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 특집 4인 인터뷰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둔 핸드볼 남자 대표팀의 각오는 다른 어떤 종목의 대표팀보다 뜨겁다. 1986년 서울 대회에서 우승한 이래 2002년 부산 대회까지 아시안게임 5연패를 이루었던 남자 대표팀은 지난 아시안게임의 패배를 설욕하고, 다시 정상 자리를 되찾겠다는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올해 2월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바레인을 여유 있게 물리치며 대회 2회 연속 우승하고, 12개 참가국 가운데 유일하게 7전 전승을 거두면서 최강자임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 대회 우승으로 내년 1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도 일찌감치 따냈다. 남자 대표팀 조영신 감독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내년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승기를 죽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아시안게임 엔트리를 확정한 남자 대표팀은 지난 9월 9일부터 23일까지 독일과의 튀니지 전지 훈련을 통해 전력을 완벽하게 가다듬었다. 조 감독은 이번 전지 훈련은 아시안게임에서 맞붙을 중동 팀과의 대결을 대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라고 말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비레인, 카타르까지 13개국이 출전한다. 우리나라 팀은 지난 대회에서도 발목을 붙잡았던 중동 팀을 대비하는 것이 최대 관건인 상황. 조영신 감독은 “전지 훈련을 통해 실전 경험을 쌓았고, 중동 스타일을 대비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현재 선수들의 컨디션과 체력적인 상황은 90% 이상이라고 본다. 이런 상태와 각오라면 아시안게임은 반드시 우승할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특히 윤경신・백원철・강일구 등 베테랑 멤버에 차세대 주역인 박중규・정수영 등이 탄탄한 짜임새를 구성함으로써 신구 조화를 이룬 최정예 멤버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남자 대표팀은 오는 10월6일 시작되는 전국체전을 마치고 10월13일께 소집해서 약한 달간 아시안게임 최종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여자 핸드볼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는 남다르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래 줄곧 세계 정상의 기량을 보여주었고,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우승을 향한 집념으로 온 몸을 던지는 ‘우생순’ 신화가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이후 5연패를 달성해왔기 때문에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6연속 우승은 당연히 우리의 것이라는 기대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복병도 도사리고 있다. 여자 대표팀 이재영 감독은 선수들의 부상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털어놓았다. “이번 독일 전지 훈련에서도 김온아・문필희・이은비 선수 등은 부상으로 참가하지 못했다. 그들의 실력과 경기력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정하지만, 부상 때문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될 것이 걱정스럽다”라고 밝혔다. 때문에 여자 대표팀은 현재 아시안게임 예비 엔트리만 확정한 상태이며, 전국체전을 통해 선수들의 상태를 확인한 후 최종 엔트리를 확정할 계획이다. 얼마 전 독일 전지 훈련에서는 후보 선수들의 기량을 더욱 높이고, 세계 선수들과의 경기 경험을 쌓는 데 주력했다. 이재영 감독은 “우리 대표팀 선수들의 기량이 세계 수준이다 보니, 아시아 선수들과 싸우는 데는 그다지 큰 부담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선수들의 신장이 점점 커져서 몸싸움의 강도가 유럽 선수들과 맞먹을 정도다. 이번 전지 훈련에서 유럽 선수들과의 연습 경기는 이를 대비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라고 밝혔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우리나라의 우승이 점쳐지지만, 홈팀인 중국의 선전도 대비해야 할 부분이다. 이 감독은 이번 대회의 우승을 위해 베테랑 주전 선수들의 활약을 기대하면서도, 젊은 선수도 과감하게 기용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앞으로 우리나라 여자 핸드볼팀이 세계 최강이 되기 위해서는 차세대 선수들이 하루빨리 자리를 잡아 제몫을 해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국가대표팀의 수문장이자 주장을 맡고 있는 강일구 선수는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투지에 불타 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4위에 그친 아픔을 이번 대회를 통해 깨끗하게 씻어내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는 우승 후보다. 도하 아시안게임 때도 그랬지만, 솔직히 쿠웨이트・카타르 쪽에서 심판 매수만 하지 않는다면 금메달은 자신 있다”라고 말했다. 남자 대표팀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이후 5연속 우승을 내달리다 2006 도하 대회에서 편파 판정의 희생양이 되며 4위에 머무르는 등 쓴맛을 보았다. 강일구 선수는 초등학교 3학년 때 핸드볼을 시작해 25년간 오직 핸드볼에 인생을 바쳐왔다. 현재 인천도시개발공사 수문장이자 팀 내 최고참으로 든든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는 여자 대표팀 수문장이었던 오영란 선수와 부부 골키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베이징 올림픽대회 때 함께 뛰었던 오영란 선수는 지난해 은퇴했다. 강일구 선수는 아내 없이 혼자 뛰는 아시안게임에 대해서도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고 털어놓았다. 두 사람이 함께 잘해야 한다는 심적인 부담감도 줄어들었고, 아내가 온 몸으로 매서운 슛을 막아낼때 느껴야 하는 아픔을 느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얼마 전 태어날 딸 동희도 강일구 선수에게는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에게 멋진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크다. 이런 소망 덕분에 강일구 선수는 SK 핸드볼 슈퍼리그에서도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정규리그 MVP로 선정되는 등 최상의 컨디션을 갖추고 있다. 올해의 경우 슈퍼리그와 전국체전, 아시안게임이 연속으로 펼쳐져서, 선수들의 몸 상태와 열의는 더욱 높아져 있는 상태이다. 강일구 선수는 “윤경신・백원철 등 고참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 이번 아시안게임에 좋은 성적을 내겠다. 후배들의 앞날을 위해서도 기필코 아시안게임에서 승리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지난 겨울, 2009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단 정지해 선수는 올해 아시안게임에서도 가장 촉망받는 선수다. ‘우생순 1세대’의 주역인 오성옥의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는 정지해 선수는 소속팀인 삼척시청의 기둥으로 확실히 자리를 굳혔고, 대표팀에서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넓은 시야, 송곳 같은 패싱력, 지칠 줄 모르는 체력 등 센터백이 갖춰야 할 모든 요소를 두루 지니고 있는 그녀는 2009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 이후 기량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득점왕을 차지했던 그녀는 올 시즌 부상으로 출전 횟수가 적었음에도 92점으로 개인 득점 3위에 올랐고, 슈퍼리그 정규 리그의 MVP로 등극했다. 정지해 선수는 “슈퍼리그의 감동이 채 끝나기도 전에, 독일 전지 훈련과 전국체전 훈련으로 쉴 틈 없는 일정 때문에 피곤한 것은 사실이지만, 몸상태는 좋은 편”이라고 밝혔다. 올해의 대미를 장식할 아시안게임을 앞둔 상황에서 선수들 모두 몸상태와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다른 선수들보다 늦게 대표팀에 합류한 그녀는, 국제 대회 경기에 대한 각오가 남다르다. 세계 최강의 선수들과의 몸 싸움을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고, 자신의 이름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시안게임에서는 당연히 우승하리라 확신한다. 그렇다고 연습을 게을리하거나 자만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야만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이후 6연속 우승을 노리는 여자 대표팀은 이재영 감독을 중심으로 주장 우선희, 정지해 등 17명이 최강 전력을 구축해 맹연습을 하고 있다. 실수 없이 경기에 임해서 반드시 우승을 거머쥐겠다는 각오를 불태우고 있다.
글 전유선 기자 사진 윤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