게 그는 \"스승을 무너뜨리겠다. 사제 관계를 떠나 최선을 다하겠다\"고 씩씩하게 맞섰다. 이어 두 달 뒤 수퍼리그에서도 그는 28-34로 또 한번 분루를 삼키며 스승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절치부심의 자세로 22일 청주국민생활관에서 열린 세번째 대결에 나선 그는 템포 빠른 경기운영으로 벽산건설을 무너뜨렸다. \"사제지간이라서 그런건 아니고 이긴게 정말 기쁘다. 특히 오늘은 계속 리드를 지킨 끝에 승리해 정말 기분이 좋다\"며 \"처음 이겼네요. 좋아요\" 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경기 후 임영철 감독은 제자에게 악수를 청했다. 다른 남자 감독들은 이긴 후 좀처럼 여자 감독에게 악수를 청하지 않는다. 임영철 감독은 \"제자한테 졌다고 해도 축하할 일은 당연히 축하해 줘야한다. 제자가 기특하다\"고 말했다.
일간스포츠 온누리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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