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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경험은 ‘일어나는 법’도 알게 하죠”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09.11.09
조회수
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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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일본다큐 출연 ‘우·생·순’ 실제 주역 임오경 감독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한국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이 내년 1월 일본 TV를 통해 방영된다.

임오경 시울시청 핸드볼팀 감독

<우생순>의 실제 주역인 임오경 시울시청 핸드볼팀 감독(38)은 영화 방영에 앞서 소개될 다큐멘터리 <우생순> 출연을 위해 지난 주말 일본을 다녀왔다. 그는 최근 YWCA가 주관하는 ‘2009년 한국 여성 지도자상’의 ‘젊은 지도자상’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는 등 생애 최고의 순간을 이어가고 있다.

임 감독은 8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온 힘을 다해 이뤄낸 성공의 기억이 있다면 어떤 어려움에도 다시 설 용기와 희망을 갖게 된다”면서 “매일매일이 ‘우생순’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매일을 ‘우생순’으로 만드는 임 감독의 최대 비결은 부지런함이다. 감독 일을 하는 틈틈이 딸을 키우며 학업(한국체대 대학원)도 계속하고 있다. 전 과목 A학점에 장학금까지 받는다. 아무리 힘들어도 운동과 공부를 하루도 거르는 법이 없다.

YWCA 여성 지도자상 수상은 임 감독에게 ‘여성’으로서의 자신을 새삼 일깨웠다. “수상 소식에 조금 당혹스러웠어요. 사실 운동을 하면서 신체적으로 여자라는 사실이 불편하고 싫었거든요.”

그는 임신 7개월의 몸으로 코트 위에서 뛰고, 갓 낳은딸을 아기 바구니에 담아 경기장으로 데리고 다녔다. 그 아이가 이젠 초등학교 3학년으로 자랐다. 임 감독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여자라는 사실에 처음으로 고마움을 느꼈다. 이 땅의 여성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지도 생각해보게 됐다.

임 감독은 자신이 ‘바닥’을 경험해봤기에 ‘바닥에서 일어나는 법’도 알게 된 것 같다고 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스물네 살 어린 나이에 일본 실업팀 감독으로 스카우트됐어요. 상당한 모험이었죠. 매일 자살을 생각할 만큼 힘들고 외로웠어요.”

그런 만큼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라면 창피나 두려움 따위는 없다. 지난달 전국체전 때, 주전 선수의 부상으로 팀이 패배할 위기에 빠지자 선수로 직접 코트에 뛰어들어 극적인 승리를 일궈내기도 했다. 그는 “한 번 이겨본 선수들은 승리가 주는 기쁨을 알기에 또 이기고 싶어한다”고 했다.

임 감독은 1994년 일본 히로시마로 떠나 2부리그에 있던 히로시마 이즈미(현 메이플 레즈)를 1년 만에 1부리그로 승격시켰다. 96년 플레잉 감독 취임 첫해 우승을 차지했고 이후 14년간 7번의 우승을 이뤄내며 명감독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서울시청팀 창단과 함께 감독을 맡으며 귀국했다.

<경향신문  글 김후남·사진 김기남기자 h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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