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77번 선수 겸 감독 임오경. 10살짜리 딸을 둔 38세의 아줌마 감독이 선수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볐다. 한국 스포츠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다.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실제 주인공인 임오경 서울시청 감독이 2년9개월 만에 코트에 복귀했다. 임 감독은 2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제90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 여자핸드볼 일반부 용인시청과의 12강전에 나서 34대32 승리를 이끌었다.
임 감독은 유니폼 차림으로 벤치에
대기했으나 전반 서울시청이 여유있게 앞서면서 출전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그러나 17-14로 앞선 가운데 맞은 후반 초반 용인시청의 거센 반격이 그녀를 벤치에서 일으켜 세웠다.
후반 7분 20-19로 쫓기자 임 감독은 코트로 뛰어들어갔고, 센터백과 레프트백을 오가며 상대 선수들과 치열한 몸싸움을 벌였다. 박빙의 승부처에서 두차례 7m 스로(페널티 스로)를 얻어냈고, 1득점을 기록했다. 임 감독은
경기장을 나서며 환호하는 관중들을 향해 환한 얼굴로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자신의
플레이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임 감독은 \"분위기를 살리며 선수들에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며 쑥스러운 듯 미소를 흘렸다.
임 감독이 정식 경기에 나선 것은 히로시마 메이플레드(일본) 감독 겸 선수 시절인 2007년 1월 이후 처음이다. 한체대 졸업후 곧장 일본으로 진출했으니 국내
무대는 무려 16년 만이다.
임 감독은 \"주전 피봇인 강지혜가 2주전
손가락이 골절돼 선수가 부족했다. 전반 15분, 후반 20분쯤 뛸 생각이었다\"고 했다. 전국체전을 앞두고 한 달 반 동안 훈련에 집중했다고 했다.
임 감독은 \"평소 병원갈 일이 없었는데
목디스크가 재발해 병원까지 찾았다\"고 했다.
그런데 선수시절 7번을 달았던 임 감독이 77번을 단 이유는 무엇일까. 임 감독은 \"김경미가 내 번호를 달고 싶다고 해 물려줬다\"고 했다.
<스포츠조선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