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낮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핸드볼 아시아 지역 예선 1차전 국과 쿠웨이트의 경기가 열린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 도요타스카이홀.
이 경기 이후 일본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경기가 예정돼 있어 경기장은 일본 팬들로 만원을 이루고 있었다.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자 한국을 응원하는 팬들은 본부석 오른편 구석에 자리잡은 100여명의 교포들 뿐이었다.
꽹과리와 막대풍선을 이용해 외롭게 \'대~한민국\'을 외치던 이들의 응원에 수백명의 일본 응원단이 가세한 건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요르단 출신 심판 2명의 어이없는 편파판정이 이어지자 일본 팬들은 자발적으로 한국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외침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고 막대 풍선으로 \'짝짝짝~짝짝\'의 박수까지 홈에서 경기를 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전반이 끝나자 파란색 유니폼을 맞춰 입은 일본 응원단 가운데 한 명이 마이크를 잡아들었다. 그는 \"심판이 엉터리다. 이런 심판을 용서할 거냐? 여러분! 한국의 기량이 더 강하지만 심판 때문에 지고 있다\"고 외치며 관중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후반이 시작되자 심판의 휘슬이 나올 때마다 관중들을 야유를 퍼부었고 후반 10분께 피봇 박중규(두산건설)가 상대에게 파울을 당했는데도 오히려 2분 퇴장을 받으며 벤치로 쫓겨나자 관중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관중석에서 물병이 날아들었고 경기는 5분 이상 중단됐다.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자 국제핸드볼연맹(IHF)에서 파견한 러시아 출신 알렉산더 코즈코프 경기 감독관이 아예 코트에 내려와 심판들에게 주의를 주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심판들은 끝까지 막무가내였다. 쿠웨이트가 반칙을 하면 휘슬을 절대 불지 않았고 경기 종료 2분 전 한국 김태훈(하나은행) 감독에게 옐로카드를 준 데 이어 에이스 윤경신(함부르크)은 아예 레드카드를 주며 퇴장시켜 버렸다.
경기가 끝나고 쿠웨이트 선수들이 코트 중앙에서 얼싸안으며 승리를 자축하자 관중들은 \'우~\'하는 야유를 보냈다. 반면 고개를 숙이고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한국 선수단에는 아낌없이 박수를 쳤다.
가모 세메이 일본핸드볼협회 강화위원장은 \"이런 경기는 처음 봤다. 일본 관중들도 심판의 지저분한 판정을 잘 알고 있다. 심판과 쿠웨이트에 야유를 보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