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목에는 작은 상처들이 있었다. 경기 중 상대의 거친 손을 피할 수 없어 몸으로 들이밀다가 생긴 상처들이었다. 그 상처는 우승과 최우수선수라는 두 가지 영광을 가져다주었다.
삼척시청이 8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09 다이소 핸드볼 슈퍼리그 코리아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벽산건설을 29-23으로 물리치고 1승1패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49-47로 앞서 초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리그 득점왕에 오른 삼척시청의 센터백 정지해(24)는 경기종료를 알리는 버저가 울리자 그동안 \'아빠\'나 \'삼촌\' 같았던 이계청 감독에게 훈련 중 혼난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고등학교 시절 생긴 왼쪽 무릎 퇴행성 관절염을 달고 있었지만 강호 벽산건설을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린 기쁨을 생각하면 참을만했다.
경기 뒤 인터뷰에 응한 정지해의 목소리는 상기돼 있었다. 목에 난 상처들이 목소리의 높고 낮음에 따라 커졌다 줄었다 했다. 그러나 그는 큰일이 아니라는 듯 살짝 긁어 보였다.
세미프로를 표방하며 치른 첫 대회의 우승 욕심이 컸던 정지해는 \"매 경기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 지난해 핸드볼 큰잔치 MVP 이후 처음 큰 상을 받는다\"고 방긋 웃었다.
기자단 투표로 최우수선수에 선정된 영광은 동료에게 돌렸다. 모두가 5개월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리그를 하면서 부상을 달고 살았고 체력적으로 지친 상태에서 성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는 \"내가 발전한 게 아니라 팀이 발전했다. 너무나 좋아서 더 열심히 했다\"면서 첫 리그제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슈퍼리그는 앞으로 수정, 보완을 거쳐 계속 열릴 예정이다. 그는 \"체력을 보완하면서 자만하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고 챔피언으로의 자존심을 지키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임을 다짐했다.
이어 \"오는 12월 중국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서고 싶다\"고 국가대표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정지해는 그동안 국가대표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경기에 기용된 일은 없다.
옆에서 지켜보던 이계청 감독은 \"관절염 때문에 한 달에 세 차례씩 연골 재생을 돕는 강화주사를 맞고 있다\"며 안타까워하면서도 \"다재다능하고 페인팅에 능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자기 몸 관리가 굉장히 중요하다. 부상을 조심해야 기술과 체력이 좋아진다\"고 정지해를 비롯해 모든 선수의 건강을 염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