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들이 수준 이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핸드볼 아시아지역 예선 한국-쿠웨이트전이 벌어진 토요일(1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 스카이홀도요타. 경기가 끝난 뒤 로비에서 만난 한 일본인은 심판의 판정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요르단 심판 2명이 경기 내내 일방적으로 쿠웨이트를 지원한 가운데 한국이 20대28로 패하자 안스럽다는 듯 기자기자를 위로했다.
흔히 스포츠를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한다. 스포츠 세계는 역동적이고 승부의 세계는 변화무쌍하다. 여기에는 전제조건이 있다. 심판의 공정한 판정, 불편부당한 경기 운영이 바탕에 있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아시아 핸드볼에는 이런 원칙이 실종됐다. 다른 스포츠 종목에서 볼 수 없는, 각본 있는 드라마가 가능하다.
오후 1시 경기 시작과 함께 2명의 요르단 심판은 끊임없이 한국 선수를 불러세우며 휘슬을 불어댔다. 대한핸드볼협회 관계자들의 거센 항의나 일본 관중의 야유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후반 10분 한국의 박중규가 쿠웨이트 선수의 발에 걸려 넘어졌는데도 심판은 오히려 한국 선수에게 파울을 줬다.
골을 기록했는 데도 직전 상황에서 반칙을 했다며 수차례 노골을 선언했다. 수비 때 한국 선수가 쿠웨이트 선수와 접촉하면 곧장 파울이 날아왔다. 공격 때는 갖가지 이유를 들어 흐름을 끊었다. 후반전 중반 이후 쿠웨이트가 9~10점차로 리드를 유지하자 그때서야 이따금 쿠웨이트 선수들의 반칙을 지적한 정도다.
쿠웨이트의 왕자인 셰이크 아마드 알사바 아시아핸드볼연맹(AHF) 회장의 영향권에 있는 중동 심판들은 오로지 쿠웨이트의 승리만 생각하는 듯 했다.
경기가 끝난 뒤 러시아 출신 알렉산더 코즈코프 경기 감독관은 대한핸드볼협회 관계자에게 \"미안하다. 내가 어떻게 해 볼 수가 없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한 일본핸드볼협회 관계자는 \"너무 어이가 없다. 괜히 돈을 들여 대회를 유치한 것 같다\"고 했다.
터무니없는 판정이 속출하자 다음 경기를 위해 자리를 잡고 있던 일본 관중까지 한국 응원단에 가세했다. 50여명의 한국 응원단의 구호에 맞춰 \"대~한민국\"을 외쳤다. 일본 응원단의 리더는 마이크를 잡고 \"심판이 실수를 하고 있다\"라며 심판진에 야유를 보냈다.
요르단 심판 덕분에 모처럼 한국과 일본이 하나가 된 것이다.
스포츠 테러가 벌어진 1일 스카이홀도요타에서는 스포츠맨십을 이야기할 수 없었다.
< 스포츠조선 민창기 기자 scblog.chosun.com/huel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