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심판의 지저분한 심리전에 휘말리면 그걸로 끝입니다\"
다음달 1일부터 일본에서 열리는 2008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에 나서는 한국 남자핸드볼대표팀 김태훈(하나은행) 감독이 선수들에게 최대한 침착하게 냉정함을 유지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김태훈 감독은 31일 대회 장소인 아이치현 도요타시 숙소에서 만나 \"아시안게임 비디오를 분석한 결과 심판의 심리전에 휘말리지 않아야 승산이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선수들에게 최대한 냉정하게 판정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이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아시아게임에서 심판들은 옷깃만 스쳐도 휘슬을 불었고 항의성 제스처를 취하면 무조건 2분 퇴장에 벤치에 앉아서 소리를 질러도 자신을 욕하는 것으로 판단해 레드 카드를 내밀기도 했다.
김 감독은 \"경기 초반 터무니 없는 판정으로 우리를 흥분시키려는 심리전에 넘어가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선수들에게 이 점을 계속 주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편파판정에 대한 이미지트레이닝도 실시했다. 김 감독은 태릉선수촌에서 훈련을 할 때 상무와 하나은행을 불러 연습경기를 했는데 상대팀에게 유리한 판정만 하도록 했다.
선수들은 처음에는 어이없는 휘슬에 흥분하며 항의를 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익숙해졌다.
김 감독은 \"편파판정으로 골을 허용할 수는 있지만 우리 실력이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 경기 시간 60분 내내 편파판정으로 일관할 수는 없다. 컨디션도 좋고 훈련량도 충분해 올림픽 본선행 가능성은 밝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에 희망을 주는 소식도 있다.
국제핸드볼연맹(AHF)이 대회 감독관으로 러시아 출신의 알렉산더 코즈코프 경기분과위원장을 파견한 것이다.
코즈코프 위원장은 대한핸드볼협회장을 지낸 김종하 전 대한체육회장과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31일 일본으로 들어오면서 정형균 협회 상근부회장과 같은 비행기를 탔다. 정 부회장은 비행기 안에서 2시간 동안 대회에서 공정한 판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심판진 구성도 낙관적이다. 이번 대회에는 다섯 국가에서 10명의 심판이 초청을 받았는데 독일 심판 2명이 포함됐고 나머지는 이란, 시리아, 레바논 등으로 구성됐다.
김태훈 감독은 \"쿠웨이트나 카타르 심판이 안 와서 천만다행이다. 이란이나 시리아, 레바논 심판들은 편파판정을 하더라도 너무 티가 나게 하지는 않는다. 내일 쿠웨이트전이 사실상 결승전이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