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이 심판의 편파 판정으로 16년 만의 올림픽 금메달 사냥에 비상이 걸렸다.
임영철(효명건설) 감독이 이끄는 한국팀은 25일(한국시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 풀리그 1차전에서 심판들의 석연찮은 판정으로 일본에 29대30으로 졌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카타르, 카자흐스탄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는 한 장의 올림픽 본선 티켓이 걸려 있다.
경기 초반부터 빅방의 승부가 펼쳐졌다. 전반 9분이 지나도록 스코어는 3-3. 이후 한국이 한 걸음 도망가면 일본은 한 걸음 쫓아왔다. 한국은 상대의 밀집 수비에 막혀 좀처럼 공격 활로를 뚫지 못했다. 속공도 제대로 먹혀들지 않았다.
한국이 주도권을 잡은 것은 전반 20분쯤이었다. 김온아와 우순희가 돌파에 이은 멋진 점프슛으로 잇따라 일본 골망을 흔들자 400여 한국 교민의 하이톤 응원 소리가 경기장에 메아리쳤다. 스코어는 13-9로 벌어졌다.
전반 중반 이후 심판의 애매한 판정이 잇따랐다. 한국의 공격 흐름이 막히자 일본이 힘을 냈다. 전반이 끝났을 때 스코어는 14-13, 한국의 1점 차 리드였다.
김진수 단장은 하프 타임 때 “심판들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올림픽 티켓을 노리는 카자흐스탄이 심판을 동원해 한국을 견제하는 것 같다”고 잔뜩 굳은 얼굴로 말했다.
후반 들어서도 심판은 한국에 우호적이지 않았다. 한국은 실력으로 일본을 압도할 수밖에 없었다. 후반 11분 심판이 노골적인 편파 판정을 내리자 임영철 감독이 발을 동동 굴렀다. 관중석에서도 야유와 고함 소리가 터져 나왔다.
후반 14분 22초 허순영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허순영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코트를 떠났다. 기세가 오른 일본은 패널티 드로우로 20-20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위기였다. 피봇 허순영은 코트에서 멀찍이 떨어져 관중석에서 붉어진 눈시울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피봇 허순영을 잃자 한국 선수들이 흔들렸다. 기세가 오른 일본은 15분 51초 22-21로 경기를 뒤집었다. 숨막히는 승부는 경기 막판까지 이어졌다. 승부는 경기 종료 4초 전에 갈렸다. 29-29에서 일본은 막판 공격 때 한국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이 패하자 허순영은 무릎에 고개를 파묻었다.
한국은 27일 오후 약체 카타르와 2차전을 치른다.
한편 이전 경기에서는 카자흐스탄이 카타르를 44대14로 물리쳤다.
< 국민일보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