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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우생순'에게 돌을 던지랴!

작성자
Handballkorea
등록일
2010.11.28
조회수
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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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한국과 일본의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준결승전이 있은 광공체육관은 경기시작과 동시에 핸드볼 ''붉은악마''의 응원열기로 뜨거웠다. 또한 "쉽게 이길 것"이라는 대부분의 예상 덕에 응원단의 표정에는 여유가 묻어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예상은 예상일 뿐''. 경기 초반부터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하고 있었는데.

 

"일본은 한국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는 자만심의 결과였을까. 한국은 한두 골씩 주고받다가 5-5로 맞선 전반 12분부터 갑자기 무더기 골을 먹었다. 6분 동안 한국은 1점도 넣지 못했고 일본은 나카무라 가오리, 신조 아키나, 이토 아이미, 후지 시오, 외가키 아키에가 돌아가면서 골네트를 흔들었다. 스코어는 5-10, 두 배로 벌어지고 있었다.

 

- (..) ..

붉은악마 응원단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 듯"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공격의 길목에는 항상 일본 수비가 먼저 자리잡으며 루트를 차단하는 바람에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는 한국이었다. ''11-15''의 4점차로 전반전을 마친 한국.

 

후반 들어서도 한국은 반전의 실마리를 잡지 못했다. 일본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나카무라가 두 차례 속공으로 골망을 때려 17-11로 도망치며 기선을 제압했다. 한국은 정지혜가 1점을 만회하며 반격을 노렸다. 하지만 12-17에서 아리하마 유코, 외가키, 다카하시 메구미에게 또 세 골을 잇따라 얻어맞아 점수차는 12-20으로 8점차까지 벌어졌다.

 

''우생순''의 대반격이 시작된 건 경기종료 7분 전..

 

한국은 22-27에서 문필희가 2골, 유은희가 1골을 몰아쳐 순식간에 25-27로 따라붙었다. 후지에게 한 골을 내줬지만 유은희가 26분과 27분 연속골을 터뜨려 27-28로 1점차까지 추격했다. 당황한 일본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경기 종료 1분 전 점수는 28-29로 한국이 1점 뒤진 상황. 한국은 종료 3초를 남기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기 위한 마지막 슈팅을 날렸으나 아쉽게 상대 골키퍼에 손에 막히고 말았다. 경기끝이었다.

 

''29-28''로 한국을 꺽고 결승전에 진출한 일본 벤치와 선수들이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그리고, 이 순간은..

 

여자 핸드볼이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90년 베이징 대회부터 이어온 연패 행진에 종지부를 찍는 굴욕의 순간이었다.

 

그러나..!

 

 

솔직한 말로 "누가 ''우생순''에게 돌을 던질 수 있겠는가". 한국 구기종목 사상 아시안게임 5연패 달성은 물론, 세계 랭킹 4위라는 금자탑을 이어온 주인공들이 누구냐? 그런 소리다. 바로 ''태극낭자'' 한국 여자 핸드볼이었다.

 

1990년, 제11회 북경 아시안게임 우승!
1994년, 제12회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우승!
1998년, 제13회 방콩 아시안게임 우승!
2002년, 제14회 창원 아시안게임 우승!
2006년, 제15회 카타르 아시안게임 우승!

 

그럼, 태극낭자 ''우생순''이 일본에게 불의의 패배를 당한 결정적 요인은 뭘까..?

 

''전술의 부재, 컨디션 난조, 경직된 플레이, 일본전에 대한 대비 부족''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패배 요인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안됐다는 점이다.

 

[이재영(가운데) 감독이 고개를 떨군채 코트를 빠져나가고 있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은 것은 심리적인 영향일 수 있다. 벽산건설의 팀 해체 등 진로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선수들이 이를 악물고 뛰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렇다. 동기부여 및 자긍심 부여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즉 직장이 없어진다는 앞 날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선수가 혼신을 다한 플레이를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 

 

 

그렇지만, 더욱 중요한 건..!

 

하루전의 패배를 거울삼은 영원한 ''우생순'' 한국 여자 핸드볼은 다시 일어섰다는 것.

 

26일, 카자흐스탄과 동메달을 놓고 겨루는 마지막 경기에서 벤치 분위기는 밝았다.

 

[문필희(오른쪽, 벽산건설)가 상대 공격을 적극 마크하고 있다.]

 

왜..?

 

[문필희가 득점력 높은 점프슛을 시도하고 있다.]

수비력도, 공격력도, 전술도 모든것이 다시 살아난 느낌. 경기 초반부터 카자흐스탄은 적수가 되질 못했다.

 

앗! 그런데 이건 무슨 상황..?

 

- 우선희..

 

- 너 거기 멈춰~

 

주심..

 

- 카자흐스탄 18번..

 

- 너, 퇴장~

 

마지막으로..

 

''개그우먼'' 김신영 버전.

 

- 그래 이것들아..

 

- 나, 김신영 닮은 김온아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 날 막지 말란 말이야~

흡사 개그우먼 김신영의 헤어스타일을 닮은 벽산건설 김온아가 파워 넘치는 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결국, 한국 여자 핸드볼은..

 

[카자흐스탄을 꺽고 동메달을 차지한 여자 핸드볼 선수들이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카자흐스탄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시종 우위를 내주지 않은 채 ''38-26''의 여유있는 승리를 거두며 동메달이라는 유종의 미를 거뒀다. 복병 일본에게 패한 슬픔을 잊고 다시 ''우생순''으로 돌아간 그들의 최선을 다한 마지막 모습, 26일 오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이 열린 광동체육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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